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삼한역사

만리조선-흥보가 중 흥보 제비노정기- 박초월

한부울 2009. 4. 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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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보가 중 흥보 제비노정기- 박초월

[아시아문화연구사]최두환 

 

제비(家燕 : Barn Swallow) http://blog.daum.net/han0114/17049629

 

[아니리] 하루는 제비 한 쌍이 날아 들거날 흥보가 좋아라고

"반갑다 저 제비야 고루거각(高樓巨閣) 다 버리고 궁벽강촌(窮僻江村) 박흥보 움막을 찾아 오니 어찌 아니 기특허랴."

수십일 만에 새끼 두 마리를 깠겄다. 먼저 깐 놈은 날아가고 나중 깐 놈이 날기 공부 힘을 쓰다 뚝 떨어져 다리를 부러뜨렸다. 흥보가 명태 껍질을 얻고 당사실을 구하여 부러진 다리를 동여 제 집에 넣어주며 "부디 죽지 말고 살아 멀고 먼 만리강남을 부대 평안히 잘 가거라."

미물의 짐생이라도 흥보 은혜 갚을 제비거든 죽을 리가 있겠느냐 수십일 만에 부러진 다리가 나아 날기 공부 힘을 쓰는디

 

[진양조] 떴다 보아라 저 제비가 둥그렇고 둥그렇게 구만장천에 높이 떠 거중으로 둥둥 펄펄 날거늘 흥보가 보고서 좋아라고 "반갑구나 내 제비야. 부러진 다리를 원망을 말어라 고적의 손빈이도 양족이 없었으되 제 나라 가서 대장이 되고 초한적 한신이도 일지수가 없었더도 대장단 높이 앉어 일군개경(一軍皆驚)을 허였으니 멀고 먼 만리강남을 부디 평안히 잘 가거라."

제비 자도 섭섭하여라고 빨래줄에 가 내려앉더니마는 무엇이라고 대답을 허고 구만장천에 높이 떠서 이리저리 노니난 거동은 아름답고 반가워라 잘 가거라 내 제비야 만리강남을 훨훨 날아 들어간다.

 


[아니리] 강남두견은 조종지망제(祖宗之望帝:강남땅에서 우는 두견새는 촉나라 망제의 죽은 넋이라. 망제는 주나라 말기에 촉의 제후로 황제라고 스스로 일컬은 두우를 말하는데 임금 자리를 빼앗기고 억울하게 죽은 뒤에 그 넋이 두견이 되었다는 전설)라 백조들은 점고를 허는디 미국 들어갔던 분홍 제비, 독일 들어갔던 초록젭, 중원 나갔던 명맥이 만리조선 나갔던 흥보제비 나오.

 

[중중머리] 흥보제비가 들어온다. 박흥보 제비가 들어온다. 부러진 다리가 봉통아리가져서 전동(顫動: 절뚝거림) 거리고 들어와

"예! "

제비장수 호령을 허되

"너는 왜 다리가 봉토아지가 졌노?"

흥보제비 여짜오되

"소조가 아뢰리다. 소조가 아뢰리다. 만리조선을 나가 태여나 소조 운수 불길하야 뚝 떨어져 대번에 다리가 짝깍 부러져 거의 죽게 되었더니 어진 흥보씨를 만나 죽을 목숨이 살었으니 어찌 허면은 은혜를 갚소리까? 제발 덕분에 통촉허오."

 

[아니리] "그러기에 너의 부모가 내 영을 어기더니 그런 변을 당하였구나. 명춘(明春)에 나갈 적에는 출행 날짜를 내가 받어줄테니 꼭 그 날 나가거라."

삼동이 다 지나고 춘삼월이 방장커날 흥보제비가 보은표 박씨를 입에다 물고 만리조선을 나오는디 이렇게 나오는 것이었다.


