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주의 붉은 속셈?… 中때아닌 제사붐
[헤럴드경제] 2009.03.31 11:49
칭밍제 맞아 역사ㆍ전설상 인물 '국가주도 제례'…
민족주의 주입ㆍ전파 시도
중국 전역에 걸쳐 역사와 전설상의 인물에 대한 문화 제례의식이 붐을 이루고 있다. 중국의 각 지방정부들은 요즘 3일간의 칭밍제(淸明節) 소황금주(4월 4~6일)를 전후로 황제(黃帝)와 염제(炎帝),복희(伏羲) 화서(華胥)씨 콩쯔(孔子)와 라오쯔(老子)등 역사 인물들에게 제사를 지내느라 부산한 모습이다.
전설의 인물 및 고대 선인에 대한 제사 활동이 예년과 다른 점은 올해의 경우 국가 기복에 대한 비중이 높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으로는 국제적 지위 상승에 편승, 국내외적으로 중화 민족주의를 주입?전파하려는 의도도 엿보이고 있다.
산시(陝西)성은 칭밍제를 맞아 '중화 제1릉'으로 자랑하고 있는 황제릉에 대한 제사를 국제 규모로 치를 예정이고,허난(河南)성도 황제출생지와 창업지가 허난성 신정(新鄭)시 임을 들어 황제에 제사하는 대규모 제례 주간활동을 펴고 있다.
각 지역의 주요 전통 문화 제례행사에는 성과 시의 당위및 시위 서기와 성장, 시장 등 최고 지도자들이 참석, 축사를 통해 국가의 안녕과 인민의 복된 생활을 기원하고 있다. 산시성 정부는 내달 4일 황제릉이 소재한 황릉현에서 성위 서기 등 최고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축년 칭밍 공제 허헌 황제제례'를 열 예정이다. 산시성은 매년 대만과 홍콩 마카오 등지의 관광객을 불러 들여 거대한 상업적 문화행사의 하나로 황제릉에 대한 제사를 치르고 있다.
산시성의 경우 올해는 특히 쓰촨(四川)과 깐수(甘肅)성 등 인근 지진 재해 지역의 아동들까지 대거 초청해 제사의식의 새로운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허난성은 산시성보다 한발 앞서 지난 29일 정저우(鄭州) 예하 신정시의 신정 황제고택에서 황제 제례에 대한 준비의식을 가졌다. 허난성은 중국이 인문 시조로 여기고 있는 전설상의 인물 복희씨까지 성 정부의 주요 제례 문화행사에 포함시켜 국가급 제례를 올리고 있다. 이곳 제례의식에 참석한 한 지방 학자는 "중국 역사에 나오는 염제와 황제 요(堯), 순(舜), 우(禹) 임금은 모두 복희씨의 후손"이라고 주장했다.
허난성이 복희씨 제례를 가질 무렵 산시성 시안(西安)정부는 세계 화교와 역사학자들을 불러들여 중국이 복희씨와 나란히 중화 인문 시조로 여기는 화서씨에 대한 제사활동을 가졌다. 이와함께 중국은 오는 6월에는 염제 황릉에서 '기복과 조화'를 주제로 전세계 도교계 관계자들을 초청, 염제에 대한 최초의 제례 행사를 올리기로 했다.
공공기관이 치르는 정부(국가)의 이같은 공제(公祭)는 황제와 염제 복희씨 등 전설상의 인물들 뿐만 아니라 역사상의 고대 문화 성인들로 범위를 끝없이 확장해 가고 있다. 중국은 지난 11일 라오쯔 탄생 2580년 주년을 맞아 라오쯔의 고택인 허난성 루이(鹿邑)에서 역사적 고대 위인을 기리는 제사를 치렀다.
산동(山東)성 취푸(曲阜)시는 올해 칭밍제를 맞아 콩쯔 출생지인 니산(尼山) 콩쯔 고택에서 작년에 이어 두번째 춘계 공자 제례의식을 가질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전설과 역사상 인물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융중한 제례의식이 치러지는데 반해 인민 영웅열사(순국열사)에 대한 기념은 초라하기 이를데 없다며 열사들이 박대받는 세태를 시정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팡쥔바오(解防軍報)는 인민 영웅열사의 묘소는 요즘 한낮 닭을 키우고 마작을 즐기는 도박장소로 변하고 있음을 개탄하면서 상업적 흥행을 쫓아 역사와 전설 문화인물을 조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국주의를 고양하고 열사들을 기리는 노력도 소홀히 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최헌규 특파원]헤널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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