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카 유지, 한일우호 메시지를 역사왜곡 기회로 악용
[노컷뉴스] 2009년 04월 10일(금) 오전 09:55
日 경제 풀리면 독도문제 들고 나올 것
극우勢 크지 않지만 정치권 지원
日국민에게 알리는 운동 중요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로 만든 이유는 조선의 근대화를 위해서였다, 백제와 신라가 자발적으로 조공을 바쳤다” 이런 내용을 담은 일본의 왜곡교과서가 또 나왔습니다. 2001년에 일본의 극우단체죠.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이른바 새역모에서 후쇼샤라는 출판사하고 손잡고 왜곡 교과서를 처음 펴냈던 것을 여러분 기억하실 텐데요.
이번에는 다른 출판사와 손을 잡고 두 번째로 낸 교과서가 어제 일본 정부의 검정을 통과했습니다. 이제 일본 내에 우익 왜곡 역사교과서가 두 종류가 된 셈인데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한일관계 전문가죠. 세종대학교 호사카 유지 교수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런 일이 또 터졌네요. 가장 중요한 게 어떻게 왜곡을 했느냐는 건데, 왜곡 부분은 지난 번 후쇼샤 판하고 비슷한 건가요?
◆ 호사카 유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시아 민족을 많이 경시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고요.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 맥락으로 이어져 있고. 그리고 일본의 태평양전쟁을 미화하고 있고요. 고대에서는 아까도 말씀하셨습니다만, 신라하고 백제가 일본에게 조공을 바쳤다든가 또 임나일본부를 일본이 통치를 했다든가 이런 내용들이 거의 후쇼샤 교제하고 비슷하게 나왔다고 할 수 있죠.
◇ 김현정 / 진행
그럼 후쇼샤 판이 이미 나와 있는데 왜 또 지유샤 판이라는 걸 또 냈습니까?
◆ 호사카 유지
후쇼샤 교재는 채택률이 상당히 낮았습니다. 2001년도에는 0.039%였고요. 그러니까 굉장히 전국적으로 반대가 많았다고 할 수가 있겠죠. 그 다음에 2005년도에는 0.4%에 그쳤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역모 안에서 책임론이 많이 대두된 거죠. 그래서 회장이 바뀌었고 그 다음 회장도 바뀌었고요. 지금 3대 회장으로 알고 있는데. 일본 사람들은 ‘실패를 했다’ 다시 한 번 후쇼샤 하고 못하는 것입니다, 그럴 경우에는. 그래서 새로운 출판사를 찾아서 이번에 낸 거죠.
◇ 김현정 / 진행
지유샤판?
◆ 호사카 유지
네.
◇ 김현정 / 진행
어제 갑작스럽게 검정 통과 사실이 보도가 돼서 사실 많이들 깜짝 놀랐는데요. 원래 그럼 준비가 차근차근 되고 있었던 가요?
◆ 호사카 유지
일본 사람들의 하나의 특징으로써 한번 마음먹고 시작된 것은 계속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2001년, 2005년에 잠깐 화제가 되었을 때 상당히 보도가 많이 되었지만 그 이후는 사실상 거의 모르고 있었던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냥 지지부진하고 뭐 일본 내에서 사라지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0.039%를 아까 말씀하셨지만, 큰 의미가 없이 다루었는데, 또 그 사이에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거군요?
◆ 호사카 유지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라는 단체는 어떤 단체인가요?
◆ 호사카 유지
이 단체는 1997년 1월에 창설되었어요. 그런데 그 이 전에 거기에 이사나 회장이라든가 그 사람들은 자민당 내에 공부모임에서 간사로 초빙된 사람들이 거의 되고 새로운 모임으로 만든 거죠. 그러니까 자민당 내에서 많이 밀어줬다는 것이 사실이고요. 그래서 1997년 정치가를 제외하고 학자들이라든가 연구자 그런 사람들만으로 우경화된 교재를 만들겠다, 라는 생각으로 출범된 곳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이렇게 한 종의 교과서를 더 내고 지금 한 10여 년이 지났는데도 계속 이렇게 해서 활동을 할 수 있었다는 건, 이 새역모라는 단체, 그리고 우경화된 단체들이 일본 내에서 점점 더 세가 커지고 있다는 얘기인가요?
◆ 호사카 유지
세가 커지기 있다기보다, 오히려 세는 그렇게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민당이라든가 정치권 내에 남아 있는 우경화된 그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세력이 있다, 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새역모를 많이 지원했던 사람 중 한 사람이 아베 신조 전 총리이죠.
◇ 김현정 / 진행
힘 있는 배후들이 있군요?
◆ 호사카 유지
그런 것입니다. 일본 전체로 보면 그게 큰 세는 아니지만, 그러나 정치권 내에 그러한 우경화된 세력이 아주 강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죠.
◇ 김현정 / 진행
지금 호사카 유지 교수 말씀을 들으면서 좀 이해가 되네요. 사실 저는 아무리 극우단체가 책을 냈다고 해도 문무과학성이라는 곳에서 합격을 시키지 않을 수도 있는 건데. 왜냐하면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항이니까. 그런데 별 문제없이 통과를 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라는 생각을 했는데 결국 정치권의 어떤 힘, 정치권에서 밀어주는 것, 이런 게 다작용을 한 거라고 봐야겠군요?
◆ 호사카 유지
네, 그래서 고이즈미 시절부터 이러한 움직임은 시작된 것이고요. 당시 고이즈미 상은 자신은 그런 데 개입하지 않겠다고 방치한 것이고요. 아베 신조 다음 총리는 ‘그것을 뒤에서 적극적으로 밀어준 사람이었다’는 것이기 때문에 지난해 예를 들면 ‘독도가 일본 땅이다’라고 신학습 지도요령 해설서 거기에 기재된 것도 고이즈미 전 수상 시절에 결정된 내용이었고요.
