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가 펼칠 '물방울쇼'는…
[조선일보] 2008년 03월 31일(월) 오후 02:00
한국 최초 우주인과 함께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갈 우주실험 관련 장비가 31일 러시아 우주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한국우주인의 우주과학실험 18종은 계획대로 수행될 수 있게 됐다. 한국 우주인은 중력이 극히 약한 ISS에서 식물이 어떻게 자라는지, 물체의 무게는 어떻게 재는지 등 다양한 우주실험을 실험하게 된다.
◆18종 과학실험 인증 받아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다음달 8일 소유즈 우주선에 탑재돼 한국 최초 우주인과 함께 우주로 이송될 기초과학 실험장비 6종이 러시아 에네르기야사(ENERGIA, 소유즈 우주선 및 국제우주정거장 개발 담당기관)와 의생물학연구소(IBMP)에서 실시된 인증시험을 최종 통과했다고 31일 밝혔다.
한국 우주인은 ISS에서 기초과학실험 13종과 교육용 실험 5종을 실시하게 된다. 앞서 지난 5일에는 기초과학 실험장비 7종과 교육용 실험장비, 그리고 우주식품이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프로그레스(Progress) 무인화물선에 실려 ISS로 발사됐다.
이번에 인증을 받은 장비는 초파리의 유전자 변이 관찰 장비, 미세중력에서의 미세질량 측정용 우주저울 등의 실험장비와 한국우주인의 개인 휴대물품이다. 이 장비들은 다음달 2일부터 카자흐스탄 우주기지에서 탑재검사와 소독과정을 거쳐 소유즈 우주선에 최종 탑재될 예정이다. 이 중 생물 관련 실험장비는 생물이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발사 약 8시간 전에 가장 늦게 탑재된다.
◆초파리에서 우주식물까지
이소연씨는 공모를 거쳐 선정한 13개의 전문 과학실험(기초과학·응용산업)과 5개의 교육 과학실험을 실시한다. 우선 미세중력 하에서 신체변화를 보는 실험이 있다. 등고선 카메라로 얼굴이 붓는지를 확인하고, 안압을 측정한다. ISS 소음문제 해결을 위한 실험도 신체와 관련돼 있다.
다음은 생물실험이다. 식물이나 종자의 발아생장, 초파리의 중력반응, 미생물 생장 실험 등이다. 이밖에 수많은 구멍이 나있는 제올라이트 합성과 결정 성장 연구, 무중력 상태에서의 금속-유기 다공정 물질의 결정 성장 같은 신소재 실험과, 한반도 황사 측정, 우주 번개 관찰, 차세대 메모리소자 실증 실험, 우주저울 실험 등 종류도 다양하다.
정부는 우주라는 극한상황에서 이뤄진 과학실험 결과가 기초과학 발전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신소재 개발 등으로 응용가치도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1회성 실험으로 과연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을 품는 사람이 많다. 우주전문가들은 우주저울처럼 실제 우주탐사에 응용될 장비가 아닌 다음에야 획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우주서 펼쳐질 물방울 쇼
한국 우주인 사업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워주기 위한 목적이 크다. 따라서 기초과학실험보다는 단순한 교육과학실험에 더 큰 의미를 두는 사람들이 많다.
가장 신기한 볼거리는 우주에서 펼쳐지는 물방울 쇼다. ISS에서 주사기로 물을 조금씩 밀어내면 중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물은 흘러 떨어지거나 흩어지지 않고 공중에 속이 꽉 찬 공 형태가 된다. 다시 주사기를 물 공에 찔러 넣어 공기를 넣으면 물 안에 빈 공간이 생긴다. 여기에 다시 주사기로 물을 넣어 물 공 안의 물 공을 만들 수 있다.
우주펜도 눈여겨볼 만 하다. 우주에서는 중력이 없어서 잉크가 아래로 나오지 않아 펜이 잘 써지지 않는다. 그러나 교육용 실험을 위해 만든 우주펜은 볼펜심 뒤에 바람을 넣은 풍선을 달았다. 풍선의 공기 압력으로 잉크가 밀려나오도록 한 것이다.
우주펜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미국과 구소련의 우주경쟁 과정에서 미국은 엄청난 노력을 들여 압력장치로 잉크를 밀어내는 우주펜을 만들었다. 그런데 우주펜을 자랑하자 소련 우주인은 “우린 그냥 연필을 써요”라고 말해 미국 우주인을 머쓱하게 만들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한국인 우주인은 우주실험 전문가?
