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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로 끊긴 '특전사'가 물도 없이 버티는 비법은

한부울 2008. 12. 25. 11:48
 

보급로 끊긴 '특전사'가 물도 없이 버티는 비법은

[아시아경제] 2008년 12월 24일(수) 오전 10:45


특수전교육단의 생존훈련 
 

 

1945년 7월26일 필리핀 민도르섬에 위치한 미군 비행장 타격임무를 받은 일본군인 야마모토.


15명의 소대원은 공격도 해보기 전에 위치가 노출돼 미군의 공격을 받고 산속으로 후퇴하게 된다. 이들은 곧장 2400고지에 은신처를 구축하고 지원만을 기다렸다. 보름이 지나고 보급식량이 바닥을 보이자 마음이 초조해지고 불안감은 커져갔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불과 소금.


소대장 야마모토는 불을 얻기 위해 쌍안경을 분해, 렌즈를 이용해 불씨를 만들고 바나나 생잎에 싸서 허리에 매달고 다녔다. 소금은 아주 소량이지만 원숭이가 섭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덫을 놓아 간접 섭취했다.


또 건포를 만들어 비상식량으로 이용하고 돼지의 쓸개를 건조하여 복통약, 원숭이 골을 분말로 만들어 투통약 등으로 활용했다. 결국 이들은 1956년 관광객에 의해 발견돼 마닐라신문에 게재되면서 생존자 4명은 본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들이 살 수 있었던 결정적 방법은 무엇일까.


육군 특수전교육단 임승재 생존교관(대위.학군 37기)은 “첨단무기로 중무장한 현대전에서도 기본적이고 필수요건인 물과 식량 획득 등 생존훈련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4계절이 뚜렷한 한반도에서는 타 전쟁터보다 장단점이 뚜렷해 환경을 잘 이용해 전략전술에 활용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공군 전술공수비행단, 육군 특전사 등에서도 보급이 끊긴 특수대, 추락해 고립된 조종사 등 전시상황을 대비한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 물 획득방법= 우리나라의 환경여건상 우기와 한겨울에는 빗물과 눈을 이용해 손쉽게 수분을 획득할 수 있으나 해안지역이나 산속에서는 획득방법이 까다롭다. 개울이나 계곡 같은 경우에도 전시상황에서는 화학전 등 오염가능성이 있으므로 정화는 필수요건이다.


산속에 고립되어있을 경우에는 우선 식물과 곤충을 이용한 방법이 있는데 다래나무의 경우 덩굴 5개이상을 묶은 후 줄기를 끊고, 2시간 정도 기다리면 1리터의 물을 구할 수 있다.


또한 새는 물이 있는 장소에서 선회를 하며 물이 있는 곳에서는 지상에 가깝게 비행한다. 벌이나 파리를 발견한다면 그 또한 근처에 물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닷물은 1리터에 약 30g의 소금이 함유돼 있어 그대로 마시면 탈수증상과 신장의 이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바닷물과 식수를 1대 2비율로 혼합해 마시면 된다.


정화 방법에는 끓이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숯을 옷이나 낙하산 천에 넣거나 페트병에 자갈, 모래, 숯순으로 채워 정수하면 된다. 이런 재료도 없다면 양말도 대체품이 될 수 있다. 
 

 

◆ 은신처 구축= 1968년 침투한 간첩 김신조의 은신처 구축방법은 지형을 적절히 이용해 아군의 수색활동을 어렵게 한 사례다. 숙영지는 사람이 접근 할 수 없고 바윗돌이 많은 험한 곳에 마련하는 것이 원칙이다.


호를 만들려면 숙영지가 쉽게 탄로나지 않도록 파낸 흙을 멀리버린다. 은폐물로 쓸 나무는 호를 구축하는 곳에 있는 나무와 동일한 나뭇가지를 꺾어오는데 여러 곳에서 꺾어온다. 나뭇가지는 잘린 흔적이 나지 않게 맨 밑둥을 칼로 끊고 흙을 바른다.


때로는 오래된 나무뿌리 밑을 파내고 그 안에 숨기도 한다. 간이천막을 소지했을 경우 비 올때는 비옷으로, 잠 잘 때는 습기를 막는데 이용한다.

 

 

◆ 동물의 포획과 조리= 동물성 음식은 식물에 비해 훨씬 많은 에너지를 낼 수 있다. 특히 고립된 전시상황에서는 굶주림을 채우기 위해 쉽게 얻을 수 있는 작은 동물을 찾아야 한다.


썩은 나무 주변은 딱정벌레, 굼벵이 등 애벌레나 유충을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개미의 경우 초산을 지니고 있어 시큼함을 주지만 햇볕에 말려 식용식물과 함께 섭취가 가능하다. 또한 딱딱한 껍질을 가지고 있는 생물은 기생충이 있으므로 꼭 익혀 먹어야한다.


민물새우, 가재, 개구리, 도마뱀은 쉽게 발견할 수 있으나 개구리 중에서도 몸 색깔이 화려하거나 등쪽에 X자형모양을 가졌다면 섭취 불가능하다. 두꺼비나 뱀은 기생충이나 독을 지니고 있어 익히거나 피하는 것이 좋다.

 

 

◆ 불 피우기= 불을 피우기 위해서는 고전적 방법인 마찰법부터 연료이용법 등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전시 상황인 만큼 연기와 불꽃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


연기를 최소화하기위해서는 침엽수 나뭇가지 아래에서 연기가 곧바로 퍼지지 않는 점을 감안해 피우고 안개가 끼는 이른 아침에 불을 피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땔감선정은 진달래, 참나무, 상수리나무 등 손가락 정도 굵기의 마른나무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꽃을 줄이기 위해서는 땅속에 공기 유입구를 만든 후 위장할 수 있다.


[양낙규의 군사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