最古 한글금속활자 확인…“1461년 세조때 제작”
[경향신문] 2007년 01월 04일(목) 오후 06:28
현전하는 금속활자 가운데 가장 오래된 한글금속활자가 무더기로 확인됐다.
특히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발명했다는 시기(1455년 쯤)와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활자, 그것도 한글활자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4일 “박물관 소장 금속활자 752자를 촬영·고증한 결과 1461년(세조7년) 때 만든 것으로 보이는 활자 30자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박물관측 분석결과 활자 대부분은 1668년 제작된 무신자(戊申字)로 찍은 언해본(諺解本)에 쓰인 활자들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30자는 활자의 형태와 글씨체가 언해본 활자와 달랐다. 금속활자의 성분 비중면에서도 차이가 났다.
박물관측은 세조가 불교진흥책을 펼치면서 1461년 펴낸 ‘능엄경언해(稜嚴經諺解·불교경전 능엄경을 번역한 책)’의 활자와 문제의 활자들을 비교한 결과 거의 일치한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물론 금속활자 최초발명국인 우리나라에서는 직지(1377년)와 계미자본(1493년), 갑인자본(1434년) 등 남아있는 금속활자본은 있었다. 하지만 한글과 한자를 막론하고 임진왜란 이전의 ‘활자’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었다.
이재정 학예연구사는 “일반적으로 금속활자는 오래 쓰면 마모되기 때문에 녹여서 재활용됐다”면서 “이런 특성 때문에 활자의 경우 17세기 이전의 것은 없다고 알려져 왔다”고 전했다. 그는 “때문에 이번에 확인된 이 활자들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일한 활자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기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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