◇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지금의 아소 다로 총리는 어떻습니까?
◆ 호사카 유지
아소 다로 총리도 일단 우파로 분류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일단 외교적인 감각이 뛰어나기 때문에 외교마찰이 생기는 것은 많이 안 하는 타입입니다, 표면적으로는. 그러나 뒤에서는 그것을 고이즈미 식으로 ‘다 맡기겠다’ 식으로 진행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는 글로벌 금융위기이기 때문에 한국하고 일본에서는 암묵의 양해가 있어 가지고, 이런 문제는 거론하지 않겠다, 그런 것은 있을 것입니다. 금융위기 자체도 요즘에 조금 좋아질 기미도 보이고 있고 그렇게 되면 아주 당당하게 일본에서는 지난해처럼 ‘독도가 일본 땅이다’ 라는 식으로 다른 문제도 크게 소리를 크게 해 가지고 말해 올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니까 경제가 다시 풀리고 나면 다시 이 독도 문제도 가지고 오고 교과서에다가 해설서에다가 왜곡된 부분도 싣고 이런 문제도 본격화될 수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 호사카 유지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참 걱정인데요. 이런 극우단체들의 행동, 정치권의 극우 행동에 대해서 일반적인 일본인들의 반응은 어때요?
◆ 호사카 유지
일반적인 일본사람들 중에는 오히려 양식 있는 인사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 중에서 이것을 처리하려고 예를 들면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은 많지는 않은 거죠.
◇ 김현정 / 진행
좀 관심이 없을 수도 있겠어요. 이건 별로 큰일도 아닌 것 같고, 안 쓰면 그만이고, 이런 생각도?
◆ 호사카 유지
그러나 그러한 당사자인 새역모는 그러한 분위기를 잘 활용하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후쇼샤 교과서가 나왔어도 0.4% 점유율 밖에 차지하지 못했었는데, 지유샤판 교과서를 채택하는 학교는 많을까요?
◆ 호사카 유지
일단 두 종류가 됐다는 것은요. 지금까지 8종류 정도 나왔거든요. 이제 9종류 되지 않습니까? 9종류 중에서 2종류가 극우교과서다, 그러면 20%가 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번에 지유샤의 교재를 채택할 수도 있다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확률로는 더 커졌다는 말씀?
◆ 호사카 유지
새역모의 후쇼샤 교재는 굉장히 알려졌기 때문에. 특히 당시 한국정부는 적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 그래서 일본 내에서도 알려지고. 이렇게 골치 아픈, 반대가 심한 교재를, 일단 그게 좋든 아니든 나쁘든 간에 채택하지 않는 게 좋겠다, 골치 아픈 교재다, 라는 것으로 채택률이 낮은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이번에 지유샤도 같은 거라고 알려야겠네요?
◆ 호사카 유지
알려야 만이 일본에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뒤에서 여러 가지 정치권 인사들이, 그러니까 교육위원회라든가 채택에 영향력을 주는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접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역시 일본의 NGO가 활약할 수 있도록 해 나가야 한다고 그런 식으로 저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이제 우리의 대응은 어때야 되는가, 그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데요. 일단 외교부 명의로 항의 성명이 나왔고.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불러서 항의도 했습니다. 이 정도면 괜찮습니까?
◆ 호사카 유지
그것은 기본적으로 해야 되는 것이고요. 그 이후는 많은 일본 사람들이 알 수 있게 해야 되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을까요?
◆ 호사카 유지
일본 내 NGO가 다시 활약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본의 양심세력들이 있기 때문에요. 다시 한 번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거기에 역시 한국의 NGO도 많이 협력을 해 줘야 된다...
◇ 김현정 / 진행
그런 것들에 대해서 우리 정부도 지원을 해 줄 필요가 있겠어요. 뒤에서. 사실은 전면적으로 하기에는 외교적으로 껄끄러운 게 있어서 나서기 쉽지 않은 게 있지 않습니까?
◆ 호사카 유지
네.
◇ 김현정 / 진행
이번 상황들을 보면서 마음에 걸렸던 것이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한일 정상 회담하면서 “과거 역사에 사로잡혀서는 안 되고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야 한다” 이런 말씀 하셨는데. 혹시 이 발언이 일본이 보기에, 마치 우리가 역사 왜곡도 용인하는 듯한 그런 제스처로 비췄던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호사카 유지
이쪽에서 그런 것을 허용한다든가, 그런 식으로는 일본은 생각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그러나 일단 뭐라고 할까, 밀어붙이기 식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일본 쪽에서. 그러한 틈이 좀 생기는 게 아닌가, 한국 쪽에? 그러한 기대는 했을 수도 있죠.
◇ 김현정 / 진행
약간의 틈이라도 보이면 안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 호사카 유지
네, 그러니까 이쪽에서는 한일우호라는 것은 굉장히 하나의 과제로 삼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것은 일종의 희망사항이고요.
◇ 김현정 / 진행
우리는 선인데 그 쪽에서는 항상 역사적인 도발을 꿈꾸는 것이기 때문에 틈을 노린다는 것?
◆ 호사카 유지
네, 틈을 보이면 안 되고요. 그런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그래도 과거 역사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이 부분도 서로 해결을 해 나가야 된다는 메시지를 넣어야 된다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우리가 해야 될 일들이 많고요. 일본 좀 정신 차리게 하려면 말입니다. 답답한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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