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블린 미사일, 알아서 敵탱크 찾아간다
[도깨비뉴스] 2009년 02월 04일(수) 오전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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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대전차 미사일인 재블린. 발사 직후여서 앞뒤 날개가 막 펴지려는 중이다.
게임 COD4(Call of Duty - 4)에 나오는 무기들 중 유저들의 인기를 모으는 것의 하나가 바로 ‘재블린’ 대전차미사일이라고 한다. 원래는 냉전시대에 소련군 전차를 상대하려고 개발됐지만, 막상 개발이 끝나고 배치될 때에는 ‘주적’이 사라진지 오래됐다는 서글픈 무기. 그러나 비록 적이 예상보다 ‘신통치 않은’ 상황이기는 해도, 재블린은 우수한 대전차 미사일로서 탱크뿐 아니라 여러 가지 다른 ‘적’을 상대로 나름대로 진가를 발휘했다.
먼저 재블린이라는 이름의 미사일은 두 가지 있다는 사실부터 짚고 넘어가자. 하나는 1980년대 초반에 영국에서 만든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MANPADS)이고, 또 하나는 이번 기사의 ‘주인공’인 미국의 대전차미사일이다. 우선 영국제 재블린은 우리 군에서도 사용하던 무기다. 보병용의 지대공 미사일. 즉 적기를 격추시키기 위해 쏘는 미사일이다. 문제는 이놈이 무선 조종식, 즉 쏘고 난 뒤 사수가 조종간으로 직접 미사일을 조준해야 하는 방식이라 숙련도가 아주 중요한데 2년이면 제대하는 의무복무제의 우리나라에서는 충분히 숙련된 사수를 키우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맞출만하면 사수가 제대하는 실정이고, 그러다 보니 재블린은 ‘안 맞는 미사일’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결국 재블린은 미스트랄로 거의 대체된 실정이다.(아직도 쏜다는 이야기는 못들었다) 미국의 재블린은 영국의 재블린과는 정 반대다. 목적자체도 대전차용이나 완전히 다르지만, 방식이 정 반대다. 영국의 재블린이 사수의 손가락 감각에 의존하는 수동식이라면 미국의 재블린에서 사수가 할 일은 말 그대로 조준하는 것 뿐이기 때문이다. 쏘고 나면 완전히 미사일 자체가 알아서 날아간다.
▲ 영국의 지대공 미사일 재블린(3연장 마운트 탑재). 미국과 영국제 둘 다 같은 재블린이란 이름을 쓰지만, 구조나 용도 개발 시기 등은 전혀 다르다. 우리나라에도 영국제 재블린이 들어온 일이 있기 때문에 아직도 재블린이라면 지대공 미사일을 떠올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
파이어&포켓
미사일을 쏘고 나서 사수가 완전히 ‘잊어버려도 좋은’ 방식, 즉 쏘고 나면 미사일이 완전히 알아서 하는 방식을 파이어&포켓, 즉 ‘발사 후 망각’이라고 한다. 줄여 쓰기 좋아하는 바다 건너 사람들 방식으로는 F&F 방식이라고도 한다. 재블린은 가장 대표적인 F&F 방식의 미사일이다. 1980년대까지 미육군이 사용한 지상용 대전차 미사일은 주로 두 종류. 바로 TOW와 드래곤이다. 두 미사일 모두 전선을 이용해 조종되는 유선 유도식의 ‘시선유도 반자동(SACLOS)’방식이다.
SACLOS는 미사일의 조종 자체는 컴퓨터가 하지만 미사일이 어디로 가는지는 사람이 지시해줘야 하는 것이다. 즉 사수가 표적을 계속 조준경으로 보고 있으면 미사일은 조준경이 노리는 그 지점으로 날아가는 것이다. 그 이전 세대의 수동식에 비하면 명중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진 것은 좋지만, 사수가 계속 표적을 지켜보고 있어야 하니 반격을 당해도 피하기가 어렵다. 피할수야 있지만 그러면 미사일의 명중은 포기해야 하니 말이다.TOW는 그래도 낫다. 사거리가 3Km가 넘는 만큼 최소한 적 보병화기의 공격으로 부터는 안전하니 말이다. 문제는 보병용의 단거리 대전차미사일인 드래곤이었다.
