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삼한역사/동물

말(馬)을 실을 수 있는 청가오리

한부울 2023. 12. 20. 00:00

말을 실을 수 있는 청가오리

글쓴이:한부울

이것이 무슨 말인가 하면 실제로 조선 후기의 문인 김려(金鑢:1766-1822)의 시가집 담정유고(潭庭遺藁) 권8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에 기록된 괴이한 어종 중에 청가오리가 있었고 그 크기가 그렇다는 이야기다.

담정유고(潭庭遺藁)는 김려(金鑢)의 시가와 산문을 엮어 1882년에 간행한 시문집으로 총 12권 6책. 목활자본이며 1882년(고종 19) 그의 손자 겸수(謙秀)가 편찬, 간행할 때 종손 기수(綺秀)가 보유집(補遺集)을 첨가하여 함께 간행하였다 한다.
이 책의 내용 중 권8에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가 있는데 그가 1801년(순조 1) 진해(鎭海)로 귀양 갔을 때, 그곳에 분포, 서식하고 있는 72종의 특이한 어물(魚物)들을 이름·형상·습성·산지 등 구체적으로 조사해놓은 것이다. 

우해(牛海)는 진해의 옛지명이라고 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담정유고 > 藫庭遺藁卷之八 > 牛海異魚譜 >
藫庭遺藁卷之八 / 牛海異魚譜
靑家鰞鯉 
靑家鰞鯉䱋之最大者。長一尺半。廣二丈。可駄一馬。背深靑色。味極佳。家鰞鯉者。方言䱋魚也。<牛海異魚譜 靑家鰞鯉>(청가오리) 청달내가오리
청가오리는 홍어 가운데 가장 큰  것이다. 길이는 1척(尺, 拓)반이며, 넓이는 2장(丈)으로 말 한마리를 실을 수 있다. 등은 짙은 청색이며, 맛이 아주 좋다. 가오리는 방언으로 홍어이다.

 

당시 진해에 서식하던 괴이한 어종 중에 홍어 크기가 마차와 말을 비교할 정도로 엄청난 것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랍기가 그지없다.
위 문장 담정유고를 보면 청가오리는 홍어 중에 가장 큰 것이라 하여 길이는 1척 반이며, 넓이는 2장으로 말 한마리에 실을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제일 먼저 게시한 그림 한국고전변역원이 제공하는 자료를 보면 먼저 눈에 띄는 척도 단위가 아무래도 상황과 맞지 않는 것이 보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척(尺) [ 30.3cm] 으로 인쇄되어 있다.

불과 1척반이라 해봐자 약 45cm 에 지나지 않는데 그럼에도 말 한마리가 탈 정도라 했으니 어딘가 어색하고 맞지 않는 척도 단위라 생각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넓이는 2장 (丈)이라 하였으니 말 길이가 평균 2.4m 으로 본다면 넓이는 그런 설정에 맞다.

그러나 길이 단위가 30.3cm  척이라 하기에는 아무래도 이상하다.

하여 이렇게 저렇게 찾아보다가 같은 담정유고 8권(藫庭遺藁卷之八) 우해이어보에서 청가오리에 대한 원문 기록이 있어 보았더니 전남대학교 박종오교수의 자료로 (尺)이 아니라 개척할 탁, 넓힐 척, 넓힐 탁이라 하는 척. 탁(拓) 한문 이 눈에 띄었는데 이것을 캡쳐하여  다음과 같이 게시하였다.


