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도부

일본 자위대 극단적 장교, 쿠데타 가능성 우려

한부울 2008. 11. 18. 18:39

일본 자위대 극단적 장교, 쿠데타 가능성 우려

[세계일보] 2008년 11월 14일(금) 오후 08:18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 전 항공막료장의 침략 부정 논문 파문을 계기로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 내부에서 군부 쿠데타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국가인 일본에서 ‘쿠데타가 무슨 소리냐’는 반론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지만, 자민당은 이런 사태를 우려해 문민통제 장치 등 대책 마련을 긴급히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교도통신, 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자민당 소속 각 파벌들이 다모가미 전 막료장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극단적 사고를 가진 자위대 장교들에 의한 쿠데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파벌 수장들은 과거 전쟁을 이끌었던 군부 정권을 찬양하는 다모가미와 같은 고위 장교들이 적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으며, 20여만명의 인력과 첨단전력으로 무장한 자위대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가 회장인 아소파의 주마 고키(中馬弘毅·오사카1·9선) 좌장은 “육상과 해상자위대는 괜찮은가. 허술한 정부를 전복하려고 총리 관저를 포위하고 방송국을 점거한다면 단숨에 쿠데타가 된다”면서 “2·26쿠데타 사건은 청년 장교가 결행했지만 이번에는 장성급 고위 간부들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2·26쿠데타’란 1936년 2월26일 태평양전쟁을 벌이던 일본 육군의 일부 장교들이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 벌인 사건.


야마자키파 회장 야마자키 다쿠(山崎拓) 의원은 “최고 지휘관인 아소 총리가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밝힌 이상 현직 자위대 장교들이 논란을 일으키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아소 총리는 13일 기자들에게 “(이번 사태를) 쿠데타로 연결하는 것은 너무 비약이다”고 선을 그었으나, 총리→방위상→자위대로 이어지는 문민통제를 확실히 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는 분위기였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도쿄=정승욱 특파원 세계일보&세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