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다로 나가야 興한다” 미래학자 케네디교수
[경향신문] 2006년 09월 14일(목) 오후 06:22
“영국이
19세기 세계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런던 인근에 델포트라는 세계 최대의 조선소를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선 산업은 많은
산업연관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 최대의 조선소를 가지고 있는 한국이 앞으로 해양분야에 지속적인 연구와 함께 투자할 경우 한국도
세계적인 해양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세계적인 미래학자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는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미래 국가해양전략
국제포럼’ 기조연설자로 나와 조선설계기술 등 R&D에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선박제조 라인의 통합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 더 많은 자본과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네디 교수는 이날 19세기 영국 델포트의 조선소 사진과 현대중공업 조선소 사진까지 비교해가며 당시 런던 조선소와 한국의 조선산업의 위상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해양세력의 흥망사를 연구해온 역사학자답게 과거 해양강국들의 성공이유를 역사적 배경을 들어 설명했다.
12~13세기 한자동맹으로 발트해 인근의 해상무역을 주도했던 독일북부의 해양도시나 네덜란드, 포루투갈, 영국 등은 당시 모두 대국이 아니었지만 해양진출을 통해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16세기 네덜란드 인구는 프랑스의 10분의 1 수준이었고, 16세기 영국은 프랑스의 3분의 1 수준이었지만 해양에서 활동하는 인구가 많아 바다를 장악함으로써 세계강국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케네디 교수는 한국이 상선의 수를 늘리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CIA월드팩트북에 따르면 한국은 조선업은 세계 1위지만 상선은 650척으로 세계 17위 수준인 반면 중계무역국인 싱가포르는 상선수만 1,003척이나 된다. 전체적인 인구수보다는 해양인력과 해양에 대한 관심도가 강국으로 성장하는 배경이 될 수 있어 (한국의 무역규모 등을 따지면) 상선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무역은 결국 금융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금융산업도 기초도 튼튼한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케네디 교수는 해군력 증강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국가의 해양산업은 국가의 물리적 보호 장치인 해군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발전에 한계가 있습니다. 한국의 잠수함 수나 해군력 등을 주변국가와 면밀히 비교해보면 아직 한국군의 전력이 대양해군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주변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도 해양에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투자하고 있습니다. 에너지·상품수송로 보호 등을 위해 안보적 측면에서 한국정부의 관심이 더 필요합니다.”이날 7번째 한국을 방문했다는 케네디 교수는 “해양수산부의 기조연설제의를 받고 수개월동안 연구를 해왔다”며 “한국은 지정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해양강국으로 도약하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케네디 교수는 1945년 영국 태생으로 뉴캐슬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옥스퍼드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88년 미국과 소련의 군비경쟁으로 강대국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한 ‘강대국의 흥망’을 출판, 명성을 얻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우식 과기부총리, 김성진 해양수산부장관, 권오을 국회농림해양수산위원장, 제종길 국회바다포럼대표의원 등 500여명이 참가했다. 케네디교수는 15일 출국할 예정이다.
[글 최병준·사진 강윤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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