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

잘가, 여보… 헬기 추락사고 유가족 '통곡의 작별

한부울 2008. 2. 23. 16:47
 

잘가, 여보… 헬기 추락사고 유가족 '통곡의 작별

[조선일보] 2008년 02월 23일(토) 오전 00:42


(故 선효선 소령)와의 영원한 작별인데 생후 5개월 된 은결이는 할아버지 품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다. 강보에 싸인 아이는 찬 공기로 볼이 빨개졌다. 22일 오전 9시 헬기사고로 숨진 7명의 장병에 대한 합동영결식이 열린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체육관은 유가족들의 통곡으로 '눈물 바다'가 됐다.


선 소령의 관이 체육관 안으로 운구되자 큰딸 은채(2)는 엄마 영정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아빠와 할머니를 따라 울던 은채는 "아빠 안아줘"라며 아빠 무릎 위로 기어올랐다.


고 이세인 상병의 어머니 김경자(51)씨는 "내가 죽어야 하는데, 왜 니가 죽어. 아들아 살아와~ 제발"이라며 태극기에 싸인 관을 잡고 오열했다. 고 김범진 병장의 영정 앞에는 촛불이 켜진 케이크가 올려졌다. 이날은 김 병장의 23번째 생일. 어머니 윤용순(52)씨는 "제대로 된 생일상 한번 못 차려주고…. 아들아, 아들아 용서해라"라며 하염없이 영정을 쓰다듬었다.

고 황갑주 준위와 동기인 임희규 204항공대대 준위는 "환자 후송을 위해 어둠을 뚫고 날아 올라 고귀한 생명을 구하고 죽음으로 임무를 완수하셨다"며 "여러분의 군인정신은 우리 육군 항공인의 가슴에 남을 것"이라고 조사를 낭독했다.


영결식에는 동료 장병 248명과 유족 140명이 참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등도 왔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영결식이 있기 전인 오전 7시50분에 합동 분향소를 찾았다.


"오빠…." 고 정재훈 소령의 부인 이정미(32)씨는 4개월간의 짧은 신혼생활을 했던 남편의 영정 앞에서 흐느끼며 작별의 손을 흔들었다. 은결이도 그제야 잠이 깨 마지막 순간 엄마의 사진과 눈을 맞췄다. 조총 소리가 세 번 난 뒤 묵념이 이어졌다.


영결식은 당초 예정됐던 40분을 넘어 1시간20분 만에 끝났다. 고인들의 유해는 대전 현충원에 안장됐다. 군은 자체적으로 모금한 조의금 8억원을 유가족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성남=조의준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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