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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에 대한 환멸감 몰아내겠다"-수락연설전문

한부울 2006. 10. 14. 16:01
 

반기문 "유엔에 대한 환멸감 몰아내겠다"

[뷰스앤뉴스] 2006년 10월 14일(토) 오전 09:07


만장일치로 8대 유엔 사무총장 선출, "북한이 초청하면 방북"

반기문 외교통상장관(62)이 13일 오후(한국시각 14일 새벽)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제8대 유엔 사무총장에 공식 선출됐다.


이에 따라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인으로서 두 번째 유엔 사무총장 시대가 개막됐으나, 북핵 위기라는 난제가 그의 지도력을 시험할 전망이다.


박수와 환호성 속에 사무총장 선출


반 장관은 14일 라셰드 알 할리파 총회 의장의 제의로 1백92개 회원국으로부터 표결 없이 박수로 제8대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은 “반 장관이 이날 유엔 총회 전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선출됐다”며 “반 장관은 최근 터진 북한의 핵실험 파문의 와중에 외교통상부 장관으로서 한국의 유엔 대표단을 이끌며 상황을 해결하는 노력의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던 만큼, 향후 그의 역할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도 “반 장관이 전 회원국의 합치된 지지로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됐음을 알리자 총회장이 박수와 환호성으로 가득 찬 축하의 목소리로 가득했다”고 총회장 분위기를 전했다.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반장관의 선출을 축하하면서 "반장관은 세계 모든 지역과 국가의 감성에 조화된, 진정한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인물"이라고 치하했다.


반 장관은 내년 1월1일부터 정식 임기를 시작하며 연간 예산 50억 달러와 9만2천여명의 평화유지군 등 유엔행정을 총괄하게 되며 특히 오랜 기간 난제로 지적돼온 유엔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반기문 "유엔에 대한 환멸감 몰아내겠다."


반 장관은 이날 수락연설을 통해 유엔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장관은 "유엔의 역할이 사상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에 유엔 총장을 맡게 됐다"며 “유엔헌장 하에서 주어진 권능을 최대한 할용 해 유엔의 3대 책무인 평화와 발전, 인권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장관은 이어 “이전 세기 유엔의 역할이 국가간의 분쟁을 예방하는 것이었다면 새로운 세기 유엔의 역할은 새로운 도전 속에서 인도주의가 보다 잘 증진될 수 있도록 국가간 시스템이 강화되는 것”이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일에 대한 책임과 조화, 상호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사무국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유엔의 중재 역할 강화와 총회 권능 확대, 사무국의 관료주의 최소화, 전문성 제고 등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면서 유엔의 태만과 부당한 행동에 대한 환멸감을 몰아내겠다.”며 “유엔의 원칙과 목표를 소리 내어 강조할 필요 없이, 단지 일상 속에서 단계별, 사업별, 임무별로 그것에 따라 살아나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반장관은 또 “유엔 사상 두 번째 아시아 출신 총장이라는 점에서 아시아의 가치에 주목해 달라”며 "아시아는 겸손을 미덕으로 여기는 지역이나 이는 헌신 또는 리더십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소란하지 않게 일을 추진하는 조용한 결단력을 의미한다. 이는 아시아의 성공의 열쇠이자 UN의 성공의 열쇠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해, 유엔이 직면한 각종 난제를 합리적 대화와 결단을 통해 차분하게 풀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반 장관은 곧바로 인수 인계팀을 구성해 사무총장 취임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며 임기는 내년 1월1일 시작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5년 후 연임이 가능하다.


반기문 "북한이 초청하면 방북하겠다"


유엔 사무총장이 된 반기문 장관의 첫 번째 난제는 북한 핵실험으로 위기가 고조된 북핵 위기가 될 것이다. 특히 반 장관은 북 핵 위기의 한 당사국인 우리나라 출신의 사무총장인 만큼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세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반 장관은 사무총장 취임에 앞서 북 핵 위기 타결에 적극 나설 의지를 밝히며 "북한이 초청하면 당연히 방북하겠다."고 말해, 향후 북핵 문제에 전면 나설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균형점 찾기'이다. 특히 북핵 문제에서는 대북 대응책을 놓고 미-일과 중-러-한국 등이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어 균형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반장관이 정식으로 유엔 사무총장으로 집무하는 내년 1월 상황은 지금과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미국의 여당인 공화당이 참패해 의회 주도권을 야당 민주당에게 넘겨주게 될 경우 조지 W. 부시 미대통령도 일방 주의적 대북정책을 추진하기 힘들어지고, 그럴 경우 종전과 다른 대북해법을 모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런 상황이 반 장관에게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북핵 위기를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할 지도 모르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가능할 경우 또 다른 지구촌 위기에 이란 핵 문제 등도 함께 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 수락 연설


유엔이 본인을 제8대 유엔사무총장으로 임명해주신 것을 겸허히 수락하며, 본인을 지지해 준 모든 회원국 지도자와 국민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본인은 역대 사무총장들의 전철을 밟고 있는 바, 그들도 유엔 역사상 하나의 중요한 시점에서 이 순간을 맞았으며, 유엔의 앞날에 대해 심사숙고했을 것임. 역대 사무총장 개개인은 인류의 가장 숭고한 가치와 열망을 지켜내는데 있어 중요하고도 길이 남을만한 공헌을 하여왔습니다.


