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는 고대한국의 땅”에 중국 반발
[뷰스앤뉴스 2006.05.17 11:49:59]
일본언론 부채질, 임균택 교수 "식민사과 역사 다시 써야"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한 고구려사 왜곡 편입을 잇달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내 상하이(上海)를 포함한 동남부 지역이 고대 한국의 영토였음을 주장하는 국내 학자의 저서와 지도가 중국에 소개되면서 중국학자와 네티즌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인터넷 포탈 등에 지도가 소개된 뒤 중국 내 논쟁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언론도 이 사실을 소개하며 한-중 역사 갈등이 심화되기를 부추키고 나섰다.
임 전 교수 “신라가 상하이 등 중국 동남부 태반 지배했다”
17일 <상하이상바오(上海商報)>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상하이가 한국 고대왕조의 영토였다”는 한국학자의 역사책과 고대 동북아 세력판도를 보여주는 형세 지도가 소개된 뒤 각 신문과 <써우후(搜狐)> 등 중국의 유명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이 같은 한국 학자의 주장에 대해 ‘비상식’ ‘무책임하다’는 중국 네티즌들의 반론이 쇄도하는 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상하아상바오>에 따르면, 한국 대전대학 부총장을 역임한 임균택(69) 전 대전대 인문학부 철학과 교수는 2002년 말 출판한 자신의 저서 <우리국사>에서 “한국의 고대왕조 신라가 당 시대에 중국대륙에 진출해 상하이를 포함한 중국 동부의 태반을 지배했다”는 학설을 제기했다.
임 전교수는 당시 지도도 소개하면서 "삼국시대의 신라는 중국의 화북 일대와 시짱(西藏ㆍ티베트), 상하이(上海), 장쑤(江蘇), 저장(浙江)성 등을 통치했으며, 통일신라는 중국에 안시(安西), 안둥(安東) 도호부를 설치해 사실상 식민지로 운영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당시 당은 스촨성, 운난성 등 중국 서남부의 일부 지역만을 지배했다"고 덧붙였다.
임 전교수는 "통일신라를 이은 고려도 동북아 최강대국으로 러시아 극동 일부와 중국의 윈난(雲南)에 이르는 광대한 세력권을 형성했으며 당시 중국의 송나라는 통치권이 광둥(廣東), 광시(廣西), 푸젠(福建), 후난(湖南)성 일대에 국한된 소국에 불과했다"고 밝히고 있다.
임 전 교수는 다양한 역사서는 물론, 중국 산서성 낙양에서 출토된 연개소문 후손의 지석(誌石)과 감숙성 양주에서 나온 흑치상지 유적 등을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삼아, "기존의 한국사가 친일사학의 영향으로 영토를 한반도에 국한하고 있다"고 기존 사학계를 비판했었다.
충남 부여 출신인 임 전교수는 대전대 부총장 등을 역임한 뒤 2001년 정년퇴임했고 한국동서철학회 회장, 대전대학교 동양문화연구소 소장, 중국요령조선족대학 명예총장, 중국요령대학교 명예교수 등을 역임한 중국사 및 철학 분야의 대표학자다.
중국 측 "황당무계"
이같은 임 전교수의 주장은 <상하이상바오> 보도를 통해 처음으로 중국에 소개됐다.
또한 상하이의 유력지 <동방조보(東方早報)>의 인터넷판 동팡왕(東方網)도 재야 사학자 오재성씨가 모아 쓴 <숨겨진 역사를 찾아서><지도로 보는 우리역사> 등 책들에서 발췌한 도표와 함께 “고구려·백제의 활동 범위가 내몽골·신장·산둥·저장·푸젠성 일대까지 다다른다”는 임 전교수의 책 내용을 자세히 보도했다.
<상하아상바오>는 단순히 보도에 그치지 않고, “책을 쓴 임 교수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한국에서 주류의 학설은 아니다” “이 책은 교과서로서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상하이주재 한국영사관의 해명도 함께 보도했다.
<상하아상바오>는 또한 상하이 대학 문학원에 있는 한 중국의 역사연구학자의 말을 빌어 “한국의 고대왕조의 영토 범위는 조선반도를 나서지 못했다. 황당무계하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보도를 접한 중국 네티즌들도 “당나라의 신장 통치조직이었던 안서도호부가 통일신라의 티벳 통치기구로 묘사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지도를 자의적으로 제작하여 실은 것은 역사 왜곡”이라고 임 전교수를 맹비난했다.
일본 '한-중 갈등' 부채질
임 전 교수는 이번 논란과 관련, 최근 <대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역사학은 여전히 이병도를 위시한 일제 잔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선학(先學)이 주장했다는 이유로 BC 2백77년에 건국된 고구려를 BC 37년에 출발했다고 답습하는 게 대표적인 예”라며 “최근 터키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고구려가 아시아 공동의 조상이라는 논문를 발표하는 등 새로운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국·중국·일본은 물론 아시아 역사 전반을 다시 써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일본 <산케이(産經)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17일 이 같은 논란을 뒤늦게 보도하며 “한국이 독도에 대해서는 영유권을 주장하더니 중국에는 상하이 등이 자국의 영토라며 주장했다가 중국 측의 비난 일색의 반응을 받고 있다”며 한-중 갈등을 내심 고소해하며 부채질하는 듯한 보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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