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풍선 든 시민들이 말하는 노무현은 ○○○다
[경향신문] 2009년 05월 29일(금) 오후 07:16
노무현 전 대통령이 떠났다. 29일 영결식에 모인 시민들은 오열하며 노란색 모자와 넥타이, 손수건, 풍선 등으로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
서울 남영역까지 이어졌던 운구행렬. 운구차를 뒤따르는 시민들은 “노무현”을 연호하며 “사랑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라고 외쳤다. 2000여개의 만장기에는 “당신께서 꿈꾸는 세상 극락에선 편히 이루소서” “못다한 꿈을 저승에서 꼭 이루소서” “얼마나 힘드셨나요. 얼마나 답답하셨나요” “벌써 그립습니다” 등의 메시지를 남겨 노 전 대통령을 그리는 안타까운 심정을 담았다.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을까.
◇ “상식과 원칙 통하는 세상 꿈꾸던 ‘희망’”
‘우리도 당신을 따라 미래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쓰인 만장을 들고 있던 이주식씨(39)는 노 전 대통령을 “우리들에게는 ‘희망’이었다”고 정의내렸다. 그가 말한 희망이란 “우리 세대가 조금 더 고생해서 다음 세대에게는 더 좋은 나라, 더 잘 사는 나라, 제대로 된 민주주의,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을 주려고 했던 분”이라는 것. 그러나 “그것을 우리가 지켜주지 못해 스스로 힘든 선택을 하게 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희망이 좌절된 느낌”이라고 슬퍼했다.
◇ “그래도 행복한 사람”
운구행렬을 따르던 석영희씨(53)는 노 전 대통령을 “결과적으로는 행복하지만, 그 과정에서는 불행했던 사람”이라고 평했다. 석씨는 그동안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에 대한 언론보도에 불만을 나타내며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진실이 마지막에는 인정과 사랑을 함께 받게 됐다”며 “그나마 죽음으로 인해 그 분이 추구했던 진실을 알게 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잊고 있던, 민주주의 열망 깨워주길”
덕수궁 돌담길에서 만난 손지현씨(27)는 노 전 대통령을 “뼈 속까지 정치인”이라며 “일각에서는 타살의혹을 제기하지만 알려진대로 자살을 했다면, 사람들에게 죽으면서까지 정치적인 무엇인가를 주려고 한 사람이다”고 말했다. ‘원망하지 말라’는 노 전 대통령의 유서와 관련해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정치적인 메시지일 수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 들어선 이후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많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정치적인 관심을 깨우치는 계기”라고 말했다.
경향닷컴 이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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