특히 아난 사무총장은 유엔을 세계 평화와 번영 그리고 인류의 존엄에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만드는 의욕적인 과제를 창출한 바, 이는 그의 용기와 비전 덕분이며, 본인은 그의 유산을 계승해 나갈 것입니다.


놀랄 만큼 민첩하게 유엔 회원국들이 차기 사무총장 임명을 완수함으로써, 본인은 두 달이라는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본인은 금주를 유엔 개혁과 활성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논의하는 데 할애할 것이며, 여러분들의 관심과 기대, 그리고 충고에 귀 기울일 것입니다.


본인은 40년 전 유엔을 위해 헌신한 우탄트 사무총장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아시아인으로 유엔을 이끌게 된 것을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차기 사무총장을 아시아에서 선출토록 한 것은 아주 적절한 것으로, 아시아는 역동적이고 다양하며, 세계에서 보다 큰 책임을 수임하기를 열망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는 겸손을 미덕으로 여기는 지역입니다. 그러나, 이는 비전 및 목표에 관한 것이 아닌 하나의 태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헌신 또는 리더십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소란하지 않게 일을 추진하는 조용한 결단력을 의미합니다. 이는 아시아의 성공의 열쇠이자 UN의 성공의 열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유엔은 진정 그 수단에 있어서는 겸손하나 가치에 있어서는 그렇지 아니합니다. 우리는 말에 있어서는 더욱 겸손해야 하나, 실천에 있어서는 그러하지 말아야 합니다. 유엔의 진정한 성공의 수단은 우리가 얼마나 많이 약속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해 실행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유엔의 원칙과 목표를 소리 내어 강조할 필요 없이, 단지 일상 속에서 단계별, 사업별, 임무별로 그것에 따라 살아나가면 될 것입니다.


유엔의 활동에 대한 급격한 수요 증가는 유엔의 변치 않는 적실성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발전시키는데 있어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유엔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는 바, 과거 유엔의 핵심적 활동이 국가간 분쟁을 막는 것이었다면, 새로운 세기에 있어 유엔의 임무는 국가간 시스템(inter-state system)을 강화함으로써 새로운 도전 하에서 인류의 복리를 증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발칸 반도에서부터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에 이르기까지 효율적인 선정(good governance)의 부재로 인해 인권이 파괴되고 인도적 원칙이 포기되는 것을 목격해왔습니다.


우리는 유엔이 구현하고 있는 “우리는 국민(we the peoples)"이라는 목적을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 있고 책임감 있는 국가들이 필요하며, 이와 더불어 평화(peace), 개발(development) 및 인권(human rights)이라는 유엔의 세 개의 축이 공히 진전되지 않는다면 인류의 복리는 증진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세계의 평화, 번영 및 존엄으로 향하는 길은 많은 함정들이 있읍니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본인은 유엔 헌장과 회원국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최대한 활용토록 할 것이며, 가장 취약한 국가들의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하고 세계 안보와 지역 안정에 대한 위협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책임을 실현하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는 유엔의 점증하는 임무 및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아난 사무총장의 과감한 주도하에 유엔 역사상 가장 대대적인 개혁을 시도해 왔으며, 이는 회원국과 사무국 모두의 관심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행보를 계속해야 하며, 천년개발목표, 평화유지활동의 확대, 테러리즘․대량살상무기․핵 비확산․에이즈․환경 악화 등에 의한 위협 및 인권 강령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적, 제도적, 지적 자원을 결집하여, 이를 적절히 조직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타인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유엔이 대표하는 가치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개혁하고자 함을 기억해야 하며, 그 미래를 믿기 때문에 개혁하고자 합니다.


우리 공동의 노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유엔의 사업 및 목표에 대한 믿음뿐만 아니라 상호간의 믿음도 새로이 해야 합니다. 우리는 유엔 조직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에 대해서도 더 요구해야 합니다.


