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규진(38)중령 고 박인철(27)대위
창공을 수놓은 代 이은 충혼
'KF-16 잔해 발견 …조종사 순직'
박명렬. 인철 父子, 창공서 산화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20일 서해상에서 KF-16 전투기를 몰고 야간 임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것으로 보이는 박인철(朴仁哲.27) 중위(공사52기 대위 진급예정) 父子의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1일 공군에 따르면 박 중위의 아버지는 고(故) 박명렬(朴明烈.공사26기) 소령으로 1984년 F-4E를 몰고 팀스피리트 훈련에 참가했다 불의의 사고로 창공에서 산화했다.
박 중위는 다섯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은 탓에 고생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어머니와 함께 살겠다는 소박한 꿈을 가졌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빨간마후라'에 대한 동경은 더욱 강렬해졌고 결국 2000년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공군사관학교에 입교했다.
애초 반대하던 가족들도 박 중위를 이해했고 아버지를 이어 전투기 조종사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박 중위는 입교 후에도 조종사가 되기까지 어려운 순간들이 많았지만 "반드시 아버지처럼 전투조종사가 돼 아버지가 못 이룬 창공의 꿈을 이루겠다"는 각오로 이겨냈다.
지난 달 6일 현충일에는 어머니와 대학생인 여동생 등 가족과 함께 국립현충원에 있는 아버지의 묘소를 찾아 이 같은 각오를 재차 다졌다는 것.
박 중위는 그날 "임무를 수행하면서 아버지를 떠올릴 때가 많지만 호국보훈의 달에는 그 마음이 더하다.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훌륭한 조종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2월 김성일(金成一) 당시 참모총장 주관으로 열린 제3차 고등비행 수료식에서 영광의 `빨간마후라'를 목에 맸다.
수료식에서 "아버님이 못다 지킨 하늘, 이제부터 제가 책임지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지던 박 중위의 씩씩한 모습은 이제 동료와 선후배들의 기억 속에만 남게 됐다.
올해 제20전투비행단에 배치된 박 중위는 오는 12월에는 대위 계급장을 어깨에 달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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