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역변절

황장엽이 털어놓은 ‘백두산 천지분할’ 내막

한부울 2006. 11. 24. 01:22
 

[단독]황장엽이 털어놓은 ‘백두산 천지분할’ 내막

[고뉴스] 2006년 11월 23일(목) 오후 07:50


김일성 “백두산은 예로부터 우리땅… 이러면 곤란”

저우언라이 “그럼 반으로 가르자”


(고뉴스=김성덕 기자) 몸은 하나지만 이름은 두 개인 산. 우리는 그를 ‘백두’라 부르고 중국은 ‘칭바이’(장백)이라 부른다.


지난 1962년 북한 주석 김일성과 중국 총리 저우언라이는 비밀리에 ‘조중변계조약’을 맺었다. 백두산 일대의 영유권을 북한과 중국이 나눠 갖는 비밀협정이다.


조약은 백두산 천지를 북한 54.5%, 중국 45.5%로 분할, 천지 서북부는 중국이 동남부는 북한에 귀속토록 규정하고 있다.


조중변계조약이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1990년대 말. 그 이전까지 이 조약의 존재여부와 내용은 철저히 비밀에 붙여졌다.


황장엽 전 북한최고인민회의 의장이 23일 이 조약이 이루어지게 된 내막을 공개했다.


황 씨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국회인권포럼에 초청 강사로 나와 북한인권과 북핵문제를 얘기하는 도중 이 협정의 숨은 뒷이야기를 잠시 털어놨다.


김일성 주석의 서기로 일하던 1958년, 그는 김 주석과 함께 중국을 방문한다. 이 때 벽에 걸린 지도를 보게 되는데 거기에 백두산이 중국의 영토로 표시되어 있었다는 것.


화가 난 황 씨는 당시 이 사실을 김일성에게 보고했고, 김일성은 저우언라이를 만나 이 사실을 강하게 따졌다고 한다.


김일성은 저우언라이에게 “백두산이 자꾸 당신네 땅이라고 하는데, 계속 그러면 북한 인민들의 감정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 “백두산은 예로부터 우리땅이다. 이러면 곤란하다”고 말했다고 황 씨는 전했다.


이에 저우언라이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두만강도 한복판을 나눴고, 압록강도 한복판을 나눠서 국경을 정했으니, 천지도 절반을 가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고, 이를 김일성이 받아들여 조중변계조약이 체결됐다고 황 씨는 밝혔다.


황 씨는 그러면서 “거기(조약)에 무슨 신비로운 게 있느냐”며 “김일성이가 백두산을 팔아먹었다고 하는데 김일성을 욕하려면 6·25전쟁이 왜 일어났고, 김일성이 아들에게 정권을 물려준 것을 욕하는 게 났다”고 주장했다.


황 씨가 이 같은 비밀협정의 뒷얘기를 공개한 배경에는 최근 한국 내에서 일고 있는 ‘간도 찾기’ 등 중국과의 영토분쟁이 공허하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듯 그는 “(한국이) 북한도 찾지 못하면서 백두산이 어떻고 고구려 땅을 찾겠다는 둥 간도를 찾겠다는 둥 하는데 이런 정신없는 일이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조중변계조약과 관련 미국의 핵·안보문제 전문기관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의 중국계 연구원 쉐리타이는 지난 10월 17일 홍콩 신보 기고문을 통해 “국제법에 따르면 비밀협정은 양국 당국이 이에 대해 이의를 갖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만 유효할 뿐 향후 어느 쪽이라도 이의를 제기하면 다시 큰 문제가 되기 마련”이라며 향후 북한이나 통일한국의 입장변화에 따라 영토분쟁의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쉐 연구원은 “남북한 모두 중국 동북지방에 대한 역사적 연고를 숨기지 않고 이에 대한 논쟁들을 확대시켜가고 있는 중”이라며 “이에 따라 훗날 북한이나 통일 이후의 한반도 국가와 국경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쉐 연구원은 “이런 상황이 나타나면 중국에 대한 ‘전략적 병풍’으로서 북한의 역할은 모두 사라지고 한층 나아가 북한의 핵무기는 베이징 근교에 설치된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