불신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보다 심층적인 대화가 요구될 것임. 우리는 일거에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현명하게 선택하고, 투명하고 유연하면서도 정직하게 일한다면, 몇몇 분야에서의 진전은 보다 더 많은 분야의 진전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오직 회원국들만이 유엔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바, 본인은 언제든지 도움과 활력을 필요로 하는 곳에 있을 것입니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본인의 행동은 공개적이고, 접근가능하며 책임감이 있을 것임. 본인은 의견과 비판을 자유롭게 교환하면서 컨센서스 형성을 추구할 것입니다. 아이디어와 제안에 대한 솔직하고 공개된 경쟁을 통해서만이 우리는 세계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보다 나은 방법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임. 본인은 모든 기여국들을 접촉함에 있어 접근하기 쉽고,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입니다.


특히 유엔이 일반인들에게 보다 친숙해질 수 있도록 시민 사회를 광범위하게 대화에 포함시켜 나갈 것인 바, 유엔의 대의(good)인 세계 시민을 표방하는 지지 그룹, 재계 및 여타 기구들의 지지 및 의견을 수렴해 나갈 것입니다.


본인은 사무총장 임기중 가교 역할 및 대립 근절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며, 지금까지 본인이 발휘해 온 조화의 리더쉽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도 지속적으로 추구해 나갈 것입니다.


본인은 유엔의 운영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질 것임. 회원국들은 유엔의 임무를 설정하고 자원을 제공하는 바, 그 자원들이 현안을 해결하기에 충분치 못하다면, 본인은 회원국들에게 주저함이 없이 그렇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무국이 일단 임무를 수임한다면 우리는 그 임무 달성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만 할 것입니다.


본인은 위험과 개인적 희생에도 불구하고 유엔을 위해 헌신하는 유능하고 헌신적이며 용기 있는 모든 이에게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인은 그들에게 지지와 헌신과 유대를 약속함. 그들에게 최고 수준의 직업정신과 신의를 갖도록 하면서 자긍심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본인 임기 중 하나의 중요한 목표가 될 것입니다.


사무국 개혁의 목표는 징계하는 것이 아니라 보상하는 것으로써, 그들의 재능과 기술, 경험 및 헌신이 충분히 발휘되고 적절히 활용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사기 진작을 위한 성과에 대한 보상, 직원의 행동 또는 태만에 대한 문책 및 고위직에 있어서의 성별의 균형 추진 등을 사무국 직원 선발시 제시할 것입니다.


사무총장으로서 본인은 완벽하지 않으며, 따라서 결점 보완을 위해 여기 계신 모든 대표들의 아낌없는 지지와 협력 및 신뢰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본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최선을 다하여 여러분에게 봉사할 것을 약속합니다. 본인은 겸손하게 최상을 추구해 나갈 것이며, 타의 모범이 될 것입니다. ‘약속은 지키기 위해 있는 것이다’는 것이 본인의 평생의 모토로서, 약속을 실행하는 유엔이 되도록 모든 기여국들과 함께 일하면서 이 약속을 지켜나갈 것입니다.


본인은 지금 이 자리에 본인을 있게 해 준 모국과 한국 국민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느끼고 있음. 전쟁의 상흔으로 얼룩진 한국에서의 청년기부터 막중한 책임을 띤 이 연단에 서기까지는 긴 여정이었습니다. 이는 유엔이 우리 국민들의 암담했던 시절 함께 있었기에 가능한 여정이었읍니다. 유엔은 우리에게 희망과 양식, 안전과 존엄을 주었으며, 보다 나은 길을 보여주었습니다. 따라서 본인은 지금 오랜 동안 여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민들에게 유엔의 깃발은 미래의 보다 나은 삶의 상징이었습니다. 1956년 냉전이 한창인 시절 12살 초등학생이었던 본인은 당시 함마슐드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될 메시지를 낭독하도록 재학생 대표로 선발되었습니다. 우리는 함마슐드 총장에게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하여 투쟁하고 있는 멀고 먼 한 나라의 국민을 도와주도록 요청하였습니다. 당시 본인은 그 메시지의 심오한 의미는 거의 이해할 수 없었으나, 유엔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50년이 지난 지금, 세계는 보다 더 복잡해졌으며, 돌보아야 할 더 많은 행위자들이 있습니다. 그동안 본인은 무수히 세계를 여행하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 준다는 면에서 유엔의 성공에 고무되었습니다. 또한, 유엔의 실패의 현장에서 가슴 아팠는 바, 너무나 많은 곳에서 유엔의 태만과 시의적절하지 못한 행동에 당황스러웠고, 이러한 환멸감을 몰아내기로 결심한 바 있습니다.


본인은 유엔이 청소년들을 위한 보다 나은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그들이 성장하면서 깨닫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사무총장으로서 본인은 그들의 희망을 포용하고 그들의 호소에 귀 기울일 것입니다.


본인은 낙관주이자이며, 유엔의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충만해 있습니다. 보다 많이 그리고 보다 훌륭히 실행할 수 있는 유엔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들의 경청에 감사합니다.


/ 김홍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