명문신옥편에 장(丈)은 10척(尺:30.3cm)이요 '한길'이라고 분명하게 나타난다.
한 장(丈)은 3.03m(미터)이다.
옥편에서 말한 '한 길'도 3.03m(미터)로 봄직하다.
문제는 위에서 길이(長)가 일척반(一拓半)이라 하였으나 척(拓)은 우리가 알고 있는 척(尺:30.3cm)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뜻은 개척할 탁, 주을 척, 개간할 척, 넓힐 척, 넓힐 탁으로 풀이되며 간척, 개척, 개간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물고기의 탁본을 뜨는 것을 어탁(魚拓)이라고 하니 새로운 발견의 개척생물(開拓生物)을 대하듯 이것을 수치로 따질 때 당시 상황을 우리는 참작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담정유고의 이은 기록에서 '말(一馬)을 한마리를 실을 수 있다'라고 하는 것에서 볼 때 한척반(一尺半)이라 기껏해야 45cm 정도의 계산을 하게 하는 어리석음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지금까지 아는 상식에서 척도길이 계산 단위의 명칭에서 넓힐 척(拓)이라는 단어가 무척 낯설지만 이 넓힐 척(拓)을 광(廣)길이의 수치상 한 장(丈)길이라고 할 때 동일한 잣대를 대면 일척반(一拓半)이라는 것은 약4.5 m라고 추산할 수 있고 넓이가 2장(丈)이라 하였으니 총 넓이가 6.06m(미터)라고 계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렇게 어렵게 대입하여도 문제가 발생되는데 이 청가오리(홍어)의 길이가 넓이 보다 수치가 1.3~1.4배 정도 더 길게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넓힐 척(拓) 이라는 본래 단위는 장(丈)보다도 더 큰 수치 단위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서서에 등장하는 생물을 실존을 확인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런 어종이 정말로 세상에 존재했을까 싶어 모든 것을 다 동원해 보았다.

바로 이 거대한 어종이 마침내 발견되는데 청가오리라 하는 청홍어로 " Common Skates: blue skate" 임을 알 수가 있었다.

 

이 어종은 세계에서 가장 큰 홍어로, 길이가 최대 2.85m(9피트 4인치)에 이르고 무게가 113kg (249 lb)된다.

Kingdom: Animalia
Phylum: Chordata
Class: Chondrichthyes
Order: Rajiformes
Family: Rajidae
Genus: Dipturus
Species: D. batis
Binomial name
Dipturus batis(Linnaeus, 1758)
Synonyms
Raja batis Linnaeus, 1758
Dipturus batis (Linnaeus, 1758) Blue skate

Distribution Eastern Atlantic: Norway, Iceland, the Faroes to Senegal, including western Mediterranean and western part of the Baltic. Extirpated by trawling from much of its former range
이 종은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에서 세네갈까지 대서양 북동부에서 발견된다. 
일반 홍어(The common skate)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The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에 의해 ​​비관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종으로 나열되어 있으며 대서양과 지중해 모두에서 위협을 받고 있다. 홍어의 개체수는 남획 으로 인해 급격히 감소했으며 더 많은 보존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 청가오리의 총 너비는 4.9'-6.6'(1.5-2m)이고 전체 길이는 6.6'-9.4'(2-2.85m)로 표시된다..

청가오리(common skate)의 일반적인 무게는 220-330파운드(100-150 kg)이고 수명은 50년에서 55년 사이가 된다.

그리고 다른 영어자료에는 다음과 같은 그림으로 식별할 수 있었다.

위 그림을 보면 사람 크기와 거의 같아 보인다.

글쓴이가 추계한 척(拓) 이란 단위 수치 계산에서 장 단위 비슷하다는 것으로 수치를 일단 나타냈지만 이것은 오류가 있다고 보아야 맞다.
정확한 수치를 알려면 이 넓힐 척(拓)이 바다 생물에게 적용할 때 장(丈) 길이와 어떻게 다르게 취급되었는가 하는 당시 계산법 상황을 알아보고 정확하게 추적하지 않으면 안되고 우리나라 현 기록에서는 이러한 수치의 척도를 찾아 볼 수 없으니 일단 난감하지만 계속되는 연구가 필요한게 사실이다.
어쨌던 실로 이와같이 어마어마한 청가오리(청홍어)가 조선시대에 그리고 김려가 귀양갔던 진해(鎭海) 근해에 존재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어종의 정확한 생물학적 분류체계가 어떻게 되는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피쉬베이스(Fish Base)의 영어 자료를 보면 이 어종의 분류체계를 판새아강 또는 판새류(Elasmobranchii), 홍어목(Rajiformes), 홍어과(Rajidae)로 분류하고 있으며 
Etymology: Dipturus: Greek, di = two + Greek, pteryx(πτέρυγας)= fin (Ref. 45335).
More on author: Linnaeus.


