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부

中 당국 쑨원 한국인 날조보도 언론사에 사과 명령

한부울 2009. 4. 21. 15:06
 

中 당국 쑨원 한국인 날조보도 언론사에 사과 명령

[세계일보] 2009년 04월 15일(수) 오후 09:09

 

 

‘한국에서 쑨원(孫文)이 한국인이라고 주장한다’는 허위기사를 보도해 반한감정을 자극했던 중국 매체에 중국 당국이 공개 사과 명령을 내렸다.


중국 국영 신화통신은 14일 신문출판총서 판공실이 최근 ‘쑨중산(中山?쑨원의 호)도 한국인’이라는 허위기사를 게재한 신쾌보(新快報)에 공개사과, 사실해명, 관련자 책임추궁 등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발행되는 신쾌보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7월31일자 A33면(국제뉴스 사회면) 머리기사(사진)에서 한국의 모 매체를 인용보도한다며 “성균관대 역사학과 박분경(朴芬慶) 교수가 쑨원이 한국혈통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청조를 무너뜨리고 중화민국을 건국한 쑨원(1866?1925)은 대륙에서도 근대화의 아버지로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이 보도는 중국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확산하면서 민심이 들끓었고, 결국 올림픽 기간 반한 감정 폭발로 이어졌다.


하지만 한국의 매체는 이 같은 보도를 한 적이 없으며, 성균관대에 박분경 교수라는 인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날조기사 파문을 일으켰다. 신쾌보는 2007년에도 한국이 한자를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신청했다는 허위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의 매체전문지 ‘신문기자’는 지난해 신쾌보의 쑨원 관련 보도를 10대 허위기사로 선정하면서 “한중 우호에 작은 힘이나마 이바지해야 할 매체가 한국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중국 민중의 반한감정을 선동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이 서시(西施?중국 역대 4대 미녀 중 한 명), 이시진(李時珍?16세기 의학자), 마오쩌둥(毛澤東?공산혁명 지도자), 야오밍(姚明?미국프로농구 스타), 석가모니 등을 한국인이라고 주장한다는 등의 날조된 소식을 전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출판총서는 “신쾌보 등이 허위보도를 함으로써 사회에 악영향을 주고 매체의 사회적 공신력에 손해를 입혔다”면서 “앞으로 허위사실을 보도하는 매체 종사자는 불량명단(블랙리스트)에 올려 뉴스 취재?편집 부분의 종사를 제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문출판총서는 신쾌보와 ‘초상(招商)은행이 투자실패로 100억홍콩달러 손실을 봤다’는 허위보도를 한 경화시보(京華時報) 등 모두 6개 매체에 이 같은 통보를 내렸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오보 및 허위 기사 제재 방침에 언론 통제 의도가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베이징=김청중 특파원 세계일보&세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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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의 혐한 부채질 행위 제재 환영한다

[중앙일보] 2009년 04월 17일(금) 오전 00:5


중국 당국이 자국 내에서 엉터리 기사를 실어 혐한(嫌韓) 정서를 불러일으킨 신문사에 대해 규제 조치를 내렸다. ‘한국인들이 1911년 신해혁명을 이끌었던 쑨원(孫文)이 한국계 혈통이라고 주장한다’는 내용을 아무런 근거 없이 실은 신쾌보(新快報)를 상대로 기자들의 자격정지 등이 포함된 제재 조치를 취한 것이다.


중국의 일부 언론들이 근거 없는 내용으로 한국을 비난하는 기사를 자주 게재함으로써 말썽을 빚어왔다. 이는 중국 네티즌의 반한(反韓) 내지 혐한 정서를 촉발해 양국 네티즌 사이의 과도한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는 빌미로 작용했다. 특히 이번에 중국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신쾌보는 2007년 ‘중국과 한국의 문화전쟁 시리즈’를 실어 중국 내 혐한 정서를 자극해온 대표적인 신문이다.


이 신문은 시리즈를 통해 한국이 한자(漢字)와 한의학, 풍수(風水) 사상 등의 소유권을 내세워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보도했다. 이런 내용은 대개 근거가 없는 것이거나 한국 내의 일부 움직임을 부풀려 해석한 것이었지만 중국 네티즌들에 미친 영향력은 매우 컸다. 중국의 주요 인터넷 포털을 통해 이런 기사가 삽시간에 중국 사회 전반으로 퍼졌고, 중국인의 반한 감정이 확산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2007년 12월 중국 네티즌 1만2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가장 싫어하는 국가’로 한국을 꼽은 응답자의 비율이 40.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도 중국 언론의 엉터리 보도로 인한 영향이 크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지난 13일 부산에서 열린 ‘한·중·일 30인회’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특히 중앙일보와 중국의 신화통신사는 상호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왜곡된 기사를 바로잡아 가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약속했다.


중국의 각종 인쇄매체를 관장하는 국무원 신문출판공서가 이번에 내린 제재 조치는 매우 적절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일부 상업성 짙은 신문들이 부정확한 기사를 쏟아냄으로써 한국인과의 감정을 크게 악화시키는 관행에 대한 중국 정부의 첫 제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앞으로도 정확한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기사로 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중국 언론에 대해 더 치밀하고도 사려 깊은 대응을 해줄 것을 정중히 당부한다. 양국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중국 사회의 반한 감정이 불식됨은 물론 두 나라 국민 간 우호를 증진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