항공우주연구원은 우주인이 크게 우주선을 조종하는 ‘선장 및 우주비행사(commander & pilot)’와 우주선 시스템을 조작하는 ‘임무전무가(mission specialist)’, 특정한 임무를 가지고 우주비행에 참여하는 ‘우주실험 전문가(payload specialist)’, 그리고 정부차원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우주비행을 하는 ‘상업적 사용자 및 관광객(commercial users & toursit)’로 나뉘는데 한국 우주인은 이 중 우주실험 전문가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분류는 다소 주관적이다. 우주인 분류 규정은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과 러시아는 우주인의 역할에 따라 비공식적으로 선장과 파일럿, 임무 전문가, 화물 전문가, 비행 엔지니어 등으로 나누고 있다. 한국 우주인처럼 미국과 러시아의 정식 우주 임무에 참여하지 않는 우주인은 통상 ‘우주 비행 참여 우주인’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한국 우주인은 우주 비행 참여 우주인으로 보는 게 합당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영완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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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중력 환경에서의 세포배양 실험
[디지털타임스] 2008년 03월 28일(금) 오전 08:00
3차원 구조로 다양한 돌연변이 확인
벼ㆍ줄기세포ㆍ해양 미세조류ㆍ김치유산균 등 배양
항암효능 규명ㆍ유전자 발현ㆍ의약품 개발 밑거름
복제인간을 다루는 영화 `아일랜드'는 격리된 곳에 수용된 복제인간들이 자신도 모르게 새로운 장기를 필요로 하는 고객에게 심장, 폐, 신장, 간 등 신체 일부를 제공한 후 폐기처분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처럼 복제인간을 만들지 않고 신체 기관들만 떼어내 배양시킬 수는 없었을까? 현재의 기술로는 장기나 신체에서 떼어낸 작은 세포 조각을 체외에서 배양한 후 생체에 다시 이식하는 기술이 쉽지 않다.
아무리 유전적인 특징을 밝히고 줄기세포를 확립했다 하더라도 세포를 성공적으로 배양할 수 없다면 실용화는 불가능해지고 만다. 특히 신장이나 간장의 경우, 세포를 떼어내 외부에서 배양하면 세포가 중력의 영향을 받아 넓게 퍼져 배양이 쉽지 않다.
과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우주공간에서 찾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이 올라가게 될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지상에서 약 354㎞ 떨어져 있다. 이 정도 높이에선 지구 중력을 거의 받지 않는다. 국제우주정거장은 지상에 비해 1/1000~1/1만 정도에 해당하는 미세 중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하지 못하는 다양한 실험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최초 우주인도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면서 미세 중력 환경에서 소형 생물배양기인 바이오트론이란 장비를 통해 세포 배양실험을 하게 된다.
이런 미세 중력 환경은 세포를 3차원 구조로 키우는데 가장 적당하다. 그러나 이 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실험장비가 초소형이어야 하고 조작이 간단해야 한다. 그래서 미국과 러시아는 과학실험 대부분을 밀폐된 과학실험 키트 안에서 진행한다. 즉 우주인이 과학실험 키트 외부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실험이 진행되는 방식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 다만 중간에 과학실험 키트가 오작동을 할 때에는 우주인이 지상과 교신하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
우리나라 최초 우주인도 무게 3㎏의 세포배양용 소형 생물배양기를 우주로 가지고 올라간다. 이 배양기에는 3차원 구조로 돼 있는 지지체(scaffolders)가 들어 있으며 세포가 양분을 제대로 흡수하고 호흡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한국 우주인은 이 생물배양기를 통해 한국 고유 미생물과 줄기세포, 벼 세포, 해양 미세조류, 김치유산균 등을 배양할 예정이다.
해양 미세조류는 높은 광합성 효율과 강한 산소 배출기능을 갖고 있어 타 생물체로부터 배출된 이산화탄소에서 영양물질을 생성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장거리 우주여행을 할 경우 우주선 내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을 물, 영양식품, 산소로 전환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항암효과가 있는 김치 유산균의 효능을 규명하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우주방사선이 내리쬐는 우주에서의 세포배양을 통해 다양한 돌연변이를 확인하는 한편 지상에서 보지 못했던 줄기세포의 변화를 관찰해 유전자 발현과 새로운 치료제 등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나라 생명공학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정리=이준기기자 자료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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