드래곤은 사거리가 1000m 정도에 불과하므로 기관총 사격으로부터도 안전하다고 하기 힘들뿐 아니라 전차포나 기관포 사격에는 상당히 취약하다. 게다가 최대사거리까지 도달하는데 11초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이 시간을 줄이려면 사거리를 희생해야하는데다 사격 자세도 하필이면 ‘상반신을 세우는 앉아 쏴’ 방식이다. 엎친데덮친 격으로 발사 직후에 엄청난 후폭풍과 화염이 발생하므로 벙커나 건물에서 숨어 쏠 수도 없고 발사 위치가 너무 쉽게 드러난다.
▲ 발사 직후의 재블린. 재블린은 처음부터 위를 향해 날아가도록 되어있다. 이 때문에 발사관 자체도 약간 위를 향하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 재블린의 발사 순간. 발사 화염이 보이지만, 후폭풍이 생각만큼 심하지는 않다. 후폭풍과 화염을 가능한 최소로 줄인 ‘소프트 런치’ 기능 덕분에 재블린은 어느 정도 공간이 확보되면 건물이나 벙커에서의 사격도 가능하다.
이러다 보니 미 육군에서도 드래곤 사수는 별로 인기가 없었다. 뭐 교범상에야 ‘다른 병과 및 동료 보병들과 연계해서 약점을 커버…’ 등의 해결책은 나와 있지만 근본적인 약점이라는 사실은 어쩔 수 없고, 드래곤 사수들은 이걸 가지고 소련 전차군단과 대결할 날이 오지 않기만 빌었을 것이다.
미군에게는 다행히도 드래곤이 소련 전차군단을 맞아 유럽에서 싸우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이란-이라크전 당시 이란군이 좀 썼고(호메이니 회교혁명 이전에 수입), 또 걸프전 때에도 미군이 조금 사용하기는 했으나 단점이 확실히 드러날 만큼의 강적과 맞서 싸우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약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여전했고, 그 때문에 미국은 F&F 방식의 미사일인 재블린을 개발하게 된다. 개발 자체는 89년부터 시작됐으며 1996년부터 실전배치가 시작된 재블린은 이미 오래전에 미군에서 드래곤을 모두 대체하는 주력 보병용 대전차 미사일로 운용되고 있다.
‘사진보고 쫒아가는’ 미사일
재블린은 과연 어떤 방법으로 ‘쏘면 알아서 쫒아가는 - 똑똑한’ 미사일이 되었을까? 물론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무엇보다도 영상 인식기술의 발달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영상 인식’이라는 말 그대로 목표의 모습 자체를 기억하고 쫒아가는 것이다. CLU(Command Launch Unit)이라는 조준장치로 목표를 발견한 뒤 열상장치로 관측한 영상 중 미사일로 맞추고 싶은 부분을 따로 선택해 미사일에 입력하면 미사일의 탄두에 달린 시커(추적장치)가 주변을 보다가 입력된 ‘바로 그놈’이 있으면 죽어라고 날아가 충돌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재블린은 발사되면 최고 50m 높이까지 하늘로 솟구쳤다가 내려와 목표를 향한다.
