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역변절

潘 사무총장 '임명자'의 숨겨진 일화

한부울 2006. 10. 14. 10:21
 

潘 사무총장 '임명자'의 숨겨진 일화

[연합뉴스 2006-10-14 04:32]


50년 전 초등생 시절 UN사무총장과 인연

'기록제조기'..장관회담만 300여 차례


(서울=연합뉴스) 서동희 기자 = 반기문(潘基文.62) 제8대 유엔 사무총장 임명자는 어떤 삶을 살아 왔을까.

1970년 외교통상부에 (당시는 외무부) 입부해 36년동안 '외교'에 전력투구해 온 만큼 그를 따라다니는 일화는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다.

초등학교 시절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내는 탄원서를 학교 대표로 낭독하면서 유엔과의 인연을 맺기도 했다.

 

◇공부벌레..'타고난 외교관'= 반 임명자는 1944년 충북 음성군에서 3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반 임명자와 유엔과의 인연은 헝가리 국민봉기가 일어난 지난 56년이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그는 학교 대표로 다그 함마슐트 당시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내는 탄원서를 낭독한 '꿈나무'였다.

고등학교 내내 '수'만 받은 반 임명자는 대한 적십자사가 주최한 영어 경시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데 이어 주한 미대사관이 주관하는 프로그램에 한국 대표로 뽑혀 미국 땅을 이때 처음 밟고 케네디 대통령을 직접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반 임명자는 케네디 대통령이 꿈이 뭐냐고 물었을 때 "스스럼없이 '외교관'이라고 답했다"고 상기했다.

반 임명자는 이때부터 진지하게 외교관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공부벌레' 반 임명자는 서울대 외교학과 재학 시절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아 체육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A 학점을 받아 우등생으로 선발됐다.

덕분에 반 임명자는 신태환(申泰煥) 당시 서울대 총장이 새로 도입했던 '우등상 제도'의 혜택을 받아 우등생으로 졸업했다. KBS 프로그램 '수석 졸업생들과의 대화'에 출연해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1984년 미국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인 케네디 스쿨에서 연수를 받으면서도 반 임명자는 특유의 학습욕을 불태워 졸업식 때 다시 한 번 우수상을 거머쥐었다.

 

◇'복주머니'로 맺어진 인연..아내의 '조용한 내조' = 반 임명자가 부인 유순택(柳淳澤.62) 여사를 만난 것은 그가 충주고등학교 3학년으로 미국을 방문하던 1963년이었다.

이웃의 충주여고 학생들이 반 임명자에게 미국 체류 중 사용하라며 복주머니를 만들어줬고 이 주머니를 반 임명자에게 대표로 전달한 것이 당시 충주여고 학생회장이었던 유순택 여사였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을 계기로 두사람은 결혼에 골인, 43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해 온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다.

결혼 직전 유순택 여사의 어머니는 반 임명자 부부에게 "남자가 해 지기 전에 집에 오는 것은 직업이 없거나 큰 병을 앓고 있을 때이니 반 서방이 늦게 들어오는 것에 대해 뭐라 하지 말라"고 유 여사에게 당부했다고 반 임명자는 회고했다.

덕분에 반 임명자는 아내의 조용한 내조 아래 마음 놓고 업무에 매진할 수 있었다. 반 임명자가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지금까지도 유 여사는 밖으로 나서지 않고 반 장관 내조에 전념하고 있다.

 

◇딸들의 '비밀 결혼식' = 반 임명자는 유 여사와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현재 아시아재단 사업부장으로 근무 중인 맏딸 선용(仙蓉.36)씨와 유엔아동기금(UNICEF) 케냐 사무소에서 국제기구초급전문가(JPO)로 일하고 있는 막내 딸 현희(賢禧.31)씨는 모두 비밀리에 결혼했다.

반 임명자는 차관 및 비서관 이외에는 일체로 비밀로 하고 결혼식이 끝난 후에 공지할 정도로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했다.

아직 미혼인 맏아들 우현(雨鉉.33)씨는 현재 미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서 MBA 과정을 밟고 있다.

 

◇궂은 일 마다 않는 '우등생' 외교관 = 1970년 제 3회 외무고등고시를 차석으로 합격한 반 임명자가 1979년 주 뉴델리 총영사관에 자발적으로 간 일화는 유명하다.

맡는 일마다 정확하게 처리하는 데다 성실함을 '겸비'해 외무부 안팎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반 임명자가 '험지'인 인도에 발령이 나자 당시 감사관은 너무나 의아한 나머지 그를 불러 자세한 경위를 파악할 정도였다고 한다.

반 임명자는 외무부 본부에서 이미 인도를 담당했었고 또 생활비가 다른 근무지에 비해 적게 들어 저축이 가능한 곳으로 가야 고향의 형제들을 금전적으로 도울 수 있다며 뉴델리 근무를 지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 반 임명자는 당시 주 인도대사였던 노신영(盧信永) 전 총리를 만났다.이 때 그의 성실함과 우수성이 노 대사의 눈에 띄어 후에 총리로 임명된 후 총리 의전비서관으로 발탁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케네디 스쿨 연수 중이던 반 임명자를 부이사관으로 파격 승진시켜 비서관으로 발탁한 노 전 총리는 그를 얼마 지나지 않아 이사관으로 승진시키려 했다.

"아직 차례를 기다리는 선배들도 계시는데..."라며 한사코 사양한 반 임명자가 결국 승진하게 되자 외교부 선.후배와 동기 100여 명에게 친필로 "미안하다"는 편지를 보낸 일화 또한 외교부 내에서 지금도 회자되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