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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보트’떴다… 국내유일 치누크 헬기 대대

한부울 2007. 7. 14. 13:14
 

‘공중 보트’떴다… 국내유일 치누크 헬기 대대

[동아일보] 2007년 06월 13일(수) 오전 03:01

 

《“오리들이 둥지에 올랐다. 출발하겠다”(조종사). “알았다. 즐거운 물놀이가 되기 바란다”(작전본부). 교신 직후 CH-47D(치누크) 헬기 1대가 경기 이천시의 육군 항공작전사령부(항작사)에서 칠흑 같이 어두운 밤하늘로 떠올랐다. 헬기에는 정예 특전요원 20명이 타고 있었다. 고도 100피트(약 30m)로 20여 분 비행한 헬기는 접적지역 10km를 앞두고 고도를 20피트(약 6m)로 낮췄다. 목표는 서부전선 적진 30km 지점의 적 기계화사단 지휘부. 적 레이더를 피하기 위해 강과 계곡을 따라 40노트(시속 70km) 속도로 30분간 초저고도 침투비행을 한 헬기는 ○○○강 지류의 물 위에 내려앉았다. 이어 헬기 뒷문이 열리면서 특전요원을 실은 침투용 고무보트 2척이 물살을 가르며 육지로 향했다.》

우리 군에서 유일하게 수상 착륙이 가능한 항작사 소속 치누크 헬기를 이용해 최근 남한강 상류에서 펼쳐진 특전사 요원들의 가상 수상침투훈련이었다.

○ 전투기만큼 비싼 헬기

1988년 창설된 치누크 대대는 전군에서 하나밖에 없는 헬기 대대다. 항작사는 AH-1S(코브라) 헬기가 주력인 공격헬기 여단과 치누크 및 UH-60(블랙호크) 헬기를 주축으로 한 기동헬기 여단으로 이뤄져 있다. 기동헬기 여단의 주임무는 병력과 물자의 수송.

항작사가 보유한 치누크는 CH-47D 기본형과 장거리형 등 2개 기종. 기본형은 1987∼91년 미국에서 약 20대가 도입됐고 1998년 장거리형 6대가 추가로 들어왔다.

현존 최고의 수송헬기로 꼽히는 치누크의 항속거리는 기본형이 500여 km, 연료탱크가 큰 장거리형은 1000여 km여서 한반도 전역을 작전반경으로 한다. 허건영(중령) 치누크 대대장은 “독도와 백령도 등 도서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병력을 신속하게 지상에 투입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치누크”라고 말했다.

치누크는 1962년 베트남전 때 처음 사용된 이래 수십 년 동안 미군 작전의 최전선에서 활약했으며 현재 19개국에서 운용 중이다. 적 대공화기를 피할 수 있는 지표면 6m의 초저고도에서 7.6km의 고고도까지 비행하며 30여 분간 수상 착륙할 수 있다. 전방감시적외선레이더(FLIR)로 주야간 전천후 비행이 가능하며 레이더 경보수신기로 미사일을 피할 수 있다. 치누크 장거리형은 가격이 330억 원으로 웬만한 전투기 가격과 맞먹는다.

○ 공중강습용 ‘비행 보트(Flying Boat)’

당초 치누크는 공중강습작전용으로 개발됐다. 공중강습작전은 적진에 헬기나 수송기로 병력과 물자를 대량 이동시켜 적 부대의 증원이나 병참선을 차단하고 핵심 시설을 기습 공격해 적 전열을 무너뜨리는 것.

7500마력짜리 대형 엔진 2개를 장착한 치누크의 최대 이륙중량은 24t. 헬기 자체 무게 10t을 제하면 이론상 14t의 물자를 실어 나를 수 있다. 병력 수송의 경우 UH-1 헬기가 무장병력 7명, UH-60은 11명 등 1개 분대를 수송할 수 있지만 치누크는 1개 소대인 무장병력 33명을 수송한다.

한국군이 보유한 20여 대의 치누크로 약 2개 대대의 무장병력을 한꺼번에 실어 나를 수 있다.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첫날 치누크 2대로 특공부대원 240명을 작전지역에 투입했다. 미군은 1991년 걸프전 ‘사막의 폭풍’ 작전 때 병력 4만 명과 4000여 t의 무기 장비를 치누크로 수송했다. 이 때문에 치누크는 ‘공중을 나는 보트, 공중을 나는 버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정성균(소령) 치누크 대대 정보작전과장은 “항작사의 기동헬기 여단과 미군의 코브라, 아파치(AH-64) 공격헬기 등 100여 대가 한꺼번에 공중강습에 나서면 연대급 이상 부대를 이동시켜 적 사단 병력의 증원 및 퇴로를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천=황유성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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