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동포

ABC 방송 '월드 뉴스' 진행자는 한국계

한부울 2007. 2. 22. 22:07
 

ABC 방송 '월드 뉴스' 진행자는 한국계

 

소냐 크로퍼드씨, 한국서 태어나 고교졸업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760만명이 시청한다는 미국 ABC방송의 '월드뉴스' 주말 진행자는 한국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졸업을 한 뒤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계 혼혈 여성인 것으로 밝혀졌다.

22일 미주 중앙일보에 따르면 한국말이 유창한 주인공은 소냐 크로퍼드(35) 앵커우먼. 그는 미국인 선교사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스탠퍼드 대학에서 정치학과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다.

크로퍼드 씨는 NBC 방송 로스앤젤레스 지사에서 3년간 PD로 근무했으며 'TV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에미상을 받았다. 당시 '데이트라인 NBC'라는 프로 중 한 코너를 맡아 O.J. 심슨 재판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그는 2002년 가을 ABC 방송 워싱턴 특파원으로 부임했고, 4년 동안 새벽과 밤 근무를 거쳐 이달 초 부터 주말 방송을 맡고 있다.

크로퍼드 씨는 "라디오 방송 기자 시절에는 빠르고 정확하게 글 쓰는 법을, 방송국 PD 시절에는 신선한 기획력, 효과적인 프로그램 제작법 등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의 방송계 입문은 한국의 고교 2학년 때. 라디오 방송에 1주일간 특별 DJ로 출연하면서 팝송 영어 가사를 한국말로 재치 있게 소개해 주목을 끌었다. 이를 계기로 KBS ' 전국은 지금' 프로에서 '영어 한마디' 코너를 맡아 활약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에는 리포터로도 활약한 그는 국제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스페인어를 배워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도 리포터로 일했다.

학교에서도 연극반 단원, 학교 신문사 편집장, 농구. 배구팀의 치어리더로 활동하는 등 '활동파' 학생이었다.

슈퍼볼 영웅 하인즈 워드를 비롯해 영화배우 문 블러드굿, 모델 우르슐라 메이스 등 한국계 혼혈들의 성공 뒤에는 어머니의 뒷바라지가 있었듯이 크로퍼드 씨도 마찬가지다.

그는 "어머니는 항상 제게 많은 일을 해보라고 조언해 주셨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장차 무슨 일을 할지 결정하기 전에 가능한 많은 경험을 쌓아보라고 말했다"며 "어머니한테 항상 감사한다."고 말했다.

크로퍼드 씨는 그러나 1년 후, 5년 후의 계획을 세워본 적이 없다고 한다. 이유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게 전부"이기 때문.

여성 앵커로써 현재 그의 소망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들을 많이 소개하는 것이다. 시청자들이 '아, 나처럼 평범한 사람도 저런 좋은 일을 하는구나.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기 위해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