[중중머리] 흑운 박차고 백운 무릅쓰고 거중에 둥둥 높이 떠 두루 사면을 살펴보니 서촉(西蜀) 지척이요 동해 창망허구나 축융봉(祝融峰)을 올라가니 주작(朱雀)이 넘논 듯 황우토(黃牛土) 황우탄 오작교 바라보니 오초동남(吳楚東南) 가는 배는 북을 둥둥 울리며 어기야 어야 저어가니 원포귀범(遠浦歸帆)이 아니냐 수벽사명(水碧沙明) 양안태(兩岸笞) 불승청원(不勝淸怨) 각비래(却飛來)라 날아오른 저 기러기 갈대를 입에 물고 일점 이점에 떨어지니 평사낙안(平沙落雁)이 아니냐 백구백로 짝을 지어 청파상에 왕래허니 석양천(夕陽天)이 거의노라 회안봉(回岸峰)을 넘어 황릉묘(皇陵廟) 들어가 이십오현 탄야월(二十五鉉彈夜月)에 반죽(班竹)가지 쉬어 앉어 두견성(杜鵑聲)을 화답허고 봉황대 올라가니 봉거대공(鳳去臺空)의 강자류(江自流) 황학루(黃鶴樓)를 올라가니 황학일거(黃鶴一去) 불부반(不復返) 백운천재(白雲千載) 공유유(空悠悠)라 금릉(金陵)을 지내어 주사촌(週駟村) 들어가 공숙창외도리개(空宿窓外桃李開)라 낙매화(落梅花)를 툭 쳐 무연(舞筵)에 펄렁 떨어지고 이수(離水)를 지내어 계명산(鷄鳴山)을 올라 장자방(長子房)은 간 곳 없고 남병산(南屛山) 올라가니 칠성단이 빈터요 연조지간(燕趙之間)을 지내여 장성(長成)을 지내여 갈석산(碣石山)을 넘어 연경을 들어가 황극전(皇極殿)에 올라앉어 만호장안 구경허고 정양문(正陽門:주위가 40리나 되는 북경성의 정남쪽문) 내달아 창달문(暢達門)지내 동간을 들어가니 산 미륵(彌勒)이 백이로다 요동 칠백리를 순숙히 지내여 압록강을 건너 의주를 다달아 영고탑(寧古塔:중국흑룡강성 남동부에 있는 도시) 통군정(統軍亭) 올라앉어 사면을 둘러보고 안 남산 밖 남산 석벽강 용천강 좌우령을 넘어 부산 파발 환마(還馬)고개 강동댜리 건너 평양은 연광정(鍊光亭) 부벽루를 구경허고 대동강 장림(長林)을 지내 송도로 들어가 만월대 관덕정(觀德亭) 박연폭포를 구경허고 임진강을 시각에 건너 삼각산에 올라가 앉어 지세를 살펴보니 천룡의 대원맥(大元脈)이 중령을 흘리쳐 금화(金華:인왕산 옆의 금화산) 금성(金城:계동일대의 산줄기) 분개허고 춘당 영춘이 회돌아 도봉(道峰) 망월대 솟아있고 삼각산이 생겼구나 문물이 빈빈(彬彬)허고 풍속이 희희하여 만만세지금탕(萬萬歲之金湯)이라 경상도는 함양이요 전라도는 운봉이라 운봉 함양 두얼 품에 흥보가 사는지라 저 제비 거동을 보아 박씨를 입에 물고 거중에 둥실 높이 떠, 남대문 밖 썩 내달아 칠패 팔패 배다리지내 애고개를 얼른 넘어 동작강(銅雀江) 월강 승방을 지내여 남태령 고래 넘어 두 쪽지 옆에 끼고 거중에 둥둥 높이 떠 흥보집을 당도, 안으로 펄펄 날아들어 들보 위에 올라앉어 제비말로 운다 지지지지 주지주지 거지연지 우지배요 낙지각지 절지연지 은지덕지 수지차로 함지포지 내지배요 빼 드드드드드드득... 흥보가 보고서 좋아라 반갑다 내 제비 어디를 갔다가 이제와 당상 당하 비거비래 편편이 노는 거동은 무엇을 같다고 이르랴 북해 흑룡이 여의주를 물고 채운간(彩雲間)으로 넘논 듯 단산 봉황이 죽실(竹實)을 물고 오동 속으로 넘는 듯 지곡(芝谷)청학이 난초를 물고 송백간으로 넘논 듯 방으로 펄펄 날아들 제 흥보가 보고 괴이여겨 찬찬히 살펴보니 절골양각(折骨兩脚)이 완연 , 오색당사로 감은 흔적이 아리롱 아리롱 허니 어찌 아니가 내 제비! 저 제비거동을 보아 보은표 박씨를 입에다 물고 이리 저리 넘놀다 흥보 양주 앉은 앞에 뚝 때그르 르르르 떨쳐 놓고 백운간으로 날아간다. [아시아문화연구사]최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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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풀이]

1. 보은표 : '보은포'의 잘못. '은혜를 갚을 박'이란 뜻으로 씀

2. 만리조선 : 만 리나 되는 먼 조선

3. 나오넌디 : 나오는데

4. 장히 : 매우

5. 흑운 : 검은 구름

6. 박차고 : 발길로 힘껏 앞으로 차고

7. 거중으 : 공중에

8. 서촉 지척이요 : 서쪽은 지척이요. 서촉은 아주 가깝고. '서촉'은 중국의 사천성을 이르는 말

9. 창망허구나 : 넓고 멀어서 아득하구나.

