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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父情’ 미국 울리다

한부울 2006. 12. 8. 00:40
 

‘한국인 父情’ 미국 울리다

[스포츠칸] 2006년 12월 07일(목) 오후 09:53

 

 “살아 돌아오기를 바랐는데…. 그는 진정한 영웅이었다.”폭설에 고립된 가족을 살리기 위해 눈보라를 헤치던 재미교포 제임스 김(35)이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와 미국 전역이 슬픔에 휩싸였다.

비록 극적으로 구조된 가족과는 생사를 달리했지만 영화 ‘투머로우’의 주인공 아버지를 연상케 했던 그의 용기와 가족사랑에 교포사회는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김씨는 미국 오리건주 로키산맥에서 길을 잃은 뒤 가족들의 구조요청을 위해 혹한과 폭설을 뚫고 길을 나섰다 7일(한국시간) 끝내 산 속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김씨가 수석 편집자로 일했던 온라인 웹진 CNET의 홈페이지와 국내 주요 웹사이트에는 김씨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추모의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네티즌 ‘muzakking’는 “가족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한 김씨에게 애도를 표한다. 그는 진정한 영웅이며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보여 줬다”고 했고, ‘jgh106’은 “뉴스보고 너무 슬펐습니다. 자기 가족을 위해 희생하신 모습 보기 아름답습니다”라며 그의 가족애에 눈시울을 적셨다.

‘daddosplat’는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떠나야만 했던 제임스 김은 정말 용감한 사람”이라며 “정말 비극적인 결말이지만 제임스 김은 영원한 영웅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김씨의 동료들이 그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기 위해 만든 인터넷 사이트(www.jamesandkati.com)에도 추모의 글과 이메일들이 쇄도했다.

실종 이후 수색작업을 거의 생중계하다시피 했던 CNN과 폭스뉴스, ABC 방송 등 미국언론들도 일제히 긴급뉴스를 통해 “매우 슬픈 뉴스를 전하게 됐다.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던 아버지의 비극적인 죽음”이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김씨는 지난달 17일 부인 캐티(30)와 두 딸과 함께 여행을 떠나 25일 포틀랜드에서 친구를 만난 뒤 집으로 향하던 중 험준한 산악 도로로 접어들었다가 폭설에 갇혔다.

워낙 오지여서 휴대전화를 통한 구조요청조차 할 수 없었던 김씨의 가족들은 밤에는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혹한과 싸워 나갔다. 김씨와 가족들은 약간의 스낵류와 열매 등으로 연명했고, 아이들에게 젖을 먹이며 버텨왔다. 그러나 휘발유마저 떨어져 더 이상 난방이 안되자 자동차 타이어를 태우며 추위를 견뎌 나갔다고 한다.

박효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