이 청홍어의 학명 딥투루스 바티스(Dipturus batis)라 하는 명칭에서 딥투루스(Dipturus)어원을 보면 그리스어 Di=two(2) 와 pteryx=fin(지느러미)라고 되어 있는데 글쓴이가 찾아본 것에서는 지느러미를 wing(날개)라고 되어 있다.
언뜻 생각하게 되면 '두개의 날개' 이것은 바로 백악기의 익룡(翼龍)이라는 나는 새처럼 상상한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이것의 다른 이름으로 'Barndoor'라고 하는데 이것을 번역하면 '대문짝만한 넓이' 즉 '수레나 마차가 들어 갈 수 있는 넓은 문'이라고 해석된다.
이 청홍어를 형태적으로 기술한 것을 보면 "대서양 해역에서 발견되는 스케이트 중 가장 크고 상당히 긴 주둥이를 갖고 있으며, 양쪽 날개의 앞쪽 가장자리가 오목한 모양을 하고 있다. 암수 모두 등에 가시가 있지만, 수컷은 평면 전체에 걸쳐 더 많은 영역을 차지하며 이 홍어는 꼬리 아래로 한 줄의 가시가 있고 꼬리 뒤쪽의 두 개의 등지느러미 사이에 최대 3개의 가시가 있다"라고 하는 형태의 설명에서 "two fin"이라는 것은 꼬리 뒤쪽 두 개의 등지느러미를 인용한 것이라고도 해석된다.


위키자료에 범위, 서식지를 보면 청홍어(즉 청가오리)는 북동 대서양이 원산지로 나타난다.

진해를 이부분을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주로 수심 100~200m 깊이에서 발견되지만, 수심 30m, 수심 1000m까지 서식할 수 있다고 되어 있고 현재, 청홍어 개체수와 분포 지역은 심각하게 고갈되고 분해되어 있어 몇몇 장소에서 멸종이 보고 되고 있다라고 기술되고 있다.
청홍어(즉 청가오리)는 아랫면이 푸르스름한 회색이기 때문에 청홍어(Blue Skate)라고 불리었다.
수심 10~600m에서 발견되지만 성체는 수심이 깊은 곳에서 서식하는 경향이 있고 대서양 서부 제도 주변의 예외적인 경우에는 큰 성체들이 얕은 물로 모험을 할 수도 있다. 
이 종은 아이슬란드 주변 바다와 노르웨이 북부에서 지중해까지 발견될 수 있고 평온한 해저, 특히 가리비가 발견되는 곳에서 흔히 발견된다고 자료들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주로 대륙붕을 따라 200m 범위 내에 있지만 대륙붕과 해산(seamounts)을 따라 600m까지 내려가는 암붕(岩棚)과 경사면 수역에서 서식한다 라고 되어 있다. 

청(가오리)홍어(The common skate)는 날카로운 주둥이, 꼬리에 여러 줄의 가시와 가시, 밝은 청회색의 아랫부분을 보여주지만 올리브 회색(olive-grey) 또는 갈색(brown) 털을 가진 마름모꼴의 몸으로 인식된다.

이 물고기는 고등어와 같은 큰 먹이를 잡을 수 있는 속도와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고 나타난다.

 

세계삼한역사연구를 하면서 놀랄 일이 많다.
이 청가오리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글쓴이는 진해를 찾으려면 대서양 북동쪽 어딘가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진해, 바다로 치면 매우 협소한 곳이다.
한반도 남해안에 이런 물고기가 서식했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이야기다.
사실 한반도 진해(鎭海) 인근 해역에서 서식하던 72종(種)의 괴이한 어종들이 존재했다는 사실도 놀라운 이야기지만 그 중에서도 청가오리 즉 청홍어(靑家鰞鯉)가 바로 동북대서양에서 서식하는 학명(Dipturus batis)의 청홍어(Common Skates:blue skate)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반도 진해라니 어림반푼이치도 없는 이야기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렇듯 언제가는 밝혀지고 말 일인데 왜 바보천치와 같은 어리석은 짓을 덮으려고만 안달하고 있을까?

