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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탑 붕괴..군정 붕괴 징조?

한부울 2009. 6. 8. 20:00
 

미얀마 탑 붕괴..군정 붕괴 징조?

[연합뉴스]2009.06.08 11:50


미얀마에서 군사정부 지도자의 아내가 축복을 빈 탑이 무너지자 신이 군부를 거부하는 게 아니냐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곤 외곽에 있는 2천300년 역사의 다녹(Danok)탑은 미얀마 군사정권 최고지도자인 탄쉐 국방장관의 부인이 축복을 비는 의식을 치른 지 불과 몇 주 뒤인 지난 6일 산산조각났다.

 

 

 

군부를 대변하는 언론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는 지난 달 탄쉐 장관의 부인이 다녹탑 꼭대기에 다이아몬드 구슬을 올려 놓고 황금 우산의 층층마다 향수를 뿌리는 성스러운 의식을 거행했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이제 그 다이아몬드 구슬은 사라졌으며, 황금 우산은 바닥에 떨어졌다.


IHT는 아시아에서 가장 미신적인 국가인 미얀마에서 탑의 붕괴는 부실공사의 결과가 아닌 흉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얀마는 일반인은 물론 지도층도 미신을 신봉해 통화.교통 등 각종 정책과 국가 행사 날짜, 수도 이전 문제까지도 점성가의 지시에 따르고 있다.


탄쉐 장관의 부인이 한 다녹탑 의식은 군부가 불교를 토대로 한 집권 정당성을 얻기 위해 지난 수십년간 진행해온 활동 중 하나였다. 군부는 불교 사원 및 승려들에 대한 헌납ㆍ기부에 정성을 쏟아왔다. 하지만 지난 2007년 군부가 민주화를 요구하며 거리 시위를 벌인 승려들을 무력으로 진압한 이후 이 같은 노력은 설득력과 민심을 잃었다.


특히 다녹탑의 붕괴는 군부가 미얀마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의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흉조설은 더욱 지지를 받고 있다. 다수의 미얀마인은 다녹탑 붕괴가 작년 엄청난 희생자를 낸 사이클론 나르기스에 이어 군부에 일어난 악재 중 하나라고 여기고 있다.


미국 위스콘신대의 미얀마 불교 전문가 인그리드 조르드트 교수는 점성가들의 말을 인용해 "우산이 떨어졌다는 것은 더 나쁜 일이 생길 거라는 징조"라며 "어떤 점에서 그 탑은 탄쉐가 계속 지도자로 군림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해외로 망명한 미얀마인의 방송에 따르면, 붕괴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당시 주변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탑 꼭대기에서 붉은색 밝은 빛과 함께 신비로운 목소리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