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마피아

한부울 2009. 1. 30. 15:11
 

마피아

[위클리조선] 2009년 01월 20일(화) 오전 10:00


마피아의 정의


전문가 장 프랑수아 게이로에 따르면 마피아가 다른 범죄조직과 구분되는 세 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착지. 코사 노스트라의 경우 시칠리아의 팔레르모, 미국 마피아는 뉴욕, 일본 야쿠자는 도쿄와 오사카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렇게 연계되어 있는 정착지는 대단히 중요해서 한 마피아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정착지 출신이어야 한다. 그래서 시칠리아의 가톨릭 신자들만이 코사 노스트라에 가담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미국 마피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탈리아인 선조를 두어야 한다.


둘째, 이러한 조직들이 활동해온 기간. 대부분 약 2세기 전에 만들어진 마피아는 ‘정상급’ 조직범죄 집단이다. 끝으로 은밀한 관행, 엄격한 위계서열과 다양한 범죄활동. 활동영역은 강탈, 폭리, 밀수, 공개시장에서 벌이는 사기, 매춘, 도박, 마약·담배 거래나 인신매매다.


이 정의에 따르면 약 10개의 범죄조직만이 마피아의 범주에 속하며 ‘러시아 마피아’로 지칭되는 조직이 그러한 칭호를 내세우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러시아 마피아는 정확한 영토 기반이 없고 소비에트 체제의 잔해 위에서 최근 만들어진 조직으로 오히려 대도(大盜) 행위에서 유래했을 것이다. 


밖으로 세력 확장하는 삼합회


역사적으로 볼 때 중국의 삼합회는 19세기에 홍콩과 푸젠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가 정치적 상황과 중국인의 이주 행렬에 따라 세계 속으로 조직을 확대해 나갔다. 1949년 공산주의자들이 베이징에서 권력을 장악했을 때는 타이완, 홍콩, 마카오에 틀어박혀 있었다. 이어 삼합회는 동남아시아, 미국 혹은 캐나다 서부에서 상당한 규모의 중국인 사회가 자리 잡은 지역들로 뻗어갔다. 최근에 와서는 1980년대 말 중국 본토의 개방으로 삼합회가 특히 상하이와 광둥 지역에 다시 자리 잡게 되었다.


마피아 - 기회를 잘 이용하고, 유연하며, 눈에 띄지 않는 조직


처음에 마피아는 시칠리아의 코사 노스트라나 일본의 야쿠자가 그렇듯이 권력의 공백이나 급격한 변화에서 탄생했다. 그 후로 마피아는 유럽과 미국의 이탈리아인들, 동남아시아와 북아메리카의 중국인들, 서유럽의 알바니아인들과 같이 마피아 본산이 있는 국가의 자국민들이 세계 각지로 이주해가면서 형성된 민족집단에 의거했다. 끝으로 마피아는 자신들이 차지하고 있는 영역에서 조직을 유지하기 위하여 부패를 필두로 많은 수단을 개발했다.


오늘날 마피아는 눈에 보이지 않게 정계는 물론 건설, 부동산, 쓰레기 처리, 공연, 관광, 호텔, 도박, 카지노 부문에 침투해 있다. 기회를 잘 노리는 마피아는 세계의 진보로 야기되는 변화에 맞춰가면서 세계의 발전 양상을 이용할 줄도 안다.


 동유럽과 유고슬라비아의 지정학적 격변, 세계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유럽연합의 창설, 중국으로 반환된 마카오와 홍콩 등 이러한 영토 개방과 경제자유화 과정에 의해 법률상의 일부 제약이 완화되면서 마피아같이 가장 비양심적인 당사자들이 혜택을 입을 뿐만 아니라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주체가 되고 있다.


이제 마피아는 범죄행위로 벌어들인 돈을 합법적인 기업에 재투자하는 편이 더 쉬워졌다. 그렇다고 해서 마피아가 투자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일자리를 창출하지도, 투자 배당금을 재분배하지도 않는다. 그 대신 마피아에 의해 세계 경제가 부패하고 진출해 있는 곳곳에 불안정한 여건이 조성되며 ‘대부’만 이득을 취할 뿐 지역 경제는 약화된다.


