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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古선박과 진도 통나무배

한부울 2008. 9. 1. 12:48

일본 古선박과 진도 통나무배

[연합뉴스] 2008년 09월 01일(월) 오전 06:00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국립해양유물전시관(관장 성낙준)은 1992년 전남 진도군 고군면 벽파리 수중 갯벌에서 발굴한 소위 '진도 통나무배'를 최근 복원한 결과 14세기 무렵에 축조한 왜선(倭船)일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그 근거로 이 통나무 배의 독특한 구조를 들었다. 즉, 길이 19m, 너비 2.34m인 이 배는 속을 파낸 반원형 녹나무 3재(材)를 결구(結構)한 다음, 상부에 돛대와 선실 등을 얹은 형태를 하고 있다.


이런 한선(韓船)이 알려진 적은 없기 때문에 '외국선박'이라는 점에서는 그동안 이론이 없었다. 다만, 중국 푸젠성 연안 일대 선박에서 흔히 보이는 '보수공'(保壽孔)이라는 배의 안전항해를 위해 동전을 넣어두는 구멍이 발견된 점을 중시해 그동안에는 중국 고선박으로 추정했을 뿐이다.


전시관은 이 통나무배가 왜선일 가능성을 비교적 조심스런 어조로 제기했으나, 일본측 고선박 관련 자료들을 검토한 결과 왜선일 가능성이 훨씬 클 것으로 추정한다. 진도 통나무배와 비교대상에 오른 일본 고선박은 5척이며, 이 외에도 일본 고대 회화에 나타난 선박도 검토했다. 이들 일본 선박은 시대로 보면 모두 12-14세기 가마쿠라(鎌倉) 시기에 해당한다.


발굴품 5척 중 4척은 메이지시대(1868-1912) 이후 토목공사 중 오사카 시내를 관통하는 이타치강과 나마즈에강, 그리고 도요사토(豊里)와 오이마사토(大今里)에서 각각 발굴됐다. 이 중 현재까지 실물로 남아있는 것은 오이마사토 선박 1척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3척은 오사카성에 전시 중이었다가 태평양전쟁 때 공습으로 소실돼 버렸다.


이 고선박들 또한 진도배와 마찬가지로 반원형 녹나무(3척), 혹은 삼나무(1척) 속을 파내서 만든 판재를 사용했다. 이 중 1878년 이타치강 출토 고선박(길이 11.6, 폭 1.2m)은 남은 사진자료를 검토할 때 규모만 다를 뿐 거의 모든 구조가 진도배와 흡사하다.


이 4척 외에도 천보(天保) 9년(1838)에 현재의 아이치현 아마군 모로쿠와(諸桑)라는 곳에서 강을 준설하다가 역시 통나무배를 발굴한 적이 있다. 이 배에 관한 기록은 지금의 신문에 해당하는 당시의 와판(瓦版)이나 부채에 그린 그림인 단선회(團扇繪) 같은 형태로 전한다.


기록에 따라 약간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이 배는 길이 20m 이상, 폭 1.6m 안팎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기록에 의하면 이 배는 "녹나무로 만든 통나무배로 (판재를) 세 군데에서 연결했으며, 빗장을 사용했다"고 한다.


해양유물전시관 홍순재 연구사는 이 또한 진도배와 비교자료로 흥미를 더한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법연상인행장회사(法然上人行狀繪詞)와 북야천신연기(北野天神緣起), 송기천신연기(松崎天神緣起)를 비롯한 가마쿠라(鎌倉) 시대 회화자료에서도 진도통나무의 사촌 정도라고 할 수 있는 흔적들이 발견된다고 전시관은 말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