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기독교인들 '엑소더스'
[연합뉴스] 2009년 05월 15일(금) 오전 11:22
전쟁과 유혈분쟁으로 얼룩진 이라크에서 기독교인들의 탈출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20여년 전인 1987년만 해도 이라크 내 기독교인은 140만명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미 국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 기독교인의 수는 55만-80만명으로 급감했다. 이라크에 남은 기독교인이 40만명에 불과하다는 보고도 있다.
중동 지역을 순방 중인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라크 기독교인들의 비참한 현실에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져줄 것을 특별히 당부하기도 했다. 이라크에서 기독교인들의 탈출이 시작된 것은 1991년 걸프전이 끝난 뒤부터. 걸프전 이후 경제제재와 후세인 정권의 압제가 심해지면서 기독교인들은 하나 둘 이라크를 떠나기 시작했다.
이후 2003년 미국 주도의 이라크전쟁이 끝난 뒤 종파 간 폭력사태 격화되면서 공격 목표가 되곤 했던 기독교인들이 대거 이라크를 탈출했다.
기독교계 이라크 의원인 유나뎀 카나는 2003년 후세인 정권이 축출되고 폭력사태가 악화되면서 이라크를 떠나는 기독교인들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기독교인들은 후세인 정권하에서 그나마 기술관료로 그 역할을 담당했으나 이슬람 양대 종파인 시아파와 수니파의 득세로 정부에서 발붙일 수 없게 된 것도 기독교인들이 이라크를 등지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이라크의 치안상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이라크로 돌아가려는 기독교인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유엔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이라크인 대다수가 상황이 허락하면 이라크로 돌아가길 원하고 있지만, 기독교인들은 예외"라고 지적했다.
특히 의사, 기술자 등 이라크 중산층을 구성했던 기독교인들이 이라크를 떠남에 따라 이라크의 미래도 암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2004년 시리아로 떠났던 이라크 여성 셰란 수르콘(27)은 폭력과 새로 부상한 이슬람 보수주의를 견뎌낼 수 없다면서 "그곳에서 여성으로 내가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바그다드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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