전자에서 보았듯이 담정유고의 우해이어보 원본이라 하여 대중에게 게시한 자료가 수치를 덮으려는 듯이 어뚱한 한문을 끌어다 쓰고 있는 것을 우리는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예가 어디 한두번인가.

한반도 역사학자들이 누구보다 뛰어난 전문가이니까 스스로로 이런 짓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그들도 알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눈을 가리고 덮으려고만 한다.
이런 물고기가 설령 진해 앞바다에 서식하였다 하여도 지극히 좁고 협소한 한반도 남해안 전체를 휘 젓고 다닐 만한 어종이라고 여길 수가 없는 것이다.

분류체계자료에서도 확인했듯이 그들의 서식처가 주로 대륙붕을 따라 200m 범위 내에 있지만 대륙붕과 해산(seamounts)을 따라 600m까지 내려가는 암붕(岩棚)과 경사면 수역에서 서식한다 라고 되어 있다. 

한반도 남해안 전체가 대륙붕지역이라 해산과 암붕을 찾으려면 오키나와를 넘어서는 해구를 찾아야 한다.
한반도 역사에 등장하는 진해라는 곳은 바로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 때 이순신(李舜臣) 휘하의 수군이 안골포해전에서 적군을 섬멸하였다는 곳이고 1597년 정유재란(丁酉再亂)때는 왜구의 주력부대가 웅천(우해, 진해)에 상륙하여 안골포와 웅천에 왜성을 쌓아 그들의 기지로 삼았다는 곳이다.

1905년 러일전쟁 때 일본 연합함대가 진해만을 그들의 기지로 삼고 각종 시설을 건설하기 시작하였던 곳이며 한일합방 후 1912년 4월 송진포의 일본왜군 진해방비대가 진해로 이전하면서 1916년 4월 진해요항부(鎭海要港府)가 설치되었다는 곳이다.
웅천이라 하는 지명은 옛지명인데 757년: 웅신현(熊神縣)으로 개칭되고, 의안군(義安郡, 현 창원시)의 영현이 되었다가 1018년: 금주부(金州府, 현 김해시)의 속현으로 병합되었으며 조선 문종: 웅천현(熊川縣)으로 독립하였다고 나온다. 그 이후 1510년: 웅천도호부로 승격하였다가 곧 웅천현으로 강등되었다 하고 1895년: 진주부 웅천군으로 개편되었다가 그이듬해인 1896년: 경상남도 웅천군으로 개편되었다고 지명변천사에 나타난다.

진해란 지명은 일본 제국이 한일합방직후 이 지역에 해군 군항을 만들고 '바다를 제압한다'는 의미로 '진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나온다.
바다를 제압한다는 지명이라면 한반도 서해안이 아니라 적어도 태평양을 내다볼 수 있는 해안이나 대서양에서 큰 바다를 아우르는 주요해안요지에 자리잡고 있어야 마땅한 명칭인데 과연 그런 의미라면 더더욱 한반도 지형과 어울리지 않는 지명임을 알 수 있다..
한반도 남해안에서 나가봐자 지금도 그렇지만 일본과 중국에 막혀 더 이상 큰 바다로 진출할 수도 없는 곳이다.

진해에 대해 한가지만 더 이야기하자.

오늘날 진해라고 하는 지형도 한번 들여다 보자.
옛 김정호가 그린 대동여지도에 지도인데 오늘날 진해구와 무엇이 다른가 한번 살펴 볼 필요성이 있어진다.

 

과연 위 두 지도에서 무엇이 보이는가.

한국학중앙연구회가 제공한 위에 그림 대동여지도에는 수많은 작은 섬들이 일률적으로 그려져 있음을 알 수 있고 글쓴이가 붉은 원을 그려  표시했다. 반면 현재 위성사진으로 본 진해구인데 붉은 원표시에 들어나는 섬들은 위 대동여지도지도와는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지형들도 보면 진짜인지 가까인지 어딜 보고 그린 것인지 실제 지형과 많은 차이가 난다.

