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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찰 원더풀”..한류 테마로 부상

한부울 2006. 10. 19. 20:43
 

"한국 경찰 원더풀”..한류 테마로 부상

[세계일보] 2006년 10월 19일(목) 오후 08:14


 

“역시, 우리가 한수 아래였구나.” 18일 경기 용인 경찰대 국제과학수사과정 강의실. 수업을 경청하던 태국 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실 소속 경찰 간부 10명의 입에서 동시에 “아∼!” 하는 탄성이 터졌다.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이용한 우리 경찰의 통신추적 수사기법의 설명을 듣고 너나없이 감탄사를 쏟아낸 것. 태국 과학수사연구실의 나타논(57) 경무관은 “비슷한 장비를 쓰면서 전혀 다른 수사 결과를 내놓다니 한국 경찰과 태국 경찰의 수준차가 확연히 느껴진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경찰의 수사기법을 배워보고 싶다는 세계 각국 경찰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최근 서울 서래마을 프랑스인 영아사건을 계기로 능력이 다시 검증된 유전자 감식기술에서 사이버범죄 추적 요령에 이르기까지 외국 경찰은 영역을 가리지 않고 우리 경찰에 ‘과외학습’을 요청하고 있다. 오는 21일로 창설 61주년을 맞는 우리 경찰의 수사능력은 이제 세계 각 나라 경찰의 벤치마킹 대상이 돼 ‘한류’의 한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대에 따르면 지난해 이곳에서 우리 경찰의 수사기법을 배우고 돌아간 외국 경찰은 15개국 50명이었고, 올해는 연말까지 60여명이 방문할 계획이다. 나라별로는 중국, 인도네시아, 이집트, 콜롬비아, 과테말라, 파푸아뉴기니 등 아시아권은 물론이고 남미와 아프리카, 중동 지역까지 망라하고 있다.


경찰대는 이들에게 맞춤식 교육을 통해 수사기법을 전수하고 있다. 가령 전쟁 이후 재건작업이 한창인 이라크의 경우 도시재건과 범죄예방 등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범죄현장에 남은 흔적들을 모아 범인의 신상을 추정하는 범죄심리분석기법인 ‘크리미널 프로파일링’과 범인의 신발 자국이나 차바퀴 흔적을 뜨는 ‘족·윤적 채증’ 기술 등도 나라별 실정에 맞춰 전수된다.


정식 교육 대신 국립과학수사연구소나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경찰수사연구소와 같은 수사현장을 직접 체험해 보겠다는 외국 경찰도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엔 지난해 미국, 프랑스, 캐나다 등 38개국에서 경찰 135명이 현장견학을 왔고 올해는 9월 말 현재 41개국서 100명이 다녀갔다.


경찰청 손창완 홍보과장은 “한국 경찰이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것은 2004년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 피해현장에서 탁월한 과학수사력 보여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손 과장은 “당시 물속에 잠겨 있던 쓰나미 희생자들의 손이 퉁퉁 부어 있어 각국 법의학팀은 지문 채취조차 못해 우왕좌왕했지만 우리 경찰은 단 3분 만에 지문을 떠냈다”고 전했다.


이처럼 한국의 수사기법을 배워가는 외국 경찰은 해당 국가에서 선발된 수재급 인재들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경찰은 설명하고 있다.


경찰대 조현진 경위는 “외국 경찰에 대한 교육은 사실상 친한파 경찰을 육성하는 것”이라며 “이들은 장차 한국과의 국제범죄 수사공조에 적극적일 뿐 아니라 현지 교민 안전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