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와 티베트
[미주중앙일보 2008.07.11 09:34:02]
김장훈은 참으로 의식 있는 연예인이다. 자신은 월세 아파트에 살면서도 자선사업에 45억원이나 되는 큰돈을 기부한 것만 봐도 그렇다. 이번엔 뉴욕타임스에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전면광고를 내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이 중학교 교사용 해설서에 독도의 영유권 주장을 검토하고 있는 시점에서 '감동 이벤트'를 선사한 것. 촛불시위로 황폐해진 국민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줘 칭송이 자자하다.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면 중국의 '동북 공정'을 규탄하는 광고를 전 세계 유력신문에 내겠다는 계획도 세워놨다.
'독도 공정'에 나선 일본이나 한반도를 중국 역사로 편입시켜 '한국은 우리 땅' 하겠다는 '동북 공정.' 강대국들로부터 '공정'(프로젝트)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도 한국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부화가 치밀었던 모양이다. 본업인 가수 보다 '우리 역사 지킴이'로 나서겠다고 작정을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근대사에서 가장 황당한 '공정'은 1938년 나치 독일의 '티베트 프로젝트'다. 히말라야 산꼭대기에 자기네 조상인 아리안족의 '원판'이 살고 있다며 원정대를 보내 탐사를 했다.
인류학적 주장은 이랬다. 기원전 9000년 아리안족은 거대한 문명국가인 '아틀란티스'를 지배했는데 대홍수로 지중해 어딘가에 가라앉았다는 것. 아리안족의 일부가 '세계의 지붕' 티베트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아 종족을 유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홍수나 다를 게 없다.
하지만 나치의 '공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독일사람과 체격이 비슷한 티베트의 수도승들을 골라 두개골을 이리저리 쟀다. "이제야 아리안족의 오리진을 찾아냈다." 원정대의 보고서에 뛸 듯이 기뻐한 히틀러. 이들이 갖고 온 뭔지 모를 종이뭉치들은 아리안족의 신비를 캐는 기밀서류로 둔갑하고.
원정대는 아나푸르나 정상에 나치 깃발을 꽂았다. '티베트는 우리 땅 아리안족의 성역'이라는 게 아닌가. '티베트 공정'의 총책임자는 나치 친위대(SS) 사령관 하인리히 히믈러. 얼마 후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SS 대원 중 체형이 티베트의 '원판'과 비슷한 병사 수백명을 골라 뽑았다. 그러고는 건강한 처녀들과 합방을 시킨 것.
이렇게 해서 태어난 아기들은 '아리안족의 최정예 전사'가 돼 국가가 관리했다. 이들을 앞세워 아틀란티스의 옛 영화를 찾겠다며 선전을 해댔으니…. 한마디로 독일판 '전설따라 삼천리'라고 할까. 며칠 전 히스토리 채널이 당시 필름을 입수 아기들을 보여줘 시청자들은 나치의 만행에 또한번 치를 떨었다. 네오(신) 나치 대원들은 상당수가 그 무렵 태어난 티베트 '원판'의 후손들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과 일본이 역사를 왜곡해 '공정'을 벌였다면 나치 독일은 설화를 바탕으로 대국민 사기를 쳤다. 티베트 '공정'의 결과물이 바로 '홀로코스트'다. 아리안족의 순결한 피를 흐리게 한다며 600만 명이 넘는 유대인들을 학살한 것이다. 당시 독일 국민들이 깜빡 속아 넘어간 것을 보면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하기야 히틀러는 '위대한 거짓말은 진실'이라며 국민들을 계속 속였으니 함께 미친 것이다.
이처럼 '공정'은 죄악이며 그 끝자락은 파멸이다. 2차대전을 일으켜 수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나치 아닌가. 김장훈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한인회와 손잡고 중국과 일본의 '공정'을 따지겠다는 다부진 결의를 보이고 있다. 그의 의미 있는 일탈행위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미주중앙일보[윌셔 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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