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

깃발의 전쟁

한부울 2008. 4. 20. 00:35
 

깃발의 전쟁

[한겨레신문] 2008년 04월 18일(금) 오후 08:33


 


중국 “성화 봉송국으로” 모금운동

유럽선 티베트 자유 상징 패션으로


티베트 사태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와 티베트를 상징하는 ‘설산사자기’의 맞대결도 열기를 뿜고 있다.


지난 10일 중국 인터넷 사이트 ‘톈야’에 오스트레일리아에 사는 한 중국인의 ‘오성홍기 급구’ 호소가 떴다. 성화가 캔버라를 통과하는 24일 오성홍기를 들고 나가 성화를 지키겠다는 이 호소는 댓글이 20여 쪽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톈야를 중심으로 오성홍기를 사서 보내주자는 모금 운동이 번져나갔다. 광저우에 사는 한 누리꾼은 주변에서 모은 8만위안(약 1120만원)으로 오성홍기 1천여장을 만들어 기증했다.


26일과 27일 성화가 통과하는 일본과 한국에 사는 중국인들도 오성홍기를 보내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대전에 사는 중국인 유학생은 “유학생 500여명이 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 성화를 지킬 계획인데, 손에 들 오성홍기가 부족하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이 호소문은 18일 오전까지 <중앙텔레비전>(CCTV) 사이트 윗부분에 붉은색 제목과 함께 배치돼 눈길을 끌었다.


톈야는 18일 현재 오성홍기 7천여장을 확보했다. 한 운영자는 한국 등의 중국인 유학생을 1만명으로 추산하면 3천여장이 모자란다며, 모금을 독려 중이다. 16일엔 오성홍기 560여장이 처음 비행기에 실려 이송됐다. 오성홍기를 수송하는 택배회사는 배달비용을 한 푼도 받지 않기로 했다.


인터넷 메신저 대화명에 ‘하트 모양’과 ‘차이나’를 붙여 세계에 중국인의 애국심을 보여주자는 ‘러브 차이나’ 운동도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엠에스엔(MSN)에서만 16일까지 300여만명의 누리꾼이 이 표시를 달았다고 <중앙텔레비전>이 전했다.


반면, 유럽에선 설산사자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주 독일 <데페아>(dpa) 통신은 설산사자기가 온라인을 통해 빠른 속도로 팔려나가고 있다며, 국기판매상들이 대만 등지에서 물량을 비행기편에 긴급 조달해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존에는 배편을 이용했으나, 수요가 달리자 마냥 기다릴 수 없었던 까닭이다. 통신은 비둘기가 평화를 상징하듯 이 깃발이 유럽 젊은이들 사이에 자유를 상징하는 패션으로 통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김외현 기자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