10. 죽림봉 : 축융봉의 잘못. 축융봉은 중국 호남성 형산현 서북쪽에 있는 형산의 일흔두 봉우리 가운데 가장 높은 봉우리

11. 주작 : 전설의 새로, 붉은 봉황으로 그려지는데, 남방의 신이라고 함

12. 넘놀고 : 오르내리며 날고

13. 하겨토 가겨토 : 황우토(黃牛土)·황우탄(黃牛灘)의 와전일 듯. 황우토는 중국 호북성 이창현의 서쪽에 있는 황우산을 말하는데, 그 산의 절벽 아래로 황우탄이 흐른다.

14. 오작교 : 황우탄 위의 다리를 전설 속의 오작교로 가정하여 이른 듯함.

15. 오초동남 : 오초동남 가는 배. 동정호의 물줄기를 중심으로, 동쪽에 있었던 오나라와 남쪽에 있었던 초나라로 가는 배.

16. 원포귀범 : 바다 멀리서 포구로 돌아오는 돛단배의 모습. 소상팔경의 하나

17. 수벽사명양안태 블승청원각비래라 : 당나라 시인 전기가 쓴 시 <귀안>에 있는 귀절. <귀안>은 다음과 같다.

소상 떠나 무슨 일로 등한히 돌아왔나? 물은 푸르고, 모래는 밝게 빛나며, 강 양쪽 언덕에는 이끼가 푸른데, 이십오현 비파를 달밤에 탈 때, 맑은 설움 못 이기어 문득 날아 돌아왔다.

18. 일점이점에 : 일점이점으로. 하나 둘씩

19. 평사낙안 : 평평한 모래밭에 기러기가 내려앉음. 소상팔경의 하나

20. 백구 : 갈매기

21. 청파상에 : 푸른 물결 위

22. 왕래 : '왕래하니'로 해야 함

23. 석양촌이 거의노라 : 석양촌이 거기노라. '석양촌'은 저물 무렵의 마을. 소상팔경 중 어촌석조를 가리킴

24. 호안봉 : '회안봉'의 잘못 '회안봉'은 중국 형상의 일흔두 봉우리 중의 하나. 기러기가 이 곳에서 겨울을 보내고, 봄에 북쪽으로 간다 해서 붙은 이름

25. 황릉묘 : 요 임금의 두 딸이자, 순 임금의 두 왕비였던 아황과 여영을 모신, 소상강 가에 있는 사당

26. 이십오녀탄야월 : '이십오현탄야월'의 잘못. 스물다섯 줄로 된 비파를 달밤에 탐. 당나라 시인 전기가 쓴 시 <귀안>에 있는 귀절. <귀안>은 다음과 같다.

소상 떠나 무슨 일로 등한히 돌아왔나? 물은 푸르고, 모래는 밝게 빛나며, 강 양쪽 언덕에는 이끼가 푸른데, 이십오현 비파를 달밤에 탈 때, 맑은 설움 못 이기어 문득 날아 돌아왔다.

27. 수여 앉어: 쉬어 앉아

28. 두견성 : 두견새의 울음소리

29. 화답허고 : 화답하고. 시나 노래에 응하여 대답하고

30. 봉황대 : 중국 강소성 남경의 동남쪽에 있는 누대

31. 봉거대봉강자류라 :봉거대공강자류라. 봉황은 날아가고 누대는 비었는데, 그 아래로 강물만 흐른다. 이백의 시 <등금릉봉황대>의 한 구절

32. 황학루 : 중국 호북성 무창 서남쪽 양자강 가에 있는 누대.

33. 황학일버불부배요 백운청양공유유라 : '황학일거불부반에 백운천재공유유라'의 잘못. 신선이 타고 다닌다는 황학은 한번 가서 돌아오지 않고, 흰구름만 천 년을 유유히 떠서 흐른다. 최호의 시 <황학루>의 한 구절

34. 금릉 : 남경의 옛 이름

35. 주사촌 : 술집이 있는 마을

36. 공수창외도리개라 : '공숙창외도리개'의 잘못. 홀로 자는 창 밖에 북숭아꽃·오얏꽃이 피어 춘정을 더하는구나.

37. 낙매화를 툭 차 무연에 펄렁 떨어치고 : 낙매화를 툭 차 무연에 펄렁 떨어뜨리고. 떨어지는 매화 꽃잎을 발로 차서 춤추는 자리에 떨어뜨리고. 두보의 시 <성서피범주>의 한 구절인 '연축비화낙무연=제비가 떨어지는 꽃잎을 차서 춤추는 자리에 떨어뜨리다'를 변형한 것임

38. 이수 : 중국 광서성 홍양현에서 시작되어 상수와 나뉘어 서남쪽으로 흐르는 물

39. 계명산 : 중국 안휘성 합비현 서북쪽에 있는 산

40. 올라 : 올라가니

41. 장자방 : 이름은 양, 자가 자방. 한나라의 고조를 도운 개국공신으로 뛰어난 지략가였음

42. 남병산 : 중국 강소성 상요현의 북쪽에 있는 산으로, 제갈공명이 동남풍을 빌어 조조의 군사를 깨뜨리기 위하여 칠성단을 쌓은 곳

43. 칠성단 : 북두칠성을 모시는 제단. 공명이 동남풍을 빌기 위해 남병산에 쌓았던 제단.

