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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러시아 정보기관이 갑자기…새로운 주장

한부울 2008. 5. 24. 17:12
 

고산, 러시아 정보기관이 갑자기…새로운 주장

[조선일보] 2008년 05월 19일(월) 오전 01:02


고산(31·사진)씨의 우주인 교체에 러시아 정보기관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씨는 한국 첫 우주선 탑승 우주인으로 선발됐지만 지난 3월 10일 이소연(30)씨로 탑승 우주인이 교체된 바 있다. 당시 주무부서인 교육과학기술부는 "고씨가 훈련 기관인 러시아 가가린우주센터의 규정을 위반해 교체됐다"고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고씨는 17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가가린 우주인훈련센터측의 양해하에 우주선 조종 관련 공부를 했는데 연방보안국(FSB)이 문제를 삼자 가가린센터측이 갑작스럽게 강경한 태도로 교체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고씨는 지난 2월 말 임무와 관련 없는 우주선 조종 교재를 러시아 우주인에게 빌려 소지하고 있다가 적발돼 가가린센터 보안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탑승 우주인에서 예비 우주인으로 교체됐다. 하지만 고씨에 따르면, 가가린센터는 한국 우주인들에게 '공식적으로' 조종 관련 교육을 실시했다. 고씨는 "수차례 우주선 조종 관련 교육을 요청하자 가가린센터는 이소연씨와 함께 조종 이론 2시간, 실습 4시간을 추가로 받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훈련 후반기에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자습이 많았다"며 "교관이나 러시아 우주인들을 찾아다니며 조종에 대해 문의하면 호의적으로 답해줬는데 이 때문에 탑승 우주인을 교체한다고 해서 매우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탑승 우주인으로 교육을 계속 받아왔고 러시아어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아 가가린센터는 탑승 우주인을 그대로 유지하려 했지만 정보기관이 개입하니 어려웠다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우주항공 분야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가가린센터의 보안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고씨를 시범 케이스로 삼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시 다급해진 고씨는 과기부(현 교육과기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다.


교육과기부 관계자는 "고산씨가 탑승 우주인 교체와 관련해 김우식 부총리와의 통화를 요청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며 "통화를 했어도 당시 김 부총리의 임기가 끝난 뒤였고 새로운 장관도 업무 파악하느라 신경 쓸 여력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교육과기부 관계자는 "조종 관련 수업이 있었든 없었든 반출 금지된 문서를 외부로 반출한 게 문제"라며 "우주인 교체와 관련해서 러시아연방우주청이 협상 파트너였고 다른 기관이 개입했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고씨의 퇴소를 원했지만 협상 끝에 가까스로 탑승 우주인을 교체하는 선에서 끝냈다"고 말했다.


[이영완 기자 조호진 기자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