▲ 재블린은 옆 그림처럼 목표를 조준하고 관측하는 CLU(Command Launch Unit), 그리고 옆 그림에 ‘Round’라고 표시된 발사관 뭉치(LTA: Launch Tube Assembly)의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CLU는 평소에 따로 들고 다니면서 장거리 야간 투시 관측장비로도 쓸 수 있고(물론 열상장치이므로 낮에 적의 매복을 간파 할 때도 쓸 수 있다), 관측 중에 적을 발견하면 그 모습을 저장한 다음 LTA와 결합해 미사일에 다운로드한 다음 발사해도 된다. 일단 쏘고 나면 미사일이 빠져나간 LTA는 버리면 되지만(사실상 LTA는 미사일 운반 케이스 수준이다), 가격이 12만 달러에 달하는 CLU는 떼어내서 계속 쓰도록 되어있다.▲ LCU는 조종간처럼 생긴 손잡이(handgrip)와 조준할 때 눈을 대는 아이피스(Eyepiece), 주간조준경(daysight), 그리고 핵심장비인 NVS(Nightvision sight: 야시조준경)으로 구성된다. 평소에는 4배율 망원경인 주간조준경을 사용하며, 목표를 발견해 자세히 보고 조준하려면 야간조준경(9배율)을 사용한다. 냉각장치(Dewar Cooler)는 열상방식인 LCU의 야간조준경을 쓰기 전에 식히기 위한 것.
이 방식 덕분에 사수는 말 그대로 쏘자마자 도망칠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장점이 있다. 조준할 때 굳이 무겁고 거추장스런 발사관까지 들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재블린은 크게 조준장치인 CLU와 미사일이 담긴 발사관인 LTA(Launch Tube Assembly)로 나뉘는데, 물론 발사할 때에는 LTA와 CLU가 결합된 상태여야 하지만 조준할 때에는 CLU만 따로 떼어도 가능하다. CLU로 목표의 영상을 포착, 기억시킨 뒤 LTA로 다운 로드되며, 다시 조준할 필요 없이 대충 목표 쪽을 향해 발사하면 미사일은 그대로 목표로 날아간다.
이 기능은 특히 CLU를 열상 관측 장치로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요긴하다. 평소에는 CLU로 적은 감시하다 적이 나타나면 그대로 조준, LTA에 결합해 쏘면 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하면 늘 LTA에 결합된 상태보다는 민첩성이 떨어지지만, LTA의 무게만 해도 거의 16kg에 달하고 CLU까지 합친 상태로 늘 적진을 감시하기란 어렵다. 일단 발사하고 나면 사수는 곧바로 CLU만 떼어내고 LTA는 그 자리에 버린 채 자리를 옮기면 된다. (참고로 CLU는 약 12만 달러, LTA는 8만 달러에 달하지만 어차피 LTA값의 대부분은 쏘고 나면 사라지는 미사일 자체의 값이다. 따라서 LTA는 1회용이지만 CLU는 절대로 1회용으로 버릴 수 없다.)
적의 머리를 때린다
재블린의 또 다른 기능은 바로 탑 어택 기능이다. 물론 적을 향해 곧바로 날아가는 다이렉트 어택 기능도 있지만, 원하면 탑 어택을 선택할 수도 있다. 탑 어택을 선택하면 미사일은 고도 160m까지 치솟았다가(최대 거리인 2000m 거리의 표적에 발사할 때) 말 그대로 다이빙을 하며 목표로 돌진, 목표의 위에 맞게 된다. 이 기능은 전차의 가장 약한 부분이 ‘지붕’이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어느 전차나 위는 가장 약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앞을 맞추면 대부분 격파된다. 80년 대 이후 개발된 대전차 미사일은 대부분 탑 어택 기능을 중시하는데, 재블린 역시 예외는 아니다.