                                                          마피아의 분포


마피아로 규정할 수 있는 범죄조직은 전세계에 10개가량 있다. 그 가운데 다섯 개는 이탈리아 조직으로 시칠리아의 코사 노스트라, 칼라브리아의 엔드랑게타, 푸글리아의 사크라 코로나 유니타, 캄파니아의 카모라이다. 다섯 번째 조직이 코사 노스트라가 뉴욕에서 발현한 것으로 사실상 미국 조직이다.


이 조직은 독자적인 기구로서 시칠리아 코사 노스트라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 세계 다른 곳을 살펴보면 일본의 야쿠자나 중국·타이완의 삼합회가 있다. 그리고 이름 높은 이 마피아 조직들에 더해 다른 두 개의 조직, 즉 터키의 마피아와 발칸 지역의 알바니아계 마피아가 있다. 이 두 조직은 아마도 조금 덜 알려졌을 것이다.


코사 노스트라


코사 노스트라는 19세기 초 팔레르모 지역에서 영농체제의 구조조정에 대해 농민들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탄생했다. 이 농민운동에 맞서기 위해 당시 대지주들이 사설 위병들을 채용했는데 그 경비대가 점차 몸집을 불려 마침내 코사 노스트라(우리 것ㆍOur thing)라는 이름으로 독자적인 조직이 되었다.


그 후에 코사 노스트라는 지역의 정치생활을 장악하면서 계속 유지되었다. 그렇게 해서 1943년 시칠리아가 해방되었을 때 미국은 확실히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마피아 일당에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을 시장이나 도지사의 자리에 앉혔다.


이후에 공산주의 세력의 팽창을 두려워하여 코사 노스트라가 기독민주당을 지지하고 그 당에 대한 지지표를 선동함으로써 정계와 마피아 집단은 더 끈끈하게 얽히게 된다.


활동을 넓히기 위해 코사 노스트라는 19세기와 20세기 시칠리아에 이어 이탈리아의 이민 행렬에 의해 조성되는 네트워크를 이용한다. 우선 이탈리아행 이민(1950~1960년대 롬바르디아, 피에몬테, 토스카나로 이주)과 같은 시기에 이루어진 서유럽행 이민, 그리고 미국행 이민이다. 1890~1914년에 400만명의 이탈리아인이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그중 80%는 남부 이탈리아 출신이었다.


 이후 그들 가운데 일부가 미국 코사 노스트라를 창설했고 뉴욕이 그 조직의 거점이 되었다. 오늘날 주요 범죄집단들이 세계화로 제공 받는 시장을 정복하기 위해 새로운 지역들을 탐사하고 있는 반면 시칠리아의 마피아 조직 코사 노스트라는 본거지에 틀어박혀 있다. 코사 노스트라는 20년간의 내부 갈등뿐만 아니라 범죄조직을 소탕하려는 이탈리아 정부의 확고한 결의로 점차 세력이 약화되어 현재는 지역경제에 집중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이제 조직의 주요 수입원은 강탈, 고리(시칠리아에 널리 퍼져 있다) 그리고 이탈리아 국가나 유럽연합의 보조금을 유용하기 위해 공개 경쟁입찰을 선도하는 것이다. 코사 노스트라는 메시나 다리 건설 비용의 60%를 공적자금에서 지원받음으로써 상당한 이득을 취하게 될 것이다. 메시나 다리는 시칠리아와 이탈리아 반도를 연결하는 교량으로 2012년 완공 예정이다.


맨 아래 조직 ‘패밀리’

 

 

마피아는 피라미드 유형의 조직이다. 코사 노스트라의 하단에는 약 30명의 구성원으로 된 ‘패밀리(cosca)’가 여럿 있는데 이러한 패밀리는 제각기 일정 영역을 통치한다. 최소 행정구(예를 들어 코를레오네나 트라파니)나 팔레르모의 한 지구가 그러한 영역이 될 수 있으며, 그 경우 종종 지명을 따서 패밀리 이름을 짓는다.


이 ‘패밀리들’ 위에는 각각 3~6개의 패밀리를 규합하는 ‘캉통’이 있으며 여기에는 최고 책임자가 있다. 전통적으로 팔레르모 패밀리의 우두머리를 단독 수장으로 옹립해서 그 수장의 권한 아래 시칠리아의 캉통들이 다시 집결한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