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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함 1000km까진 독자 추적…그 이상은 NORAD 활용

한부울 2009. 4. 7. 13:47
 

세종대왕함 1000km까진 독자 추적…그 이상은 NORAD 활용

[중앙일보] 2009년 04월 07일(화) 오전 02:53


5일 오전 11시30분을 막 넘긴 시간. 동해 울릉도 부근에 떠 있던 세종대왕함의 SPY-1D 레이더에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로켓의 움직임이 거의 실시간으로 포착됐다. 동해상에 함께 있던 미국의 ‘존 매케인’과 ‘채피’함, 일본의 ‘곤고’와 ‘조카이’함보다 먼저 발사 징후를 탐지한 것으로 우리 군당국은 6일 평가했다. 한·미·일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앞두고 4일부터 이들 이지스함 5척을 동해에 배치해왔다.


이번 북한의 로켓 발사로 한국의 첫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의 실전능력이 군 내부에서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이지스함에 탑재된 SPY-1D 레이더는 1000㎞ 이내의 모든 비행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더구나 2008년 12월 취역한 세종대왕함은 미국·일본의 이지스함에 비해 ‘젊다’.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함·대공·대잠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하지만 1000㎞ 이상의 로켓 궤적을 한국이 독자적으로 추적하는 것은 아직 불가능하다. 이때부터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의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6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에 출석, “(1000㎞ 이내에서 낙하하는) 1단계 실패 여부는 우리 자체적으로 확인 능력이 있지만 1000㎞ 이상은 NORAD의 정보 협조를 받아서 확인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미국 알래스카 포트그릴리 기지와 일본의 아오모리 주일미군 기지에 있는 X밴드 레이더는 5000㎞ 이상 비행하는 발사체의 궤도와 탄착지점을 정밀 추적할 수 있다. NORAD는 X밴드 레이더 등으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분석, 궤도 진입에 최종적으로 성공했는지를 판단한다.


발사 전 단계와 발사 초기 북한 영공상 궤적을 확인하는 것도 대부분 미국의 몫이다. 지상의 가로·세로 15㎝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위성 ‘키홀(KH-12)’은 5일 오전 10시30분 로켓 상단 부분이 벗겨지는 걸 포착, 발사가 임박했음을 파악했다. 조기경보위성(DSP)은 발사 당시 로켓 꽁무니에서 나오는 불꽃을 고도 3만6000㎞ 높이에서 적외선으로 감지한다. 정찰기 ‘코브라홀(RC-135S)’은 로켓이 고도 10㎞ 이상 치솟으면 그때부터 궤적 추적에 들어간다. 한국의 정찰기 백두와 금강도 이번 로켓 발사와 관련된 신호와 영상을 수집했다. 백두는 북한 전역의 통신·전파에 대한 감청이, 금강은 휴전선 북쪽 100㎞ 이내 북한군 움직임의 촬영이 가능한 유인정찰기다.


따라서 북한이 또 미사일을 쏠 경우에도 이번처럼 미국과의 공조는 필수적이다. 현재 정부는 미 정보당국과 2·3단계 추진체가 분리되지 않고 함께 떨어졌는지, 정확한 낙하지점은 어디인지를 분석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6일 “한·미·일 간 정보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잘 이뤄지고 있다”며 “북한의 이번 장거리 로켓 발사의 전 과정을 추적했으며 정보를 긴밀히 공유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중앙일보 선승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