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

5개월짜리 딸 남겨두고 가면 어떻게 해…비통

한부울 2008. 2. 20. 20:25

 

 

  

 **********************************

5개월짜리 딸 남겨두고 가면 어떻게 해…비통

[노컷뉴스] 2008년 02월 20일(수) 오전 11:16

 

 

고 선효선 대위 가족 "1명 살리려고 7명 죽였냐" 절규


은채(4)는 할머니와 아빠의 울음 한가운데 영문을 모르는 표정으로, "울지마"라는 말만 연신 중얼거렸다. 오늘(20일) 새벽 헬기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 선효선(28) 대위의 시어머니와 남편 등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이 분당 국군수도병원에 차례로 도착해 오열했다.


고 선 대위의 시어머니 이영자 씨는 선 대위의 첫째 딸 은채를 가리키며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어떻게 말해주냐, 그 밑으로 5개월된 둘째는 이제 엄마 없이 어떻게 크냐"며 큰 소리로 울었다.


이 씨는 이어 "우리 며느리가 홍천에서 간호장교로 일하느라 철원에 대위로 있는 남편도 못 만나고, 분당에서 내가 키우는 두 딸도 잘 못 봤다. 애들 보고 싶어서 주말에 홍천에서 분당으로 오면 밤 10시가 넘었다. 매우 피곤할 텐데도 딸들 얼굴보면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고 울먹였다.


두 딸과 떨어져 지내는 게 힘들었던 고 선 대위는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씨는 "며느리가 너무 힘들다면서 올해만 고생해서 선생님이 되면 출퇴근 하면서 애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좋아했다"고 말했다. 고 선대위는 어젯밤에도 고시공부를 하다 헬기를 탄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를 후송하고 복귀하던 중 헬기사고가 났다는 말에, 가족들은 "1명 살리려고 7명을 죽였냐"며 절규하며 흥분한 모습이었지만 남편인 유영재 대위는 뒤돌아서 울음을 삼키는 등 침착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을 다독거리는 유 대위의 목소리는 이미 메어 있었다. 유씨의 어머니 이영자씨는 "며느리와 아들 사이가 얼마나 좋았는데, 아들 자신도 군인이다 보니 가슴이 찢어질텐데도 울음을 참고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도착한 고 이세인 일병의 가족들도 비통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누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 앉아 아무 말도 하질 못했고 처남인 이성수씨도 넋을 잃은 듯한 모습이었다.


이씨는 "세인이가 설 때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외박 나가면 맛있는 것 많이 사달라"고 전화했던 게 마지막이라면서 "지난 8월에 입대했던 애한테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거제에 계신 부모님이 이 곳 병원으로 오시는 중인데 너무 충격을 받지 않으셨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CBS사회부 윤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