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동포

사할린 탄광촌에서 온 ‘분노의 편지’

한부울 2007. 1. 2. 21:23
 

사할린 탄광촌에서 온 ‘분노의 편지’

[연합뉴스] 2007년 01월 02일(화) 오후 03:39


"사할린주한인협회 지원 중지해달라"(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2일 아침 대한적십자사와 재외동포재단, 주블라디보스토크 한국총영사관, 연합뉴스에는 사할린 탄광촌에서 보낸 편지 1통이 도착했다.

러시아 사할린주 돌린스크시 지역한인회 김부윤 회장이 주민 8명의 서명을 받아 팩스로 보낸 이 서신에는 '사할린주 한인회장이 물러날 때까지 사할린 주 한인협회에 대한 한국정부의 지원을 중지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이런 서신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교포단체 실태가 부끄럽고 또 죄송스럽기도 하지만 도움을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간청했다.

지난해 8월29일에도 유사한 내용의 편지가 사할린 '청춘' 한인청소년예술단 김부자 단장의 명의로 4개 기관에 동시에 전달됐다.

이들 서신에 따르면 사할린 한인회장 B씨가 지난해 11월26일 선출된 돌린스크 한인회장을 인정할 수 없으며 이 사람이 한인회장이 되면 어떠한 지원도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주민들은 "신임 돌린스크 한인회장은 학식도 풍부하고 매우 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며 "(B 회장의 태도는) 지역주민들의 의사를 전적으로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B 회장 한 사람 때문에 사할린 한인단체들이 서로 갈등을 일으키고 단결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지원금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B회장에게 더 이상 지원을 한다는 것은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부자 단장의 서신은 B 회장의 사할린한인문화센터 운영과 관련한 탄원의 성격이었다.

김 단장은 "한인문화센터는 후세들에게 한국문화, 전통. 예절을 가르치는 단체나 전시물이 들어있어야 하는데 여관, 레스토랑, 사무실 등만 들어섰다"며 "문화센터가 아니라 비즈니스센터에 불과하다는 사할린 한인들의 원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게다가 B회장은 '청춘'예술단과 사할린예술단, 주이산가족협회, 돌린스크시 한인회를 사할린주 한인운영위원회에서 빼버렸다"며 "B회장은 수년 동안 사할린 한인사회를 분열시키며 갈등만 조장했다"고 탄원했다.

실제로 대한적십자사는 주이산가족협회에 따로 운영비를 지급하던 것을 사할린주 한인협회에 종합적으로 지원해 사용토록 했지만 정상 운영이 되지 않는 등 한인협회의 파행 운영으로 이산가족 사업이 지장을 초래하자 다시 별도로 지원하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에도 이같은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사할린주 한인협회에 계속 지원을 하고 있는 상태다.

재단 관계자는 "동포들의 단합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한인회 창구를 일원화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