김정호가 손으로 그린 지도라 할지라도 이렇듯 해안 지형들의 들쑥날쑥한 모양을 제대로 그렸다고 볼 수 없어진다.

한반도에 남아 있는 옛지도들은 거의가 저렇게 사각이 잘려있다.

차라리 대중적으로 알리려면 원본전체를 공개하는 것이 맞다.

사각을 잘라 동서남북 방향조차도 알 수 없는 괴이한 지도말고 온전하게 진짜 한반도 지형인지 식별이 가능하도록 말이다.


정약전(丁若銓:1758-1816)이 쓴 자산어보(玆山魚譜)는 1814년(순조14년)에 완성한 글이지만 김려(金鑢:1766-1822)의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는 1803년에 완성한 글이다.
시기적으로 식물학의 시조라고 불리는 종의 분류법을 개발한 린네(Carl Linnaeus:1707-1778)가 자연의 체계(Systema Naturae)를 발표한 시기가 1736년이니 그로부터 100년이 안되는 시기이다. 스웨덴 박물학자 페테르 아르테디(Peter Artedi:1705-1735)가 발표한 어류문고 및 어류철학(Bibliotheca Ichthyologica and Philosophia Ichthyologica)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이러한 연구들은 단숨에 끝나고 성과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동안 축적한 사실을 바탕으로 연구물을 발표하게 되는데 이러한 것들이 전부 서양인들에 의해 독점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엇인가 큰 줄기를 끊어버리고 하는 말과 같다.
자산어보나 우해이어보를 완성한 조선생물학자들은 어떤 경지에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설명하지 않는다.
비록 우리에게 전달되는 역사물 자체가 겉은 초라하고 왜소하지만 글쓴이는 린네보다 못할 것이 없다고 본다.
그만큼 조선생물학자들도 나름대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물을 만들었지만 그것들이 지금까지 온전하게 남아 있는 것이 없다고 해야 맞다.
남아 있는 것이라면 덕지덕지 붙여놓은 초라한 퇴색된 한지에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모양새하며 해도해도 너무 초라한 몰골이라 서양학자들이 내놓고 있는 수많은 삐까번쩍한 자료 만큼 각광을 받을 수가 없다는 점도 참으로 애석한 점이 아닐 수 없다.

생각해보라.
청가오리가 분명 학명 청홍어(Common Skates:blue skate), 딥투루스 바티스(Dipturus batis)란 것이 분명하게 밝혀졌다.
어째서 우해이어보가 한반도만 한정된 생물학연구자료가 될 수밖에 없는가.
같은 어종이 아닌가.
한반도에는 그러한 거대한 어종이 서식할 곳이 못된다.

그렇다면 우해이어보는 세계어류역사자료로 쓰여야 마땅하지 않는가.
당시 한문명칭과 지금의 학명분류법에 의한 종들의 차이점을 도저히 알 수 없도록 뒤틀어 놓았다.
김려가 본 이상한 고기들은 전 세계적으로 특이하여 세계적인 학자들이 보아도 이상하고 괴이했다는 이야기다.
다시말해 한반도 지형에 국한하고 한정된 기록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위에서 보았듯이 청홍어(청가오리)라는 존재는 현재도 세계에서 가장 큰 홍어종으로 취급하고 있다.
다른 희귀종들은 알 수 없다 하더라도 이것 하나만을 보았을  때 특히 김려가 귀양간 진해(鎭海)에는 이어(異魚)라는 집단 속에 얼마나 희귀한 어종들이 있었는지를 나머지들도 가히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그렇다면 진짜 김려가 귀양을 간 진해(鎭海)가 어디란 말인가.

조선본토와는 완전히 떨어진 곳이었을 것이다.

