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軍

아덴만 여명작전

한부울 2011. 1. 2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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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냄새 밴 장비에 자신감 충만… 피가 끓어올랐다

[문화일보]2011.01.24 14:02

 

 


임무 완수’ 청해부대 6人 ‘현장 수기’

 

'이제 진짜 시작이다, 실탄을 장전하라', '작전이 완벽하게 안정화되고 심장이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자국민을 보호하는 강한 국가…나는 대한민국의 군인이다', '해적들이 절대 소말리아 땅을 밟지 못하도록 하겠다'. '아덴만 여명작전'에 참가했던 병사들의 수기가 24일 공개됐다. 최정예 해군특수전여단 'UDT/SEAL'요원들과 항공대장, 의무병 등 6명이 밝힌 작전 당시 상황과 자신의 느낌, 각오 등은 구출 작전 당시 현장의 긴박한 상황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했다.


◆ 김모 중사(공격팀) = 삼호주얼리호의 우리 선원을 구출하기 위해 3일 밤낮을 달렸다. 삼호주얼리호를 직접 보게 되자, 태어나 겪지 못했었던 공포와 고초를 겪고 있을 선원들 생각에 가슴이 아팠고, 한편으론 피가 끓어올랐다. 피랍 소식을 접한 이후로 하루에 연이어 2시간 이상 잠을 청했던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옥훈련을 뚫고 나온 나 자신을 믿고, 동료를 믿고, 할 수 있다는 다짐을 계속하며 자신감을 다져 나갔다.…한 계단, 두 계단, '승선 완료'. 계획대로 순차적으로 계단을 향해서 전진하고 선교에 진입하여 해적을 제압한 뒤 수색 중 선교 모퉁이에 여러 명의 사람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삼호주얼리호가 완벽하게 안정화되고 나서야 선원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우리 대원들의 손을 꼭 붙잡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때 왠지 모르게 심장 주변이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 김모 대위(검문검색대 공격1팀장) = 작전 준비를 위해 장비를 착용하면서 시큼한 땀 냄새가 코를 찔렀다. 평소때였다면 나도 모르게 얼굴이 찡그려졌겠지만 그동안 흘린 땀을, 훈련을 생각하니 자신감이 차올랐다. …함정과 상선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을 때, 링스(LYNX)헬기가 K-6 사격을 가했다. …대테러 작전에 있어 중요한 것은 팀워크와 믿음이다. 대테러작전은 우발상황이 가장 많은 작전이며 이에 순간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팀 전체가 위험해진다. 평소 피나는 훈련과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닌, 몸이 알게 하는 것. 이로 인해 서로간에 믿음이 생기고 궁극적으로 자신을 믿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 검문검색대 총원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던 것이다.


◆ 강모 소령(항공대) = 3000시간 가까운 비행을 하는 동안 모든 비행임무를 긴장하며 수행하였지만 지난 며칠간의 비행은 그 어느때보다 나를 긴장시켰다. 부족한 수면에도 불구하고 최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였다. 특히 18일 해적과의 1차 작전 현장에서 함께 작전 중 부상을 당했던 검문검색대장 등 3명의 전우를 오만 마시라섬 공군 비행장에 후송하고 헤어지며 약속했던 '해적들이 절대 그냥 소말리아 땅을 밟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다짐은 나의 정신전력을 극대화시켰고, 그로 인해 더욱 과감히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


◆ 박모 중사(특수전요원 저격수) = 작전시간이 다가오면서 해적의 상황을 주시하고 보고하며 동태를 살폈다. 작전이 시작되면서 연습했던 작전 절차대로 임무를 수행하였다. 삼호주얼리호가 조금 어두워서 집중하지 않으면 해적을 구별하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차분히 해적을 식별하여 조준사격을 실시하였고 공격팀 등반을 위해 엄호사격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해적들의 공격 위험요소 중 하나인 RPG-7 무기로 아군을 위협하지 않는지 집중적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다행히 해적 중 한명이 RPG-7을 최영함쪽으로 겨냥하는 것을 식별하고 조준사격을 실시해 무력화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 신모 중사(병기담당) = 작전이 끝나고 우리는 선원 전원을 구했으며, 우리 부대원들은 사상자가 전혀 없었다. 말이 필요없는 '완벽한 작전'이다. 청해부대 6진 최영함이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구출한 작전이었다. 부대원 총원이 자기가 맡은 임무를 완벽히 해주었기 때문에 이 작전은 완벽히 수행할 수 있었다. 이번 작전으로 앞으로 대한민국의 선박과 국민이 안전하게 이곳 아덴만을 통항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다시금 자부심이 들었다. 국가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무적 최영함, 청해부대 6진. '해군의 자랑, 국가의 영광'이라는 함 구호처럼 최영함이 자랑스럽다.


◆ 우모 상병(의무병) = 선교에서 구해진 인질들이 '윙 브리지(Wing Bridge)'로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나올 때도 건강하게 나오는 것을 보고 "다행이다"고 다시 한 번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때 인질 한명이 복부 총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긴장한 채 고무보트를 통해 빨리 환자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의무실로 이송한 후 출혈로 인한 수액처치 및 상처부위 응급처치를 하고 미 해군 헬기에 태워서 보내고 나서야 '아~이제 끝났구나…아, 다행이다'. [장석범기자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