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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60년간 다져온 세계질서 해체될 지도

한부울 2008. 4. 26. 13:35
 

미국이 60년간 다져온 세계질서 해체될 지도

[조선일보] 2008년 04월 26일(토) 오전 00:43


'과거 대영제국이 탁월한 외교 수완에도 불구하고 지도국 자리를 내준 것은 경제력의 한계 때문이었지만 지금 미국의 수퍼파워 지위를 위협하는 것은 경제가 아니라 정치의 기능장애다.'


뉴스위크 국제판 편집장인 파리드 자카리아(Zakaria)는 국제문제 전문 격월간 '포린 어페어즈' 5·6월호 '미국 힘의 미래'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다음은 요약.


1세기 전 영국과 오늘날 미국은 유사점이 많다. '글로벌 마켓'을 처음 창출한 것이 대영제국이었고 '소프트 파워'의 원조도 영국이었다. 세계는 '아메리칸 드림' 이전에 '영국식 삶(English way of life)'을 꿈꿨다. 영국은 19세기 말 보어전쟁(남아프리카 네덜란드계 원주민과의 전쟁)을 치르면서 기울기 시작됐다. 미국은 지금 이라크전과 함께 수모를 겪고 있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영국은 제국으로 장수하기에는 경제력의 한계가 뚜렷했다. 제국의 수명을 연장한 것은 영리한 전략과 외교력이었다. 1차대전 때 영국 경제는 미국 경제의 절반이었지만 세계 정치의 수도는 런던이었다.


그 후 미국의 경제 우위는 1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188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은 세계 GDP의 20~30%를 유지한다. 2025년에도 미국의 명목 GDP는 중국의 2배가 될 거란 예측이 많다. 미래 첨단 분야인 나노기술이나 생명공학에서도 미국은 선두다. 교육 경쟁력도 미국이 앞선다. 세계 인구 5%를 차지하는 미국에 세계 10위권 대학 7~8개가 몰려있고 50위권의 48~68%가 미국 학교다.


문제는 정치 시스템이 '질병' 치유 기능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지금 세계는 미국 우위의 일극(Unipolar)체제에서, 군사력 외 분야에서는 힘의 분산이 이뤄지는 '포스트 아메리칸 월드(post-American world)'로 이행하고 있다. 미국은 새로 떠오르는 국가들을 포용하고, 다양한 목소리와 관점이 있는 세계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난 60년간 미국이 다져왔던 세계 질서는 서서히 해체의 길을 걸을지 모른다.


전병근 기자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