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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수배, 악명 높은 전범 6人 잡아라

한부울 2008. 8. 6. 18:47
 

공개수배! 악명 높은 전범 6人 잡아라

[경향신문] 2008년 08월 06일(수) 오전 05:03


보스니아 학살 3인방’ 믈라디치 현상금 95억원

‘다르푸르 인종청소’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 포함


“카라지치 다음은 누구인가.”


‘학살자’ 라도반 카라지치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가 지난달 31일 네덜란드 헤이그의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의 뒤를 이을 ‘응징 대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인터넷판은 5일 공개 수배 중인 ‘악명높은 전범’ 6명을 선정해 소개했다. 이들은 모두 인종청소 등 대량학살(genocide)의 주동자급으로 이미 기소된 상태다.

 

우선 보스니아 내전의 ‘학살 3인방’ 가운데 유일하게 체포되지 않은 라트코 믈라디치가 추적 대상으로 꼽힌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은 헤이그에서 재판 도중 사망했고, 카라지치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믈라디치는 1992~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카라지치 휘하의 세르비아군 사령관으로 활동했다. 이슬람교도 남성 8000여명이 희생된 ‘스레브레니차 대학살’을 직접 주도했다. 95년부터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가 수배령을 내렸으며 전쟁 당시 반인도적 범죄와 학살 등 총 15건의 혐의를 받고 있다. 믈라디치에게 붙은 현상금은 600만유로(약 95억원)에 이른다. 2001년 베오그라드에서 목격됐다는 증언도 있지만 10년 넘게 꼬리를 밟히지 않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5일 “믈라디치가 세르비아 군부의 보호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를 잡는 일은 카라지치 체포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오마르 하산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도 ‘6대 전범’에 꼽혔다. 지난달 14일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알 바시르를 현직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기소했다. 그에게 붙은 혐의는 수단 다르푸르에서 벌어진 학살과 반인도적 범죄 등 모두 10건이다. 알 바시르 대통령은 “수단을 갈라놓으려는 음모”라고 반발하고 있다. 군 출신으로 89년 쿠데타로 집권한 알 바시르는 다르푸르에서 벌어진 인종청소의 원흉으로 지목된다. 다르푸르에서는 정부군과 아랍계 잔자위드 민병대에 학살된 민간인만 30만명이 넘는다. 참상을 피해 난민촌에 정착한 이들 중에서도 250만명 이상이 정부군이나 민병대의 성폭행과 고문에 시달리고 있다.


우간다에서 반군 ‘신의 저항군(LRA)’을 이끄는 조지프 코니는 아프리카 소년들에게 악명이 높다. 그가 이끄는 LRA는 2만5000명 이상의 소년·소녀를 납치해 전사로 이용했다. 소년병들은 폭력에 시달리면 잔인한 훈련을 받았다. 훈련 과정에서 동료 소년병을 죽이기도 했다. 소녀병사들은 성폭행에 시달렸다.


조지프 코니는 포린폴리시가 꼽은 ‘최악의 종교 지도자 5인’에도 선정된 인물이다.


‘터미네이터(해결사)’ 보스코 은타간다도 전범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은타간다 역시 소년병 징집이 수배의 주된 이유다. 은타간다는 콩고민주공화국(DRC)의 전 반군 지도자로 2002년부터 2년간 콩고 동부 이투리 지역에서 15세 미만 어린이들을 강제 징집해 전장에 밀어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94년 르완다 대학살을 배후에서 조종한 억만장자 펠리시앙 카부가도 전범 명단에 올랐다. ‘인종청소’의 대명사로 불리는 르완다 학살 당시 사망자는 80만명이 넘는다. 아리베르트 하임은 46년째 독일 정부의 수배를 받고 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오스트리아 마우타우센 포로수용소에서 유대인을 대상으로 잔인한 생체실험을 자행해 ‘마우타우센의 도살자’로 불린다.


정환보기자 경향신문 & 경향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