우해이어보의 본문에는 문절망둑·감성돔·볼락 등 어류 53종, 대게·달랑게 등 갑각류 8종, 전복·반달조개·앵무소라 등 패류 11종 등 모두 72종이 소개돼 있다.
자산어보는 226종의 해양 생물(바다 식물, 바다 벌레 등 포함)을 다룬 데 비해서 우해이어보에 실린 어류 종 수가 적은 이유가 특이한 어류만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이라고 적고 있다.
물고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순서로 소개되어 있는데 어명, 이명(異名), 형태, 습성, 요리법, 맛, 효능, 어획 방식 및 어구, 유통방식, 어촌의 풍속 등이다.

이러한 분류는 세계적인 것이다.
그러나 가장 이상하게 여겨야 할 것은 우리에게 지금까지 전해오는 모든 옛 사서들이 하나같이 후세 누군가에 의해 짜집기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원저자가 타계 후 손자 또는 아들,  친구, 지인 등 이렇게 근거없는 편찬이 이어지고 그것들이 오늘날 사서라고 우리에게 나타나 있다는 사실에서 지금까지 세계최초로 기록된 왕조실록, 지리지등이 그렇듯 세계적인 가치가 있었다면 문화적으로 뛰어난 학문을 조선학자들은 충분히 구가 했을 것이란 짐작도 가능한데 그럴듯한 것만 들어나고 위와 같은 세계적인 분류체계를 갖춘 조선시대 위대한 생물학적 도서들은 한반도 내 한정된 사료만 취급되어야 하는 이유를 도대체가 알 수가 없는 노릇인 것이다.

정말 제대로 된 조선생물학자료가 어딘가에 있다면 반드시 찾아내어 서양생물학 자료와 비교해보았으면 좋겠다.
사실 그것들을 구체화시키면 현재 서양학자들이 만들었다고 하는 모든 자료가 중복이 되거나 이미 알려진 것들은 서양인들에게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니 그들이 그것을 막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두루뭉실 한자명칭으로만 자료를 남겨 전혀 비교할 수 없도록하고 세부적으로 치밀하게 분류가 되지 않아 오늘날 어떤 종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있으나 마나 하는 자료가 우리에게 전달되어 세계가 아닌 한반도에 국한한 생물학근거만을 생각하도록 하고 있다는 현실에서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자산어보(玆山魚譜)나 담정유고(藫庭遺藁) 필사본을 보라.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발명한 고려 인쇄술은 다 어디에 팔아 먹었을까?
서양인들이 고려 기술을 바탕으로 수많은 인쇄물을 남겼고 오늘날 우리가 보는 서양 사료들은 그야말로 세밀하고 치밀하게 또한 보기에도 세련되어 보기좋게 엮어 남겨있지만 우리나라 특히 삼한 역사서들은 규모나 형태에 있어 그야말로 조잡하기가 이를 때가 없다.
인쇄를 하였다  하더라도 고려인쇄술이 바탕이된 것이라곤 믿기질 않는다.
고려인쇄술이 서양인들의 인쇄술에 바탕이 되었다고 하지만 조선말기의 인쇄물들을 보면 오히려 기술이 퇴보했다고 보지 않을 수가 없는 것들이다.
명색이 조선에서 뛰어난 학자들이 이러한 뛰어난 인쇄술을 망각한체 붓으로 글을 써 놓고 다시는 외부에 알리지 않도록 필사본만을 간직하게 했다는 이야기가 참으로 우스운 것이다.
조선학자들은 이기심이 많아 일반인들이 모르도록 지식권을 독점하려고만 했다는 것일까?
당치도 않는 소리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조선생물학자들이 대단하게 생각되는데 미리 예견이라도 한 것처럼 멸절될 어류들임을 짐작하고 이렇게 오랜기간 연구하고 집필했다는 것에 존경심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청가오리만 이야기 한 것이지만 이 청가오리 조차도 이렇게 오랜세월 동안 그야말로 무차별 남획이 되었을 것임에도 북대서양에는 지금도 청가오리(청홍어)가 사람들에게 발견되고 있다는 자료를 볼 때 조선학자들의 뛰어난 지혜가 보이는 것이다.
비록 조선이란 거대한 체제가 연기처럼 사라졌음에도 말이다.[세계삼한역사연구:한부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