▲ 재블린의 발사모드 (1) : 다이렉트어택(직사). 이 모드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면 일단 목표 탐색을 위해 최대 50m 높이까지 미사일이 하늘로 올라가지만, 내려오면서 목표를 찾으면 목표의 정면을 향해 돌진한다. 이 모드는 적 전차나 장갑차를 공격할 수 있는 방향이 제한적일 때(예를 들어 적 전차의 윗부분이 뭐가로 가려져 있다거나), 혹은 건물이나 벙커 등의 창문이나 총 안구를 향해 발사해 내부를 파괴시키려 할 때 필요한 공격모드이다. ▲ 재블린의 발사모드 (2) : 탑 어택(상부 공격)모드. 이 모드에서는 미사일이 무려 160m정도까지 솟구쳤다가 내려오며, 내려오면서 기억된 목표를 발견하면 목표의 머리 위를 향해 급강하한다. 전차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 윗부분이라는 사실을 노린 공격 모드이지만, 전차나 장갑차뿐 아니라 윗부분의 방어가 약하거나 없는 무개진지를 노릴 때에도 매우 요긴한 기능이다. - 문자 그대로 ‘똑똑한 박격포’가 되는 셈이다.물론 이런 유행(?)에 대처하기 위해 80년대 이후의 러시아 전차들은 앞과 옆 뿐 아니라 위에도 대량의 반응 장갑을 부착했다. 그러나 재블린은 여기에도 대책이 있다. 탠덤 탄두, 즉 2중 탄두를 채택한 것이다. 앞부분의 탄두가 반응장갑을 처리하면 뒷부분의 탄두가 전차 본체의 장갑을 뚫고 내부에 피해를 입히는 것이다. 물론 탑 어택기능에도 제약은 있다. 최소 사거리의 제약이 그것이다. 다이렉트 어택 모드에서는 표적이 65m 이내에 있으면 쏴도 유도가 안 되지만, 탑 어택 모드에서는 150m이내에 표적이 있으면 유도가 안 된다. 물론 실전에서 대전차 미사일을 150m이내에 표적이 있으면 유도가 안된다. 물론 실전에서 대전차 미사일을 150m밖에 안 떨어진 표적에 쏠 상황은 거의 없을테니 큰 문제는 아니다.
탑 어택 기능은 적에게 미사일의 정확한 발사지점을 추정하기 어렵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재블린은 후폭풍과 발사 화염이 매우 적고, 이 때문에 뒤에 적당한 공간만 있으면 폐쇄된 건물에서의 발사도 가능하다. 이러한 적이 발사 지점을 알아내기 어렵지만, 여기에 더해 미사일이 솟구쳤다 내려오면 더더욱 곤란하다. -발사 지점을 알지 못하는 적의 입장에서는 미사일이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처럼 느껴질 테니 말이다.
당연히 단점도
세상에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이다. 재블린 역시 단점이 나름대로 존재하고 있다. 일단 무겁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LTA와 CLU를 다 합치면 22kg이나 되고, 예비 LTA의 무게도 거의 16kg이나 되니 사수와 부사수 모두 체력이 꽤 요구되는 편이다. 게다가 배터리도 1kg쯤 되는데, 이 배터리로 쓸 수 있는 시간이 4시간 정도이다. 이 때문에 재블린 한 대당 보통 5~10개의 배터리가 배정되는데, 물론 이것도 사수나 부사수가 운반해야 한다.
▲ 재블린의 단면도. 앞의 Guidance Section이 미리 입력된 목표를 발견하고 추적하는데 사용되는 시커와 유도장치이고, 탄두는 Warhead라고 표시된 부분이며 상당히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 추진력은 뒤에 있는 Propulsion Section(추진구획)에 있는 로켓 모터로, 조종은 뒷날개와 노즐을 움직여 이뤄진다.
▲ 재블린의 탄두(Warhead). 재블린은 탠덤탄두방식으로 앞의 Precursor(선행탄두)가 터져 반응장갑을 제거하면 뒤의 Main Warhead(주 탄두)가 전차의 장갑 본체를 타격, 관통한다. 반응장갑이 없는 경우에도 탠덤탄두 방식은 그렇지 않은 방식보다 관통력이 더 높다고 하는데, 이처럼 위력은 좋지만 탄두의 무게도 9kg에 달해 탄두만으로도 어지간한 휴대용 대전차화기에 가까운 수준이다.
