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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출 한반도 古書 5만여권 목록 집대성

한부울 2008. 8. 23. 01:57

일본 유출 한반도 古書 5만여권 목록 집대성

연합뉴스 2006-05-10 오전 9:24:51

 

한국학 이정표 평가..도야마대 후지모토교수

유일본 다수 발굴, '문화재 반환' 요구 근거


일본으로 유출된 한국 고서 5만여권의 목록 이 한 일본인 학자의 일생에 걸친 작업 끝에 집대성됐다. 일본 조선서지학 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후지모토 유키오(藤本幸夫.65) 도야마 (富山)국립대 교수는 그 결실로 '일본 현존 조선본 연구' 중 첫 권인 '집부'(集部.개인문집)를 지난달말 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고려말부터 조선시대 전체에 걸쳐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네진 방대한 양의 고서를 확인, 일목요연하게 분류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국학 연구사의 획기적 이정표로 학계는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들 고문서에는 조선통신사의 전수 등 한반도의 선진문물 전래 차원에서 건네진 것 외에 임진왜란 등 전란과 일제시대를 거치며 사실상 약탈된 것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우리 정부의 '문화재 반환' 요구의 근거로도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목록에는 고서의 저자와 판본, 각수(刻手.판목을 새긴 사람), 장서인, 종이질, 활자, 간행연도 등 서지학적인 정보가 망라돼 책의 성격과 내용을 한눈에 짐작할 수 있도록 했다.


후지모토 교수는 한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1970년부터 궁내청 도서관과 동양문고, 국회도서관, 도쿄대, 교토대, 게이오대 도서관 등 일본 내 대형도서관은 물론 지방의 공.사립도서관과 개인서고, 영국 대영박물관, 대만 고궁박물관 등 100여곳의 도서관을 샅샅이 훑어 육안으로 책을 확인하고 목록을 옮겨적는 방식으로 작업을 마쳤다.


이번에 교토대 출판부에서 나온 첫 권인 '집부'(1천350쪽)에는 3천여종 1만권 이상의 개인문집 목록이 수록됐다.


특히 조선전기 성리학자인 김종직(金宗直)의 문집인 '이장길집'(李長吉集) 1권 1책, 안평대군의 문집인 '비해당선반산정화'(匪懈堂選半山精華) 6권2책, 조선 전기 문신 강희맹(姜希孟)의 문집인 사숙제집(私淑齎集) 17권4책,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金麟厚)의 문집인 '하서선생집(河西先生集) 13권13책 등 한국에는 없는 일본 유일본과 최고본, 선본(善本) 등 귀중한 문집이 다수 발굴돼 목록에 포함됐다.


후지모토 교수는 중국의 고서분류법에 따라 경(經.경전).사(史.역사), 자(子.자전), 집(集.문집)별로 일본 내 한국 고서의 목록을 만들었으며 경.사.자를 집대성한 성과는 내년 이후 차례로 발간할 계획이다. 또 색인집과 도록, 증보판 등도 출간하기로 했다.


후지모토 교수는 1967년부터 3년간 서울대에 유학하면서 언어학과 국어국문학을 공부했다. 한문과 문헌에 관심이 많던 그는 당시 서울대 규장각 등에서 고서를 접할 기회가 많았으며 귀국 후 일본의 조선 어학관계 고서를 발굴하기 시작하면서 대상을 고서 전반으로 확대, 일생이 소요된 대장정에 발을 디뎠다.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후지모토 교수는 "일본 전국을 돌아다니며 책 한권을 확인하는데 이틀, 사흘씩 걸리곤 해 시간이 부족한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하지만 전체 유출본의 95% 가량을 찾아내 목록화한 만큼 이 작업이 조선학을 공부하는 세계 여러 나라 학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경희(교토대 문학부 박사과정)씨는 "후지모토 선생은 지난 35년간 일본 각지를 직접 다니며 고서를 한권 한권 직접 열람한 뒤 목록을 정리했다"며 "일본에 소장된 한국 고서와 관련한 기초적인 자료는 모두 정리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했다.


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