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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형 원자로 개발사업' 좌초 위기

한부울 2008. 4. 5. 20:37
 

일체형 원자로 개발사업' 좌초 위기

[서울경제] 2007년 10월 10일(수) 오후 05:31

 

 

 

10년간 1,400억 투입불구 연구 중단

중간에 용량 축소되자 "경제적 타당성 없다" 결론

전문가 "소형인지 대형인지 목표 불확실해 최악상황"


정부 "연관 없다" 부인에도 군사용 잠수함 개발 차질


지난 10년간 1,400억원이 넘는 연구자금이 투입된 일체형 원자로 사업 ‘스마트(SMARTㆍ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가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


10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997년부터 추진돼온 스마트사업에 대해 현재 사업을 계속 진행할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최종 타당성 검토를 진행 중이어서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1,403억원 투입된 사업, 물거품 위기=스마트 사업은 당초 지역단위의 전력생산과 해수 담수전환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원자로인 ‘SMART-330’ 개발 사업으로 추진됐다. 1999~2002년까지 ‘원자로계통 기본설계’가 이뤄져 높이 13미터ㆍ직경 5.5미터 크기의 원자로 설계가 완성됐다. 2002년 하반기부터 이 사업은 한국전력ㆍ두산중공업 등이 참여하면서 실증로 제작 사업인 ‘SMART-P’로 변경, 추진돼 왔다. 실증로 제작에 투입된 자금은 정부 348억원, 민간 570억원 등 총 918억원에 달한다.


실증로 제작과 맞물려 해군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개발이 거론됨에 따라 ‘SMART-P’를 원자력 추진 잠수함에 적용하는 방안이 집중 검토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SMART-P’의 열출력이 65MWt로 처음 사업계획보다 5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고 크기 역시 7미터ㆍ직경 3.5미터로 축소되자 원천기술 측면에서 잠수함용 원자로 개발과 관련돼 있다는 관측이 대두됐었다.


그러나 이 같은 용량 및 크기축소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지난해 이 사업에 대한 경제적 타당성 등을 재검토한 결과 수출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열출력이 660MWt급으로 10배 이상 확대돼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고, 이는 사업중단의 결정적 이유가 됐다. 결국 스마트 사업은 97년 이후 10년 가까이 총 1,403억원이 투입되고도 졸지에 사업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국내 한 원자력 전문가는 “이 사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목표가 불투명했던 것”이라며 “잠수함이나 선박에 탑재할 수 있는 산업동력용으로 소형화하거나 아니면 전력생산용으로 보다 대형화하는 쪽으로 확실한 목표를 갖고 연구개발이 이뤄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중간에 사업목표를 바꾸면서 시행착오가 초래됐고, 그 결과 연구중단까지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군사용 잠수함 개발 차질 빚을 수도=일단 스마트와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개발사업에 대해 정부는 공식적으로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개발사업이 거론됐던 2002년을 전후해 스마트가 갑자기 축소모델 개발사업으로 변경됐다는 점을 볼 때 연관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개발과정에서 가장 많은 비용부담을 떠안았던 두산중공업의 사업 참여 및 포기 역시 잠수함 사업에 관련돼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대형 원자력 발전소 건설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두산중공업 측이 국방사업인 잠수함용 원자로 개발이라는 새로운 사업 목표가 불투명해지자 중소형 원자로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결국 스마트가 사실상 좌초함에 따라 군사용 잠수함 개발도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아직까지는 디젤엔진 잠수함 개발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잠수함에 탑재 가능한 원자로를 개발하는 기반기술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독자적인 원자력 추진 체계만 확보해도 향후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언제든지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 사업 중단의 아쉬움이 더욱 크다는 게 관련 연구자들의 말이다.


대덕=강재윤 기자 한국아이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