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軍

한국 잠수함이 미제가 아닌 이유는?

한부울 2007. 7. 14. 17:35
 

한국 잠수함이 미제가 아닌 이유는?

[오마이뉴스]KDX-1,2는 미제와 유럽제 '혼합' 

 

                    209급 나대용함이 하푼 미사일을 수중에서 발사한 뒤 부상하고 있다. 

 

한국 잠수함이 미제가 아닌 것은 독일 입장에서 봤을 때는 운도 따랐다. 미국의 디젤 잠수함 건조기술이 워낙 뒤떨어져 '명함'을 내밀 형편이 안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2차대전 뒤 대형 원자력 잠수함 건조에만 주력해왔고 디젤 잠수함 기술이 낙후됐다. 따라서 록히드 마틴 등 미 군수업체는 그동안 독일 HDW나 스페인 IZAR사와의 공동건조를 통해 기술을 이전받으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이 회사들은 거부했다.


대만 해군은 미제 디젤 잠수함인 '구피'를 보유하고 있지만 교육용으로만 사용하고 전투용 잠수함은 프랑스제를 구입했다. 지난 2000년 209급 이후 차기 잠수함 (총 사업비 9734억원) 입찰경쟁에 미국은 끼지 못하고 독일 HDW와 프랑스 SCORPENE가 경쟁했다.


그러나 혹시 미국이 입찰에 참여했다면 1996~2002년 F-X (총 사업비 5조6623억원), KDX-3 전투체계(총 사업비 1조921억원)에 이어 3번째 규모였던 차기 잠수함 사업을 다른 나라가 따낼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한국의 KDX-1·2 구축함은 미제와 유럽제 장비가 섞인 '혼합형'이다. 단 이 구축함의 레이더와 주요 무장이 모두 외제로 '껍데기'만 국산인 것은 국내 방위산업의 현 주소를 말해준다.


함대공 미사일(시스패로우, 스탠다드), 함대함 미사일(하푼), 대공레이더(SPS-49V5), 어뢰는 미제다. 수상·사격통제 레이더는 네덜란드 '시그날'(현재 탈레스 네덜란드), 소나는 독일 'STN 아틀란틱 일렉트로닉', 전투정보 시스템은 영국 'BAeSEMA' 등 유럽제다.


5인치(127mm) 함포는 이탈리아 '오토브레다'사 것, 2대를 탑재하는 대잠 헬기는 영국제 '슈퍼 링스'다. 미사일 요격용 단거리 미사일은 미제 'RAM', 미사일 요격용 대공포는 네덜란드제 30mm '골키퍼'를 장착한다. 엔진도 고속용은 미 제너럴일렉트릭사 가스터빈 엔진, 중저속 및 순항용은 독일 MTU 디젤엔진이다.


미제 레이더가 한국형 구축함에 다가오는 적기나 미사일을 포착하면 네덜란드제 사격통제 레이더가 작동해 1차로 스탠다드 미사일을 발사한다. 대공 표적이 30km안에 접근하면 2차로 시스패로우(미제)가, 더 가까이 오면 3차로 RAM(미제)이 발사되고 맨 마지막에 네덜란드제 골키퍼가 요격한다.


공군은 훈련기로 영국제 호크를, 중거리 수송기는 스페인제 CN-235을 운용한다. '레이더경보수신기(RWR)는 지난 1999년 도입한 이스라엘제 'SPS-1000(V)5'다. RWR은 전투기가 적의 레이더와 무기체계에 포착되고 있는지를 감지해 적절한 대응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전투기 생존에 기본적인 장비다.


육군 K-1A1 전차, K-9 자주포의 엔진은 독일 MTU 것이며, 지상 감시레이다 (RASIT)는 프랑스제, 다목적전술차량은 스웨덴제를 기아자동차가 면허생 산해 육군에 공급했다.


독일 공군이 옛 동독 공군의 MIG-29를 그대로 운용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항공우주전문가인 조명진 박사는 'Restructuring of Korea's Defence Aerospace Industry'라는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통일되면 한국 공군은 북한 공군이 보유중인 30대의 MIG-29를 운용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한국이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했다. MAPS(MIG Aircraft Product Support International)를 운영하는 회사 가운데 하나가 독일의 방산업체 DASA로 이 회사는 유로파이터 콘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통일 뒤 북한 공군의 MIG-29를 운용을 위한 전문성이 필요할 때 DASA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북핵 위기 속에서 먼 나라 일같고 유로파이터 타이푼에 치우친 의견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군 무기 도입에 통일 이후도 고려해봐야 한다는 주장은 시사점이 있다. 

 

김태경(gauzari)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