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도부

日 휩쓰는 '이지메 자살' 광풍

한부울 2006. 11. 14. 00:03
 

日 휩쓰는 '이지메 자살' 광풍

 

남녀 중학생 2명 또 자살… 자살예고 편지 이어 충격

일본에서 ‘이지메(집단괴롭힘)’로 인해 자살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남녀 중학생이 지난달 이지메를 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고 이달 들어 ‘이지메 자살’을 예고하는 학생들의 편지가 교육당국에 배달된 가운데 12일 2건의 ‘이지메 자살’이 또 발생했다.


이날 오전 7시3 0분께 도쿄(東京) 인근 사이타마(埼玉) 혼조시 시립중학교 남학생(3학년)이 집 창고에서 끈으로 목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결과 숨진 학생은 6일 상담원에게 “이달 들어 다른 반 아이에게서‘빌린 500엔에 이자를 붙여 2만엔으로 갚으라’고 강요받고 있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숨진 학생은 돈 빌린 일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측은 숨진 학생이 이지메를 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날 오전 6시40분께 오사카(大阪) 돈다바야(富田林)시 시립중학교 여학생(1학년)도 ‘저는 자살합니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8층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


이 학생은 평소 말이 없는 성격에다 친구도 적어 괴롭힘을 당할 수 있다고 보고 담임교사가 특별 관리 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7일 ‘이지메 자살’을 예고하는 편지가 문부과학성 장관에게 배달되고 유사한 자살예고 편지가 이어지자 이부키 분메이(伊吹文明) 문부과학성 장관이 기자회견을 갖고 ‘절대 자살하지 말라’는 담화를 거듭 발표한데 이어 종합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이지메 자살’을 막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자살예고 편지 소인이 찍힌 지역의 학교에는 자살 예고일이었던 11일 밤늦게까지 교사들이 남아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그러나 당국은 이런 노력에도 불구, 12일 이지메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자살이 잇따르자 허탈감과 충격에 빠졌다.


후쿠오카((福岡) 기타규슈(北九州)시의 한 초등학교 교장(56)은 12일 자신이 이지메 실태를 상급기관에 허위보고 했던 것을 자책하며 목매 자살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