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도부

일본은 실언.망언 공화국?

한부울 2008. 11. 12. 17:45

일본은 실언.망언 공화국?

[연합뉴스] 2008년 11월 12일(수) 오전 11:41


다모가미 망언 이어 효고현 지사 "간토대지진" 실언


일본의 정·관계 고위층 인사들의 실언과 망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 등에 민감한 사안인 역사 문제는 물론이고 일본내 특정 지역을 자극하는 발언도 나오는 등 소재와 장소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전면으로 부정한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 전 항공막료장이다.


그는 한 기업이 주최한 논문 공모에서 "일본이 침략국가라는 것은 정말 억울한 누명이다", "일본은 장제스(張介石)에 의해 일중전쟁에 휘말려 들어간 피해자다", "일본 정부와 일본군의 노력으로 현지 사람들이 과거의 압정에서 해방됐으며 생활수준도 훨씬 향상됐다"는 등의 황당한 주장을 펼쳐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은 물론 일본 학계와 언론으로부터도 집중포화를 받았다.


다모가미는 발언이 보도된 이후 경질 및 정년퇴직 조치됐으나 지난 11일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돼서도 사과는커녕 오히려 "일본이 좋은 나라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해임돼서 놀랐다"는 등 막말을 이어갔다.


그에 이어 일본 전역을 경악케 한 사람은 이도 도시조(井戶敏三) 효고(兵庫)현 지사였다.


그는 11일 와가야마(和歌山)시에서 열린 일본 서부지역 지사모임에서 간사이(關西)지방 경제 활성화 대책과 관련, "간토(關東)대지진이 일어나면 찬스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간토대지진은 1923년 9월 일본 간토지역을 강타한 규모 7.9의 지진으로 사망자만 14만여명에 달한 참사.


이도 지사는 "도쿄 지역의 집중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깃발을 들지 않으면 안된다"며 "간토에서 지진 피해가 발생하면 (도쿄가) 상당히 피해를 입을 것이다. 그것은 찬스다. 찬스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을 이어갔다. 여기에 "수도권이 피해를 당하면 간사이와 제2의 수도 기능을 맡은 준비를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에 동석했던 하시모토 도오루(橋下徹) 지사가 "부적절한 발언을 쏟아내는 내가 봐도 부적절한 발언이다"라고 제지했고 다른 참석자들도 "발언을 정정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에 이도 지사는 이날 밤 기자회견을 갖고 "적절치 않은 발언이었다. 반성한다"고 사과했으나 "한곳에 집중되면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거기에 대비하는 것이 간사이 지역의 역할이란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발뺌하기에 급급했다.


실언 파문에는 '실언 제조기'라고도 불리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지난해 참의원 선거 과정에서는 치매 환자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은 바 있으며 지난 8월 자민당 간사장에 취임한 직후에도 제1야당인 민주당을 '나치'에 비유하는 듯한 말을 해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그는 지난 9월에는 JR 나고야(名古屋)역 앞에서 가진 거리연설에서 폭우 피해와 관련, "오카자키(岡崎)시의 호우는 시간당 140㎜였다. 안조(安城)나 오카자키였기에 다행이었지 나고야에서 같은 일이 일어났으면 이 주변은 전부 홍수피해를 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가 사과해야 했다.


"창씨개명은 조선인의 희망에 따라 이뤄졌다", "6.25 전쟁이 일본에 도움이 됐다"는 등의 과거 발언은 아소 총리의 대표적인 망언으로 분류된다.


"일본은 단일민족이다", "일교조(日敎組)가 강한 곳은 학생 성적이 나쁘다", "일교조 아들들은 성적이 나빠도 교사가 된다"는 발언으로 지난 9월 취임 5일만에 국토교통상에서 사임한 나카야마 나리아키(中山成彬)씨.


여기에 지난해 2월 저출산 문제를 언급하면서 "애낳는 기계가 제한돼 있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발언했다가 물러났던 야나기사와 하쿠오(柳澤伯夫) 전 후생노동상의 발언도 대표적인 막말로 기록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