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전 서경(書經) 정본 찾았다
[경향신문] 2009년 04월 26일(일) 오후 06:13
中 칭화대 죽간 연구 결과 16편 새로 발굴…무왕 음악시 1편도
‘옛날 순임금이 평민으로 있을 적에 몸소 역산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중도(中道)를 구하였다. 스스로 살펴보아도 그 뜻이 만백성의 마음과 어긋나지 않았다. 순임금이 상하 원근에 이를 시행해 보고 이에 자리를 바꾸어 가까운 곳부터 살펴보았다.…(昔舜舊作小人,親耕于歷丘,恐求中,自稽厥志,不違于庶万姓之多欲. 厥有施于上下遠邇,내易位邇稽…, <서경> 보훈편)’
2000여년 동안 일실돼 전하지 않던 <서경(書經)>의 일부 내용이 죽간을 통해 밝혀졌다. 또 주나라 무왕이 읊은 음악시 1편도 확인돼 고대 중국 유교경전 연구의 공백을 채울 수 있게 됐다.
중국 칭화대학 출토문헌연구·보호중심 주임 리쉐친(李學勤) 교수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칭화대학 소장 죽간 ‘칭화간(淸華簡)’ 2388점에 대한 초보적인 연구 결과 칭화간이 <서경> 등 고대 유교 경전을 적은 서적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 죽간에서 현재 전하지 않은 <서경>의 16편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서경>은 중국 상고시대 요임금에서 주나라에 이르기까지 여러 제왕들의 발언과 행위를 기록한 책으로 공자가 편찬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3000여편에 달하는 원본이 진시황의 분서갱유로 소실되면서 현재는 고문(古文) 25편, 금문(今文) 33편 등 58편만 전하고 있다.
이번에 리쉐친 교수 연구팀(사진)이 찾아낸 <서경> 16편은 지금까지 전해지지 않은 내용으로 고대 유가경전의 진면목을 확인시켜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리 교수는 “2000여년 전에 쓰인 칭화 죽간 서경은 그간 서경 내용의 진위를 둘러싼 논쟁을 종식시켜줄 ‘정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칭화간에 수록된 서경의 내용은 완전히 해독되지 않은 상태다. 연구팀이 이번에 해독, 공개한 ‘보훈(保訓)’의 경우 죽간 11개에 각 죽간에는 22~24자의 한자가 쓰여 있다. 판독결과 ‘보훈’편은 주나라 문왕이 아들 무왕에게 남긴 유언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칭화대학 죽간에서 ‘귀뚜라미(실솔)’라는 음악시 1편을 찾아냈다. 이 시는 주나라 무왕이 즉위 8년 되던 해에 기(耆)나라를 정벌한 뒤 종묘에 제사지낼 때 지은 시로, 14개의 죽간에 쓰여 있다. 칭화대학이 지난해 7월 졸업생으로부터 기증받은 ‘칭화간’은 분서갱유 이전의 서체로 쓰인 2300여년 전의 죽간으로 기증 때부터 학계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베이징 조운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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