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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핵항모 고장..작전 중단 파문

한부울 2009. 3. 15. 14:42
 

프랑스 핵항모 고장..작전 중단 파문

[연합뉴스] 2009년 03월 15일(일) 오전 05:00


추진시스템에 마모 발견..수개월 수리 불가피

정비 두달 만에..핵잠수함 충돌 이어 또 악재


프랑스의 최신예 핵 항공모함인 샤를 드골 호가 수리를 위해 당분간 작전을 수행하지 못하게 돼 프랑스 해군에 비상이 걸렸다. 14.15일자 일간 르피가로 주말판에 따르면 샤를 드골 호는 최근 추진 시스템 두 군데에서 비정상적인 마모가 발견돼 짧게는 수주, 길게는 수개월 동안 수리를 받을 계획이라고 해군이 밝혔다.


해군은 성명을 내고 "이 항모에서 발견된 문제의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 보수계획을 제시하는데 몇 주가 소요될 것"이라면서 "이런 보수계획에 따라 수주에서 수개월 가량 본격적인 수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샤를 드골 전(前) 대통령의 이름을 딴 이 항모는 프랑스가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핵 항모로, 1950년대에 건조된 포슈, 클레망소 항모를 대체한 것이다. 2001년 진수한 샤를 드골 호는 유럽에서 건조된 항모 가운데 가장 정교하고 고성능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항모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본격 진수를 앞둔 2000년 말 카리브해 인근에서 시험 항해 중 동력추진 프로펠러 날개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이 사고는 동력추진 프로펠러의 설계 잘못에 기인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었었다. 특히 18개월간의 대대적인 보수 및 정비 작업을 마치고 작년 12월 다시 출항한 지 불과 두 달이 지나 또 다시 고장으로 서버린 것이어서 프랑스 해군의 명성과 이미지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지난달에는 프랑스의 핵 잠수함인 르 트리옹팡이 영국의 HMS뱅가드 핵잠수함과 대서양에서 충돌하는 사고까지 발생했었다. 핵 잠수함 충돌사고 후 불과 한달여 만에 핵 항모가 고장으로 작전을 중단함으로써 올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통합군 복귀 선언을 계기로 국방 대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프랑스 정부는 체면을 구기게 됐다.


에르베 모랭 국방장관은 지난달 이 항모를 방문한 자리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두번째 항모를 건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2012년 이전에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라고 당장은 새 항모 구축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이에 앞서 프랑스와 영국의 핵잠수함인 르 트리옹팡과 HMS 뱅가드는 지난달 초 100여명의 승무원이 탑승하고 임무를 수행하던 중 대서양 해저에서 충돌했었다. 이 충돌 사고에도 잠수함에 탑재돼 있던 핵은 손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