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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어에 밀리고 영어에 또 치이고…소수민족 언어 3500여 개 사멸 위기

한부울 2009. 3. 17. 22:50
 

공용어에 밀리고 영어에 또 치이고…소수민족 언어 3500여 개 사멸 위기

[중앙일보] 2009년 03월 17일(화) 오전 02:34


아일랜드는 1922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그러나 ‘게일릭’이라고도 불리는 아일랜드어는 거꾸로 사멸 위기를 맞았다. 영어의 위세에 눌려서다. 독립 당시 25만 명에 달했던 아일랜드어 구사 인구도 3만 명으로 줄었다. 위기를 느낀 아일랜드 정부는 학교에서 아일랜드어를 필수 과목으로 가르치게 하며 언어 살리기에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마침 90년대 아일랜드 경제도 호황을 누린 덕에 아일랜드어는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그러나 아일랜드어와 달리 7000여 개의 현존하는 전 세계 언어 중 절반은 2100년까지 사멸할 처지에 놓였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16일 보도했다. 유엔 산하 유네스코는 지난달 사멸 위기에 몰린 2400개 언어를 지도와 함께 소개한 바 있다. 시베리아, 호주 북부, 북미 북서부, 안데스 산맥과 아마존 등지의 소수민족 언어가 대부분이다. 언어가 사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표준어 확산 정책 때문이다.


미국에서만 지난 500년 동안 115개 언어가 사라졌다. 이 중 53개는 50년대 이후 미국 정부의 영어 확산 정책의 영향으로 없어졌다. 심지어 미국 학교에선 고유 언어를 쓰는 학생을 벌주기까지 했다. 알래스카 토속어 ‘에이약(Eyak)’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이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유일한 생존자였던 마리 스미스 존스가 사망하자 ‘에이약’은 전설의 언어가 돼 버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수민족 언어도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정경민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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