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

노란색 '반입금지'…영결식 3가지 돌발상황

한부울 2009. 5. 29. 18:59
 

노란색 '반입금지'…영결식 3가지 돌발상황

[머니투데이] 2009년 05월 29일(금) 오후 04:55

 

 

한명숙 전총리 예정 없던 조사에 자막 중단-노란수건 색출작전…

카메라 들이대자 '통과'

백원우 의원 "사죄하라" 소동


29일 오전 서울 경복궁 앞뜰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에서는 장의위원회와 정부, 참석자들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돌발상황이 벌어졌다.


◇대본과 다르네..자막 '뚝'= 한승수 총리와 한명숙 전총리가 각각 조사를 읽을 때 제단 양 옆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서 조사가 자막으로 흘렀다. 한승수 총리는 준비된 원고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읽어 자막과 일치했다.


문제는 한명숙 전총리가 조사를 읽을 때 생겼다. 원고와 화면 자막이 한동안 일치했으나 한 전 총리가 울음 섞인 목소리로 "세상에 이런 일이 있습니까, 잔인한 세상은 인간 노무현으로 살아갈 마지막 기회조차 빼앗고 말았습니다"라고 말하기 시작하자 조사와 자막이 엇나가기 시작했다.


한 전 총리가 계속 조사를 읽자 자막은 중간에 멈췄다. 한 전 총리가 "님은 실패하지 않았습니다"라고 힘줘 말하는 순간 화면에서 자막이 사라졌다. 한 전 총리는 조사 말미에 이날 시민들이 몰려든 서울광장을 미리 본 듯 "님을 위해 날리려고 (시민들이) 들고오는 노란 풍선을 보고계십니까"라며 "오열하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유족 측 한 관계자는 "한 전 총리가 영결식 준비를 위해 조사 원고를 넘긴 후 노 전 대통령을 애도하는 마음을 담아 일부 내용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리 준비한 원고대로 읽었다면 '노란 풍선'이라는 표현은 등장하지 않았을 거란 얘기다.


◇"노란수건 안됩니다"= 영결식장에 일찍 도착한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은 소감을 묻자 "노란 수건을 갖고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게 어딨느냐"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디텍트(검색)하는 곳에서 노란 수건은 근무지침상 반입이 안된다며 막았다"고 말했다.


실제 경복궁 서쪽 참석자 출입구의 엑스레이 검색대 아래에는 압수한 것으로 보이는 노란 수건이 여러 개 보였다. 한 경찰 관계자에게 이유를 물었으나 그는 "대답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여러 취재진이 사진을 찍고 질문을 하자 잠시 뒤 경호 관계자로 보이는 남자가 다른 남자에게 귓속말을 했다. 이후 노란 수건을 들거나 목에 건 참석자들이 제지를 받지 않았다. 검색대 아래의 노란 수건도 사라졌다. 이날 출입구 앞에서는 노 전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참석자들에게 노란 수건을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백원우 의원 "사죄하라" 소동= 이명박 대통령의 헌화 순서 때 맨 앞줄에 앉아 있던 백원우 민주당 의원이 갑자기 일어서 소리를 지르며 이 대통령 쪽으로 걸어갔다. 백 의원은 즉시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했으며 영결식장 밖으로 끌려나갔다. 그는 "MB가 사죄해야 한다", "정치보복이다"라고 외쳤고 곳곳에서 울음과 고함, "사과하라"는 외침이 터져 나와 소란해졌다.


사회를 맡은 송지헌 아나운서가 "고인을 마지막으로 보내는 자리다" "경건한 마음으로 명복을 빌어주는 자리다" "자중해주시기 바란다"고 수차례 자제를 당부한 다음에야 조용해졌다.


[머니투데이 김성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