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투기 100대 30m 간격 ‘공중 열병’
[중앙일보] 2009년 10월 01일(목) 오전 02:53
중국이 초강대국에 진입했음을 사실상 선언했다. 그만큼 1일 오전 열릴 건국 6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가 장엄하고 화려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10시 베이징(北京) 천안문(天安門) 광장에 군 통수권자인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 겸 당 및 국가 중앙군사위 주석이 나타나면서 퍼레이드는 시작된다. 인민복 형태의 군복을 입은 후 주석은 300만 위안(약 5억4000만원)짜리 무개차인 훙치(紅旗)에 탑승해 육군·제2포병대·무장경찰·해군·공군 등의 순서로 56개 소수민족을 상징하는 56개 부대, 8000명의 병력을 사열한다.
여기엔 대륙간 탄도 핵미사일을 포함한 108기의 미사일과 탱크·전차·대포 등 최신 무기들이 즐비하게 늘어선다. 이 가운데 52종은 이번에 새로 선보이는 것들이다. 핵탄두 3기를 장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1000㎞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31A 등 13개 전략무기가 특히 눈길을 끌 신무기들이다. 곧 이어 초청받은 외국인 200명을 포함해 수만 명의 일반인들이 열병 군인들의 뒤를 따라 행진한다.
이날 퍼레이드의 절정은 100여 대의 첨단 전투기들이 최고 600m 최저 250m 높이로 천안문 상공을 동에서 서로 저공비행하는 행사다. 전투기 사이의 거리를 20~30m로 유지한 채 진행되는 ‘사상 최대의 공중쇼’다. 전투기들은 사상 처음으로 무기를 탑재한 상태에서 열병식에 참여한다. 중국군은 어떤 상황에서도 즉각 전투에 투입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장치다. 행사가 끝난 뒤 인민대회당에서 5만7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축하 쇼와 불꽃놀이가 화려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이날 군사 퍼레이드는 10년 만이다.
신화통신과 중앙방송(CC-TV) 등 중국 관영언론은 “군사 퍼레이드는 국방 현대화의 성과를 국내외에 과시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세계 초강대국 반열에 사실상 진입했음을 공개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퍼레이드라는 의미다.
초강대국 선포식을 위한 준비는 혹독했다. 홍콩 명보(明報)는 29일 행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그 과정을 상세하게 전했다.
옷깃에 침을 꽂았다. 고개를 똑바로 들기 위해서다. 눈은 최소한 40초간 깜박이지 않아야 합격이다. 70분을 버텨낸 병사가 있을 정도다. 완벽한 부동자세를 위해 손바닥과 바지 사이에 카드를 끼웠다. 철사로 팔목을 고정시켰고, 로프로 다리를 묶어 벌어지지 못하게 했다. 행진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강철봉을 어깨에 얹고 걸었다.
보폭은 75㎝다. 움직이는 앞 손은 가슴에서 10㎝, 뒷손은 엉덩이에서 30㎝만 떨어져야 합격이다. 발바닥의 지면 거리도 25㎝로 못 박았다. 500m 행진거리를 7분11초에 정확히 끝내야 한다. 차량 속도는 72초에 200m다. 100m 당 최대 0.15초의 오차만 허용된다.
홍콩·베이징 =최형규·장세정 특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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