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軍

연평도 훈련

한부울 2010. 12. 21.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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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거리 가장 긴 K-9(사정거리 40㎞) 왜 4발만 쐈나

[조선일보] 2010년 12월 21일(화) 오전 03:00 |

 

 

 

군 당국이 20일 오후 해무(海霧)가 완전히 걷히지 않았지만 연평도 포사격 훈련을 실시한 것은 우선 더 이상 미룰 경우 국론분열 등 논란과 후유증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1일 오후부터는 날씨가 다시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당초 이날 오전 10시쯤 사격훈련을 시작하려 했으나 해무가 걷히지 않아 오전 11시, 오후 1시 30분 등 몇 차례 늦춘 끝에 오후 2시 30분 사격훈련을 시작했다. 사격훈련은 지난달 23일 해병대 연평부대가 훈련을 실시하다 북한 의 포격으로 중단됨에 따라 미처 마치지 못한 훈련을 마무리하는 형태로 이뤄졌다고 합참은 밝혔다. 연평부대는 지난달 23일 K-9 자주포 고(高)폭탄 등 11종, 3657발을 사격하는 훈련을 오전 10시 15분에 시작했다가 오후 2시 34분 북한군 포격 도발로 중단했다.


이날 훈련의 성격과 강도(强度)를 이해하기 위해선 어떤 무기를 얼마나 쐈느냐가 중요하다. 합참은 기자들의 잇따른 질문에 대해 화기 종류와 발사된 수량에 대해 "밝힐 수 없다"며 함구했다. 연평부대는 이미 알려진 대로 K-9 자주포와 105㎜견인곡사포, 81㎜박격포, 20㎜벌컨포 등 외에 90㎜해안포 사격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연평부대는 총 1600여발의 사격을 했으며, 이 중 대부분인 1500발이 20㎜벌컨포탄이었다고 한다. 벌컨포의 사정거리는 2~4㎞로 이날 훈련에 사용된 무기 중 가장 사정거리가 짧은 편에 속한다. 가장 사정거리가 긴 K-9 자주포(40㎞)는 불과 4발이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거리가 긴 무기보다 짧은 무기를 훨씬 많이 사용한 것은 이번 훈련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방어 목적임을 분명히 하는 형태로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막강한 화력을 갖고 있고 사정거리가 30㎞에 달하는 다연장로켓(MLRS)이 연평도에 긴급배치됐으나 이번 훈련에 참가하지 않은 것도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맥락으로 풀이된다.


군 소식통은 "K-9 자주포를 4발만 발사한 데엔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비해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 중 한 문을 제외하곤 모두 포신을 북쪽으로 돌려 대비하고 있었던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훈련에 사용된 무기 중 K-9 자주포만이 연평도에서 북한 개머리 지역을 제대로 때릴 수 있을 뿐 나머지 무기들은 개머리 지역을 사정권에 두지 못한다. 연평도와 개머리 지역은 15㎞가량 떨어져 있다. 사정거리는 105㎜곡사포는 13㎞, 81㎜박격포는 5~6㎞, 해안포는 2~3㎞(유효 사정거리)다.


연평부대는 이번 훈련을 북한 특수부대 등이 '공방급(級)' 공기부양정 등을 타고 연평도로 상륙하는 상황을 상정해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 상륙부대가 연평도로 접근함에 따라 먼 거리에서 K-9 자주포로 먼저 사격한 뒤 연평도로 가까이 접근함에 따라 점차 사정거리가 짧은 105㎜곡사포→해안포→81㎜박격포→벌컨포의 순서로 사격하는 것으로 훈련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평도 해안 가까이까지 접근한 가상 적에 대해선 분당 최대 3000발을 쏠 수 있는 벌컨포로 집중포화를 퍼붓는 상황을 상정, 1500발을 훈련해역을 향해 사격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군 당국은 연평도에서 이 같은 훈련이 지난 74년 이후 37년째 계속돼온 방어 훈련임을 강조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연내에 추가훈련은 힘들겠지만 이번과 같은 포사격 훈련은 내년에도 수시로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유용원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