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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간 148만명 방사능 노출中 핵실험 피해 속속 드러나

한부울 2009. 4. 19. 19:44
 

32년간 148만명 방사능 노출中 핵실험 피해 속속 드러나

[쿠키뉴스] 2009년 04월 19일(일) 오후 05:30

 

핵폭발로 형생된 핵먼지는 지역풍을 타고 서쪽으로 퍼져나가 실크로드 주변에 거주한 한족, 위구르족, 티베트족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사진은 신장 위구르족의 모습.ⓒ Getty Images

그동안 ‘죽의 장막’에 가려졌던 중국의 핵실험 피해 상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중국은 핵무기 보유국이 되기 위해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로브 누르 사막에서 1964년 10월16일 첫 핵실험을 실시한 이후 96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가입할 때까지 모두 46차례 핵실험을 했다. 중국 당국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하지만 일본과 미국 전문가들이 피해 규모를 추정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피해자들의 보상 요구와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고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일본 삿포로대학의 다카다 준 교수는 중국이 핵실험을 실시한 32년 동안 모두 148만명이 방사능 오염물질에 노출됐고 이 중 약 19만명이 방사능 때문에 유발된 암이나 백혈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3만5000명의 태아가 장애를 갖거나 유산됐다면서 이 같은 현상은 핵실험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카자흐스탄 국경 지대에서까지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추정치는 다카다 교수가 옛 소련의 카자흐스탄 핵실험 자료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만든 뒤 중국 사례에 적용한 결과다.


핵실험에 참여했던 중국 ‘8023부대’의 생존 대원들은 국무원과 중앙군사위원회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발송하는 등 사건을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핵폭발 당시 실험 장소에서 10㎞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고, 고글과 방독면만 착용한 채 방사성 낙진으로 뒤덮인 실험장을 드나들어야 했다”고 밝혔다.


8023부대에서 23년간 근무했다는 한 퇴역군인은 인터뷰에서 “핵폭발 후 실험장에 들어가 관측 장비와 파편 등을 수거해오는 것이 나의 일이었다”며 “딸이 척수에 암덩어리를 가지고 태어났는데 의사들은 방사능 낙진 때문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의 큰 수술을 받아 평생 고생하고 있지만 정부로부터 받은 돈은 고작 한 달에 130위안(약 2만5000원)에 불과하다”고 하소연했다. 한 여성 군인은 “머리가 빠지고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고, 37세의 한 남성은 “아버지가 67∼79년 8023부대에 근무했는데 나는 면역계통에 이상 증상이 있고 조카는 심장병을 안고 태어났다”고 증언했다.


미국 로스알라모스 연구소에 근무할 당시인 90∼2001년 사이에 중국을 방문해 핵개발 관련 자료를 접했다는 대니 스틸먼 박사도 “중국이 제공한 화면에는 말탄 군인들이 방독면만 쓴 채 버섯구름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있었다”며 “그들 중 몇 명이나 살아남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맹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