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

쿠르디스탄을 가다-중동의 `떠돌이 민족' 쿠르드족

한부울 2008. 6. 24. 17:23
 

쿠르디스탄을 가다-중동의 `떠돌이 민족' 쿠르드족

[연합뉴스] 2008년 06월 24일(화) 오전 11:20


(아르빌<이라크>=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쿠르드족은 이라크 북부 모술 부근에서 자리를 잡고 살았던 이라크의 소수민족 중 하나다. 구약성경에 `메데'로 기록된 민족이 바로 이 쿠르드족이다.


주로 수니파 무슬림이긴 하지만 민족적으로 아랍계와 이질적인 쿠르드족은 17세기 말 바반 왕조를 세워 당시 이라크를 지배했던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영향력을 벗어나기도 했지만 중동사에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한 피지배 민족이었다. 그러나 이슬람교와 쿠르드족의 민족적 이해관계가 상충될 때 후자를 우선 순위에 둘 정도로 혈맹의식이 강하다. 이런 점 때문에 같은 무슬림이지만 아랍족과는 태생적인 이질감이 있다.


서구 열강의 이라크 지배 등으로 혼란했던 1920년대 오스만 투르크는 쿠르드족을 붙잡기 위해 쿠르드족과 이라크 모술 부근에 `쿠르디스탄'이라는 민족 국가를 설립하는 데 합의했고 이에 쿠르드족은 제1차 세계대전 시 오스만 투르크를 지원하기도 했다.


제 1차 세계대전 뒤 오스만 투르크제국이 결국 멸망, 여러 나라로 조각났을 때 3천만명으로 추정되는 쿠르드족은 건국에 실패했다. 설상가상으로 1922년 술탄제를 폐지하고 공화제를 선포한 무스타파 케말이 터키의 권력을 잡자 쿠르드족의 자치 국가 건설의 꿈은 무너졌고 쿠르드족은 터키 정부에 대항하는 폭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들은 `쿠르디스탄'이라는 민족국가 건국을 목표로 이라크 주변 여러 국가와 유럽 각국에 흩어져 정치적ㆍ군사적ㆍ외교적인 방식으로 끊임없는 독립운동을 벌여왔고 특히 이라크, 이란, 터키에서 이런 움직임이 가장 활발했다.


터키 남동부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은 터키 인구의 30%에 해당하는 1천500만명에 이르고 이란 서북부의 쿠르드족은 6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7%에 달하지만 양국 정부는 자국 내 쿠르드족의 독립운동을 철저히 탄압하고 있다. 터키는 이라크와 국경지대 자그로스 산맥의 산악지역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하는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과 20여년 간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


시리아 역시 100만에 이르는 쿠르드족이 가장 큰 소수민족이지만 쿠르드어와 관련 서적출판을 금지하고 쿠르드식 이름의 신생아 출생신고를 받지 않는다. 여러 나라에 `얹혀사는' 신세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자신들만의 독립국가를 건설하려는 이들의 민족적 염원만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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