44. 연조지간 : 옛 중국의 연나라와 조나라의 사이

45. 장성 : 만리장성

46. 갈석산 : 중국 요동에 있는 산

47. 연경 : 북경의 옛 이름

48. 황극전 : 천자가 궁궐에서 정사를 보기 위하여 나가 앉던 곳

49. 만호장안 : 수많은 집이 가득한 서울. 본래 '장안'은 당나라 때 수도로 지금의 서안을 이르지만, 여기서는 서울이라는 의미로 씀

50. 경양문 : '정양문'의 잘못. 북경성의 정남향에 있는 문

51. 장달문 : 북성성이나 자금성의 문 이름인 듯한데 분명치 않다.

52. 동간 : 장안과 낙양 사이에 있는 지명

53. 산 미륵이 백이로구나 : 절과 미륵이 백이요, 절과 미륵이 많다.

54. 순숙히 : '신속히'의 잘못

55. 영고탑 : 중국 흑룡강성 남동부에 있는 도시 이름. 따라서 이 사설은 영고탑의 위치상 맞지 않다.

56. 통군정 : 의주의 압록강 가에 있는 정자

57. 앞남산 밧남산 : 남쪽 가까이 있는 남산과 멀리 있는 남산. 구체적인 이름이라기보다는 가상의 이름인 듯.

58. 석벽강 용천강 : 모두 강 이름

59. 좌우령 : 가상의 고개 이름인 듯.

60. 부산 파마 : 부산한 파발. '파발'은 공문 따위를 급히 전하려고 일정한 거리마다 설치한 역마를 갈아타던 곳. 또는 그 공문을 나르던 사람.

61. 환마고개 : '말을 갈아타는 고개'라는 뜻을 지닌 고개 이름인 듯.

62. 강동다리 : 평안남도 강동군에 있는 다리를 이름인 듯.

63. 연관정 : 평양의 대동강 가에 있는 정자. 대동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덕암이라는 바위 위에 있는데, 조선조 중종 때 세워졌음

64. 부벽루 : 평양의 대동강 가에 있는 누대.

65. 장림 : 길게 뻗쳐 있는 숲. '긴 수풀'인 듯

66. 망월대 : '만월대'의 잘못. 개성 송악산 밑에 있는 고려 왕궁터

67. 관덕전 : 개성에 있는 고려 때의 정자.

68. 시각에 : 제 때에. 빨리.

69. 삼각산 : 북한산의 다른 이름

70. 지세 : 땅의 형세

71. 철양의 : '천룡(天龍)'의 잘못. '천룡'은 풍수지리에서, 명당을 이루는 큰 산세를 몰고 내려오는 가장 큰 산줄기

72. 대원맥 : 큰 줄기를 이루는 산맥

73. 중령 : 산줄기의 중간 마루.

74. 흘리쳐 : 굽이쳐 흘러내려

75. 금화 : 인왕산 옆의 금화산

76. 금성 : '계산'의 와전인 듯. 오늘날의 종로구 계동 일대의 산.

77. 분개허고 : 나뉘고

78. 춘당 : '춘당대'는 창경궁 안에 있는 누대.

79. 영춘 : '영춘문'은 경복궁의 동쪽 문.

80. 회돌아 : 휘돌아

81. 도봉 : 도봉산

82. 망월대 : 도봉산 근처에 있는 누대 이름인 듯

83. 빈빈하고 : 빛나고

84. 희희하야 : 기쁘고 즐거워

85. 만만세지금탕 : 오랜 세월 동안의 방비가 아주 견고한 성

86. 얼품 : 어름. 두 지역이 맞닿은 곳

87. 거동 : 행동하는 짓이나 태도

88. 칠패 팔패 : 칠패거리와 팔패거리. '칠패 거리'는 지금의 중구 중림동 부근. '팔패'는 칠패에 연이어 지어붙인 이름인 듯

89. 배다리 : 지금의 서울역 부근에 있던 다리 이름인 듯

90. 아야 고개 : 오늘날의 이태원 고개

91. 동작강 : 동작동에서 한강으로 흘러드는 강

92. 월강 : 동작강을 월강. 동작강을 건넘

93. 승방 : 지명인 듯하나 불명.

94. 남타령 : 남태령. 동작동과 과천 사이의 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