열상장치를 조준에 사용하는 만큼 냉각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도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스위치를 켜고 난 다음 약 30초 정도가 지나야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쓰지 않을 때 전원을 끄고 있다가 적 전차가 나타나면 전원을 키는 식으로 배터리를 아끼는 방법은 자칫 순발력이 떨어져 효과적인 대응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이라크에서는 영상기억 유도방식이 완전하지는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일단 발사 후 솟구친 미사일이 기억한 목표를 제대로 찾지 못한 경우가 아니라 예외적인 것으로 간주되며, 일단 열영상을 응용한 F&F방식의 적용은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오히려 현재 걱정되는 것은 스웨덴의 ‘바라쿠다’와 같은 적외선 차단형 위장망의 보급으로, 바라쿠다를 덮으면 열상장치로 부터도 상당한 수준의 위장이 가능하다는 점이 문제다. 물론 식별 가능한 수준의 실루엣만 열상장치로 얻으면 되니 당장 재블린이 무력화될 턱은 없지만, 능력에 장기적으로 제약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사거리가 짧다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막상 사거리는 시전부대에서는 큰 문제로 부각되지는 않는 느낌이다. 2000m 정도면 물론 TOW(최신버전은 약 3.7km)에 비해 많이 짧지만, 어차피 재블린은 TOW의 대체용도 아니거니와 F&F방식인 만큼 생존성은 TOW보다도 높고 재블린이 대체한 드래곤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이다.
대전차 미사일의 새로운 표준
이처럼 장단점이 나름대로 있는 재블린이지만, 등장 12년차를 맞은 현재의 평가는 일단 성공적이다. 이라크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고, 미국 이외의 나라들에서도 상당한 숫자가 보급되고 있다. 이미 미국 이외에도 11개국에 도입되었으며, 아시아에도 우리나라에서 그리 멀지 않은 대만,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도 운용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영국과 아일랜드, 리투아니아, 체코 등이 운용 중이다.
▲ 이스라엘의 스파이크 MR과 ‘질(Gil)’발사기. 스파이크 역시 재블린과 마찬가지로 열상 조준식인데다 조준 - 관측장치를 따로 떼어 쓸 수도 있는 것도 재블린과 매우 흡사하지만 무겁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받침대를 마련하는 등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했다. 영국군의 평가로는 재블린보다 좀 떨어지는 수준(실제 영국은 스파이크와 재블린을 비교한 끝에 재블린 채택)이지만, 가격이 괜찮아 나름대로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중이다.
▲ 오늘날 보병용 대전차미사일은 F&F가 가능한 열 영상 방식으로 개발되는 경우가 상당히 늘어났다. 사진은 일본의 01식 대전차미사일로, 재블린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우리나라가 개발 중인 차세대 미사일도 같은 유도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블린을 직접 구입하지 않는 나라들이라도 재블린에서 받는 영향은 크다. 재블린 이후에 개발되는, 특히 서방측에서 개발되는 대전차 미사일들이 재블린과 마찬가지로 열상 유도방식을 채택한 F&F식 미사일로 나아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물론 열상 유도방식은 재블린 실용화 전에도 많은 나라들이 검토하고 개발하던 방식이지만, 미국에 의한 재블린의 실용화가 다른 나라들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음은 분명하다.
비교될만한 미사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스라엘의 스파이크(Spike)다. 재블린과 거의 같은 열상 유도방식을 채용한 이 미사일의 보병용 버전은 영국군에서의 평가에서는 재블린보다 약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가격은 재블린보다 싸고, 또 사거리에 따라 다양한 버전이 존재하기 때문에(가장 사거리가 짧은 SR버전은 800m에 불과하지만, 가장 사거리가 긴 ER버전은 무려 8000m) 아예 TOW의 후계로 운용하는 나라들도 있다. 수출도 활발해 이스라엘 이외에도 12개국이 운용 중이다.
일본도 열상 유도 F&F식 대전차 미사일인 01식 경대전차 미사일을 운용 중이다. 역시 이것도 재블린의 영향을 받았고 성능이나 제원도 꽤 비슷한데, 특이한 점은 일본제 무기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지 않다는 것이다. 01식 미사일의 가격은 한 세트에 약 2700만엔(약 2억 7천만원)으로, 20만 달러(약 2억원)에 달하는 재블린보다 비싸기는 하지만 엄청난 차이까지는 아니다. 우리나라도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대전차 미사일이 재블린같은 열상 유도 F&F식이라고 하는데, 아직 개발이 안 끝났으니 어떤 물건으로 완성될지는 당분간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기사제공= 월간 플래툰 e밀리터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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