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부

중국, ‘바이두’ 빼고 해외 검색엔진 모두 불통?

한부울 2007. 10. 20. 11:58
 

중국, ‘바이두’ 빼고 해외 검색엔진 모두 불통?

[조선일보] 2007년 10월 19일(금) 오전 11:37  

 

중국이 자국 내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百度, ) '를 제외한 모든 해외 검색엔진에 대해 단순 차단을 넘어 '강제 재전송(리다이렉션)'하는 방식으로 접속을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제적인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조선일보가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중국 현지 인터넷 대부분 회선에서 중국 외 검색엔진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네이버, 다음, 구글, 마이스페이스, 플리커, 윈도 라이브 등에서 검색하면 모두 중국 내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의 페이지로 강제 이동된다(사진 위). 인터넷 망이나 회선 접속 위치에 따라 해외에 서버를 둔 웹서비스에 접속이 끊어지는 현상도 번갈아가며 발생하고 있다(사진 아래).


현지 체류 중인 한국인은 “며칠 전 중국 회사 사무실 PC에서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며 “네이버, 다음 등 대부분 해외 검색엔진이 ‘바이두’로 돌아가 버려 황당했다”고 말했다.

다른 한 한국인은 “임시적 고장인지, 아니면 해킹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일인지 잘 모르겠다”며 “아직 인터넷 회선 제공업체에서는 별 다른 말이 없다”고 황당해 했다.


또 다른 한국인은 “인터넷 통제가 이뤄지는 중국에서는 특별한 일도 아니다”며 “DNS을 수동으로 바꾸면 정상 접속이 가능하다”고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구글 현지 대변인 역시 언론과 인터뷰에서 “Google.cn 도메인과 다른 검색엔진들 상당수가 중국에서 차단되고, 트래픽이 타사로 강제 이동되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MS 대변인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AFP, 컴퓨터월드 등 주요 외신들도 18일(현지시각) 일제히 이 소식을 전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현재 구글, 야후,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운영하는 검색엔진에 접속하면 바이두 검색 결과로 모조리 이동한다. 언론들은 미국 웹사이트들의 ‘트래픽이 납치됐다(US search engines hijacked in China)’며 집중 언급하고 있는 상태다.


바이두로 트래픽이 돌아가고 있지만 이는 바이두가 개입된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그 보다 중국 정부 당국이 해외 접속을 막기 위해 이러한 엽기적인 조치를 강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왜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일까. 해외 전문가들은 미국 의회가 17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Dalai Lama)에게 미국 민간 최고의 영예인 골드메달을 수여한 것에 반발해 내린 조치일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심지어 중국은 18일 외교부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는 중·미관계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것”이라며 주중 미 대사를 소환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최근 구글 비디오에서 중국 내에서 금기시되고 있는 ‘천안문 광장’ 사태 동영상이 노출되는 사고도 발생한 바 있다. 또한 최근에 출시된 유튜브 중국어판(홍콩 및 대만)이 접속 차단된 것도 사태 확대에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던컨 라일리(Duncan Riley) 테크크런치닷컴() 편집자는 “중국 당국이 서구권 검색엔진과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이제는 (불만이 있는 웹사이트들을) 막는 것에서 모자라, 자국 내 업체로 트래픽을 재전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명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