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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봉기 50년…독립요구시위 해외서 시작

한부울 2009. 3. 10. 14:19
 

티베트 봉기 50년…독립요구시위 해외서 시작

[연합뉴스] 2009년 03월 10일(화) 오전 10:07


오늘 지구촌 곳곳서 시위 예상…후진타오 "티베트 안정 필요"


티베트(시짱·西藏)에서 봉기 50주년을 맞아 일촉즉발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망명 티베트인들이 9일 해외에서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의 테이프를 끊었다.


미국에 망명한 티베트인 수백명은 봉기 기념일을 하루 앞둔 9일 오후(티베트 시간 10일 0시) 워싱턴 백악관 부근에서 '자유 티베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독립을 주장하는 강경파인 '티베트청년의회'의 뉴욕지부장 쩌링 팔덴은 "우리는 지난 50년간에 걸친 중국의 티베트에 대한 압제와 학살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고 말했다.


티베트인들의 반중국 시위는 이날 인도, 네팔을 비롯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질 예정이지만 막상 수도 라싸(拉薩)를 비롯한 티베트와 인근 티베트 집단 거주지역에서 시위가 발생할지는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군·경이 소요발생 가능지역과 티베트 접경지대에 병력을 증강해 철통 같은 보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시위 = 티베트 망명정부는 9일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티베트 봉기 50주년 기념일인 10일 열릴 티베트 사망자 추모집회 계획을 공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망명 티베트인들은 10일 오후 5시30분 다람살라 인근 맥글로드간지에 집결해 인근 쑤글라캉 사원까지 촛불 행진을 벌이면서 지난해 티베트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자들의 넋을 기리겠다는 계획이다.


네팔 당국은 자국 거주 티베트인들의 시위가 예상되자 시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카트만두 시내 중국 대사관과 중국 접경지대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했다. 이밖에 런던, 파리 등에서도 유럽에 망명한 티베트인들의 시위가 예상되고 있다.


◇중국의 조치 =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9일 티베트자치구 출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들과 분임토의를 하는 자리에 참석해 티베트 안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중국 중앙과 티베트 자치구 당국은 라싸를 비롯한 티베트 전역과 인근 쓰촨(四川), 간쑤(甘肅), 칭하이(靑海) 등지의 티베트인 집단 거주지에 무장병력을 배치, '준계엄상태'의 삼엄한 경계를 하고 있다. 공안부 변방국 푸훙위(傅宏裕) 정치위원은 9일 공안은 티베트의 안정 유지를 위해 접경지역의 검문소와 요소요소에 병력을 증강, 경계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티베트자치구 인민대표대회 렉콕(列確) 상무위원회 주임은 지난 8일 티베트인들이 소요사태를 일으킬 것에 대비, 경찰 순찰을 강화했다고 시인했다. 티베트와 티베트인 집단 거주지역에서는 외국 기자는 물론 외국인들의 출입이 금지됐고 체류 중이던 외국인들도 쫓겨나고 있다.


한 목격자에 따르면 티베트-쓰촨 접경지대 산골 마을인 캉딩(康定)에는 군 차량 행렬이 줄을 잇고 곳곳에 군 막사가 세워져 마치 거대한 군 진지로 변했다.


◇시위 조짐 = 칭하이(靑海)성 위수(玉樹)티베트자치주의 한 목재 농장에서 9일 경찰 차량 2대가 사제폭탄 공격을 받았다. 린야쑹 위수티베트자치주 당서기는 "사제폭탄이 폭발하면서 경찰 차량의 비상등과 지붕이 파괴됐으며 경찰 소방차도 파괴됐다"면서 "그러나 사상자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쓰촨(四川)성 아바(阿패<土+貝)주에서 지난 1일 티베트 승려 50여명이 종교의 자유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27일에는 20대 승려인 타페이가 이곳에서 손으로 그린 티베트기와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들고 키르티 사원에서 아바 마을 인근 큰길까지 걸어나온 뒤 군중이 보는 앞에서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